오늘의 5가지 이슈: 유로추락, 중국 V자반등?

(블룸버그) — 유로존 산업생산이 12월 크게 위축되고 유럽 최대 경제인 독일이 정치 불안 속 두 분기 연이어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유럽중앙은행(ECB) 완화 기대가 높아지자, 유로가 장중 0.5% 가량 하락해 2017년래 최저치인 1.0865달러까지 후퇴했다. 주요 기술적 지지선인 1.0864마저 뚫릴 경우 2017년 랠리의 출발점인 1.03수준까지 밀릴 수도 있다. 스위스프랑은 유로 대비 2016년 6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유로 약세 요인에 더해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오른 스위스의 중앙은행이 개입에 주저할 수 있다는 판단에 주식과 유가 등 위험자산 랠리에도 대표적 안전자산인 스위스프랑이 강세를 연출했다. 연준이 올해 3차례 이상금리를 내릴 경우 이익을 낼 수 있는 헤지성으로 보이는 유로달러 콜옵션 매수가 관측되는 등 연준 완화 기대 역시 만만치 않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염병 통제와 경제에 자신감을 보인데 이어 중국 공산당 최고의결기구인 정치국 상임위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내수진작, 외국인투자 촉진 등을 통해 올해 경제 목표 달성을 촉구했다. 시장 일각의 비관적 진단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제의 V자 반등을 예상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도가 진정되고 있다는 조짐에 뉴욕증시는 유럽과 아시아를 따라 상승해 신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중국내 사망자 수는 당분간 증가할 전망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가 바이러스 우려에 사상 처음 취소됐다.2월 한은 금리 인하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홍남기 부총리 주재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다. 일부 전 금통위원들은 코로나19의 파장이 세월호 참사 및 메르스 사태 당시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우식 서울대 교수는 1분기 성장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지만 선거철과 부동산 시장을 고려할 때 이달 금리 인하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고, 정해방 위원은 2월 금통위에서 인하가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독일 경기침체 리스크↑

도이치은행은 제조업부진이 이어져 독일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아졌다며, 4분기 GDP 성장률이 소폭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2020년 초에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소위 기술적 불황으로 여겨지는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유로존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독일 정치권에 공공지출 확대 압력을 더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중국 공장들이 셧다운에 들어가 글로벌 공급체인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이미 자동차산업 부진과 무역 긴장으로 시달려온 독일 경제에 추가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4분기 GDP 수치는 금요일에 발표된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망치 중간값은 +0.1%로 나타났으나, 설문에 응답한 이코노미스트의 약 30%가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도이치은행은 코로나19로 독일 1분기 GDP 성장률이 0.2%p 가량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유로존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비 2.1% 하락해 거의 4년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 합의와 브렉시트 마무리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코로나19 충격에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며 유로존의 회복 전망 역시 불투명해졌다.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일 유럽경제가 “단기적으로 꽤 심각한 충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 파장이 더 커질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머니마켓은 연말까지 약 6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JP모간과 RBC에 이어 크레디아그리콜 역시 유로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파월 저금리

파월 연준의장은 연준이 다음 경기침체에 대응할 화력이 부족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재 저금리 수준은 “경제가 약해질 경우 재정적 지원이 중요함을 의미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말했다. 연준이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려야 할 경우 지난 경기침체에서 사용했던 양적완화와 포워드 가이던스라는 정책수단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로존과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수요일 상원 증언에서도 파월은 인하 여력이 예전같지 않다며, 저금리는 이제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무역 관련 불확실성은 줄었다며 이는 기업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러스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조만간 지표에 나타나겠지만, 전망에 “중대한” 변경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경우 “상당한” 충격이 예상되며, 중국의 주요 교역상대국은 상당한 정도는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코로나19가 중국 GDP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제와 어쩌면 미국 경제에도 어느 정도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계속해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이사로 지명한 주디 셸턴은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통화정책을 지지하겠다고 목요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 앞서 밝혔다.

샌더스와 월가

자칭 민주주의적 사회주의자로 부유층과의 적대적 관계를 자랑하며 부유세와 은행 규제를 약속한 버니 샌더스가 전국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S&P 500 지수는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가을 또다른 월가 공격수인 엘리자베스 워렌이 부상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다. 투자자들은 샌더스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가 11월 진검 승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 월가의 다른 쪽에선 선거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불과 4년 전 트럼프의 승리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은 사건으로, 따라서 샌더스 행정부가 시장을 어떻게 바꿀지 분석하려는 시도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Invesco는 샌더스가 공약으로 내세운 보편적 의료보험 제도인 Medicare for All의 경우 은행과 보험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지만 병원이나 의료기기 제조업체 등 헬스케어 업종은 수혜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Columbia Threadneedle 역시 샌더스의 정책으로 고용주가 건강보험을 제공할 필요가 사라지면 임금과 가계소득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대표를 지냈던 Lloyd Blankfein은 샌더스가 당선될 경우 미국 경제를 망칠 수 있다고 수요일 트위터에서 경고했다. 반면 Nir Kaissar는 샌더스가 적극적 정부지출에 나서며 증시에 최고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 저가매수

중국 우한시가 봉쇄된지 1주일만에 Tribeca는 이미 회복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불안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버린 인도네시아 부동산 채권을 쓸어 담았고, 그 다음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단기채권으로 눈을 돌렸다. 감염 확산에 많은 월가의 트레이더들이 안전자산을 찾아나섰지만, 일부 헤지펀드에겐 저가매수 기회였다. 블룸버그가 인터뷰한 몇몇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몇달 안에 바이러스 위기를 극복하고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의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롱-숏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Cleargate Capital은 사스와 에볼라 등 과거 전염병이 발생한지 6개월에서 12개월 후 시장이 상승 마감했다며, “감염사례가 정점을 지나 줄어들기 시작하면 여행이나 크루즈, 엔터테인먼트, 신흥시장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부문의 비중을 확대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HGI Capital 역시 추가 하락에 대비하면서도 동시에 상승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 펀드는 중국외 지역에서 최대 규모의 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을 운영하는 카니발을 옵션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 Bowie Capital은 명품업체들을 주목했다. 단기적으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 보이지만 수년간 지속될 문제는 아니라며, 시장이 과잉반응할 경우 저가매수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Golden Pine Asset Management는 중국 정부의 대책이 성공을 거둘 경우 코로나 사태가 3월 초면 안정화될 수 있다며, 저렴한 퀄리티주를 살 계획이라고 밝혔다.

OPEC, 수요 전망 하향

OPEC가 글로벌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중국내 연료 수요가 타격을 입으면서 산유국들은 최근 감산 노력에도 공급 과잉에 다시 직면했다. 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1분기 수요 증가 예상치를 약 3분의 1인 하루 44만 배럴 가량 낮췄다. 많은 OPEC 회원국들이 지난달 발효된 신규 감산에 적극 참여했지만 바이러스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OPEC은 1월에 하루 총 2886만 배럴을 생산했다. 이 속도라면 수요가 계절적으로 둔화되는 2분기에 하루 57만 배럴 가량 공급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 OPEC은 바이러스 충격이 연초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2020년 전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23만 배럴 가량 줄여 하루 100만 배럴 미만으로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이 피크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에 유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브렌트유는 배럴당 55달러 부근으로 대부분의 OPEC 회원국이 정부 지출을 충당하는데 필요한 유가 수준에 크게 못미친다. 한편 러시아의 석유업계가 OPEC+ 감산을 2분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추가 감산을 추진하고 있는 OPEC+는 러시아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WTI는 한때 3.6% 급등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