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에너지 전쟁, 美셧다운 모면

(블룸버그) — 중국이 전력난 타개를 위해 국영기업에게 에너지 공급을 반드시 확보하라고 지시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전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이미 독일로 향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량이 줄어드는 등 각종 수급 악재 속에 유럽의 에너지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독일에서 내년에 공급되는 전력 가격은 한때 메가와트시당 133유로로 13% 급등했고, 프랑스 역시 135.50유로로 10.3%나 뛰었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거래 가격은 최대 14.7% 올라 99.31유로를 기록했다. 한달 사이에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국제유가(WTI)는 한때 1.7% 올랐으나 OPEC+가 당초 계획보다 증산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미 상원에 이어 하원이 임시지출안을 통과시켜 당장 이번 금요일 셧다운은 모면했다. 연방정부는 일단 12월 3일까지 시간을 벌었지만, 민주당은 공화당의 강경한 반대에 결국 부채한도 유예 조건을 포기해야만 했다. 부채한도 조정과 대규모 지출안의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뉴욕증시는 높은 변동성에 시달리며 S&P 500 지수가 1% 넘게 후퇴했다. 한달간 4.8% 빠지며 작년 3월래 최악의 월간 성적으로 9월을 마무리했다. 달러는 4거래일간의 랠리를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신청자 수가 지난주 36만2000명으로 3주 연속 늘었지만 다음주 발표될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50만명 증가가 예상되며, 이미 연말 연휴 쇼핑시즌을 맞아 월마트 등 대기업들이 급하게 채용공고를 내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에너지 전쟁

중국 중앙 정부가 대규모 국영기업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올 겨울을 위해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도록 지시했다며, 정전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국가 에너지 부문과 산업 생산을 총괄하는 한정(Han Zheng) 부총리가 직접 지시한 내용으로, 이번 주 초 국유재산 감독 당국 및 경제 기획실 관계자들과의 긴급 회의에서 전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긴급 회의는 중국이 처한 전략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최근 전력난에 여러 지역에서 전기 사용이 제한되며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일부 주거지는 심지어 갑작스러운 정전을 겪기도 했다.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목요일 외교관들과의 회동에서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산업과 공급 체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美부채한도

옐런 재무장관은 10월 18일이나 며칠 내에 국고가 바닥날 전망이라며, 부채한도를 아예 없애는 방안도 지지할 생각임을 밝혔다. 또한 디폴트 상황이 벌어질 경우 미국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이 통과시킨 부채한도 유예 법안에 대해 “이르면 다음주” 표결을 추진하겠다며, 공화당 반대로 미국 역사상 최초의 국가 디폴트 사태가 발생한다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현지시간 목요일 초당적인 인프라 투자 법안에 대한 표결을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내 진보파 의원들은 상원이 조세 및 사회적 지출 패키지를 통과시키겠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인프라 투자 법안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펠로시는 여전히 사회적 지출 패키지와 관련해 규모 및 범위를 놓고 상원과 실갱이를 벌이고 있지만 결국 현실화될 것으로 확신했다.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사회적 지출 패키지 규모를 3.5조 달러에서 일단 1.5조 달러로 낮추고 나머지는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약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연준 금리인상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내년 하반기에 첫 금리인상(리프트오프)을 단행한 후 2023년 3차례 금리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고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밝혔다. 연준은 고용과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책무에 있어서 “상당한 추가 진전”을 달성했다며, “내 분석 모델에 따르면 경제는 2022년까지 매우 강하게 움직이고 2022년 말이면 완전 고용에 가까워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역사적 범위의 상단 쪽으로 옴직이기 시작했지만 통제를 벗어나진 않았다며, 고삐가 풀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앞서 보스틱은 경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미국채 일드커브가 다시 가팔라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제 정책을 정상화하고 최대한 완화적인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테이퍼링이 연내 시작되고 내년 중반이나 가을쯤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中 부동산 시장 안정 노력

중국 정부가 금융 기관들에게 지방 정부를 도와 빠르게 식고 있는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고 일부 주택 구매자를 위한 모기지를 완화하도록 촉구했다. 정책 당국이 헝다그룹 부채 위기에 따른 충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또다른 신호다. 이강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가 주재한 회의에서 정책 당국은 금융 기관들에게 정부와 협조해 “함께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유지하고 주택 구매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토지와 주택 가격, 기대 안정을 위해 부동산 금융에 대한 신중한 관리 제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규제 당국은 은행들에게 갑자기 한꺼번에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도록 자제하고 건설 중인 프로젝트를 계속 지원하도록 했다. 또한 선분양 자격조건을 갖춘 주택의 구입자에게 모기지 대출을 승인하도록 했다. 이번 회의에는 은행 및 증권 규제 당국과 주택부 관계자, 24개 시중은행 임원들이 참석했다. 한편 S&P Global Ratings는 헝다그룹이 성징은행 지분 20%을 매각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헝다는 자산관리상품(WMP) 가입자들에게 일부 밀린 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남미 긴축과 독일 인플레

멕시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75%로 25bp 인상했다. 6월 이후 벌써 연속 3번째 인상으로 물가안정 목표치 3%를 거의 두배 넘어선 소비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씨티그룹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내 추가 25bp 인상이 예상된다. 콜롬비아 역시 5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 올렸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판단 하에 긴축을 미루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물가 급등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브라질과 칠레, 페루 등 남미 국가들은 최근 몇주 사이에 통화부양책을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한편 독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 4.1%(전년비)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며 거의 3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