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 주
이번주 미국은 올해 들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돌입한다. 현지시간 화요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며, 뒤이어 연준의 FOMC 정책 회의와 10월 고용보고서가 예정되어 있다. 이 모든 이벤트가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다음 4년 동안 세계 최대 경제를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게 된다. 바이든은 정부 지출 확대와 인프라 및 그린에너지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규모 예산 집행은 부자와 기업의 세금 인상과 국가부채 확대로 충당하게 된다. 한편 트럼프는 향후 4년간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를 약속하면서 동시에 중국과 무역 및 기술 전쟁을 이어갈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블루웨이브’를 점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차지할 경우 대규모 추가 재정 부양책이 예상되며, 연준의 통화 완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연준은 일단 선거 결과를 지켜본 후 이르면 12월 채권 매입 조정에 나설 수도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예상보다 좋은 경제지표 때문에 추가 재정 부양책의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상황이 심각해 당장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승리?
트럼프는 이번에도 여론조사를 뒤집고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은 2016년처럼 충격적 결말로 끝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트럼프는 최근 설문조사에서 전국적으로는 8%p 이상 바이든에 뒤지고 주요 격전지에서도 밀리는 분위기지만 힐러리 클린턴과의 역전극을 떠올리며 종종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곤 한다. 트럼프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수많은 설문 조사가 보수를 억누르기 위한 의도적인 가짜 여론조사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공화당이 백악관과 상원은 물론 하원까지 장악하는 ‘레드웨이브’ 시대가 오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팬데믹과 경제 붕괴는 그같은 가능성을 짓누르고 있다. 바이든의 우위가 클린턴과 비교해 훨씬 크고 안정적인 모습인데다 바이든에 대한 선호도 또한 클린턴보다 높다. 주와 지역별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특정 층에서 2016년에 비해 부진한 모습이다. 또 부동층 역시 전보다 적은데다 바이든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따라서 만일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여론조사 역사상 2016년 때보다 더 큰 충격적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트럼프의 재선 확률이 완전히 제로는 아니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한다. 사전투표에 9300만명 이상이 참여해 2016년 대선 당시 총 투표자의 68%에 육박했다.
펀드매니저의 악몽?
월가는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규모 재정 부양책 통과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블루웨이브’라는 조건이 붙어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마저 장악할 확률은 이제 반반 정도로 낮아진 모습이라 투자자들이 마냥 낙관적일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감염이 다시 급증해 경제의 더블딥 우려를 부추기며 내년초 뉴욕 증시의 신기록 경신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Tactical Alpha의 최고투자책임자인 Alec Young은 “민주당의 상원 장악은 바이든의 당선보다 확신이 훨씬 적다”며, 양팀이 볼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점프볼”과 같다”고 진단했다. “상원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는게 안전하다”며 섣부른 결론을 주의했다. RealClearPolitics에 따르면 상원 레이스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45대 46으로 팽팽하며, 9석은 초접전이 예상된다. ‘블루웨이브’ 확률은 FiveThirtyEight의 경우 77%로 높지만, PredictIt에선 10월초 70%에서 10월 24일 55%까지 낮아졌다. QMA는 바이든이 승리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연준 자산매입
블룸버그 설문에서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올해나 내년에 자산매입 속도를 높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설사 채권 매입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경제 부양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11월 4일-5일 FOMC에서 새로운 가이던스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10월 23일-29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54%는 연준이 지금까지 대차대조표 정책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목표와 연계하는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Point Loma Nazarene대학의 Lynn Rease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에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지만 현재 통화정책은 “상당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FHN Financial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기에 앞서 재정 정책과 관련해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응답자중 59%는 내년 말 전에 연준의 자산매입 확대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유럽 봉쇄 수순
프랑스와 독일에 이어 영국마저 다시 봉쇄 수순에 들어갔다. 존슨 영국 총리는 결국 기존의 약속을 뒤집고 잉글랜드 전역에 목요일부터 28일간 술집과 식당, 비필수 사업장 등의 부분 봉쇄를 지시했다. 영국내 누적 확진사례가 1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4주간의 규제가 더 연장되어야 할 수도 있다고 고브 영국 내각장관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우려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영란은행이 이번주 자산매입 규모를 1000파운드 증액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오스트리아와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대부분 지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럽 지도자들은 정치적 반대와 경제 마비를 우려해 전면적인 봉쇄는 피하면서 동시에 크리스마스 연휴 전까지 코로나19 급증세를 통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벨기에는 모든 비필수 사업장을 닫고 가족 방문마저 줄일 것을 호소했다. 유로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일주일 동안 1.8% 후퇴해 4월초 이래 최대폭 밀렸다. Panetta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ECB가 경제를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서, ECB의 다음 정책 결정은 팬데믹이 주요 변수로 수주 안에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3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비 12.7%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지만, Luis de Guindos ECB 부총재는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