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여소야대? 크립토 멜트다운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의회 권력의 향배를 결정짓는 중간선거가 현지시간 화요일 실시된 가운데 야당인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브레이크가 걸릴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수십년래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과 가장 낮은 실업률이라는 이례적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경제를 가장 큰 관심사로 꼽고 있다. MUFG는 여소야대 국면시 의회와 행정부가 번번히 충돌하며 경제가 침체되어도 시의적절한 재정 지원이 어려워져 오히려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 압박을 받을 수 있어 달러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크립토 시장 멜트다운 조짐에 잠시 휘청이기도 했지만 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마감했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미국 금리 트레이더들은 옵션과 스왑션을 통해 변동성 하락에 포지션을 취했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전년비 7.9%, 전월비 0.6%로 예상된다. JP모간자산운용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Kelsey Berro는 연준이 정책금리를 4.75%-5%까지 끌어올린 후 7개월에서 12개월 가량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 4월만 해도 시가총액 1조 달러대를 자랑했던 테슬라가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둘러싼 잡음과 성장주 매도세에 휩쓸려 9월 고점 대비 3600억 달러 넘게 후퇴했다. 한국의 경우 10월 계절조정 실업률이 2.8%로 시장예상치를 소폭 하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크립토 멜트다운 

가상자산 거래소의 양대 산맥인 바이낸스와 FTX가 맞붙으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추겨 암호화폐(크립토) 시장이 동반 급락했다. 억만장자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월요일 트위터에 5억 3000만 달러 상당의 FTX의 토큰 FTT에 대해 매각 결정을 발표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지난주 코인데스크가 FTX 자매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 중 상당 부분이 FTT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도하면서 파산설이 돌자 FTX의 샘 뱅크먼 프리드 CEO는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지만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러다 갑자기 바이낸스는 화요일 FTX가 “심각한 유동성 경색”에 빠져 도움을 요청했다며 FTX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시장전문가들은 양측간 인수의향서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반등을 시도했으나 크립토 전반에 대한 리스크가 재차 제기되면서 한때 17% 급락했다. FTT는 70% 넘게 폭락했고, 바이낸스의 코인 BNB도 17% 넘게 점프했다가 11% 후퇴하는 등 요동쳤다. 크립토 플랫폼 Luno의 Vijay Ayyar 부사장은 “FTX와 알라메다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전했다. 암호화폐는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다른 위험자산과 함께 침체를 겪었다. 게다가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의 파산과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털의 실패 등이 잇따르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Venn Link Partners Pte의 Cici Lu는 “이같은 상황에서 피냄새를 맡고 가격 하락 압력을 가하는 잠재적 시장 플레이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더 오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달러 랠리가 더 갈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연준의 금리 인상 행진이 멈출 때까지 달러 강세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Diwakar Vijayvergia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12월에 50bp, 내년 1월 25bp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있어 달러 매수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차별화가 달러의 움직임에 있어서 더 큰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달러와 달러자산에 계속 매달리라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연준이 지난주 긴축 속도 조절과 더 높은 최종금리를 시사하면서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달러의 다음 움직임을 가늠하느라 애쓰고 있다. M&G Investments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보다 신중해질 것으로 전망한 반면 Saxo Capital Markets는 달러가 상승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불안

OPEC+가 10월 5일 회의에서 세계 경제 둔화로 촉발된 유가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산유량 한도를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뒤 한달 정도 석유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리오프닝 기대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공급 리스크가 대두되는 모습이다. 다음 OPEC+ 회의는 12월 4일로 예정되어 있다. DNB Bank ASA의 Helge Andre Martinsen은 “OPEC+가 90달러대에서 브렌트유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향후 3~5개월 내에 공급을 과도하게 조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유가 상승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사이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바이든은 감산 결정을 두고 미국의 오랜 우방이었던 사우디가 OPEC+ 멤버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조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세계 최대 원유 중개업체인 비톨그룹은 석유 수요가 기대보다 “상당히 낮다”고 진단했고, 씨티그룹은 경제가 약해짐에 따라 연료 사용 역시 하향세를 예상했다. Haitham al Ghais OPEC 사무총장은 글로벌 석유시장이 몇달전만해도 공급 부족을 얘기했으나 이번 분기엔 공급 과잉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컬럼비아대 글로벌 에너지정책센터의 Christof Ruhl은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다시 시도하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중앙은행이나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정부, 러시아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일반 대중에 이르기까지 석유 소비국에선 그 어느 누구도 원치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IB 감원

씨티그룹이 이번주 전 세계적으로 투자은행(IB) 부문 직원을 수십명 내보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씨티그룹 대변인은 논평을 거절했다. 딜메이킹 사업이 부진을 보이면서 월가 대형은행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는 모습이다. 씨티그룹의 IB 수수료는 3분기에 64% 급감했다. 월가는 대개 연초 보너스 시즌이 오기 전에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을 정리하곤 했지만, 씨티그룹의 경우 헬스케어와 테크 등 일부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인재를 늘려왔기 때문에 이번 감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Mark Mason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IB 부문의 비용을 계속해서 주시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지난 9월엔 골드만삭스가 팬데믹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감원을 시작했고, RBC와 뱅크오브몬트리올 역시 최근 인력을 줄였다. 바클레이즈도 IB 분야에서 이번주 정리해고를 시작해 약 200명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2021년 이래 최대 규모 주식 매도

개미투자자에서 헤지펀드에 이르기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고객들이 지난주 하락장에서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S&P 500 지수가 3.5% 빠진 가운데 BofA 고객들은 5년래 처음으로 S&P의 11개 업종 모두에서 2021년 4월래 주간 기준 최대 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투자자들은 3주 연속, 개인은 2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헤지펀드는 3주만에 매도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원자재 상품 관련 분야에서 거의 기록에 가까운 현금화에 나선 가운데 경기방어주보다 경기순환주에서 더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