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ECB발 유로랠리, 파운드 울상

(블룸버그) —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 강세에 대해 단지 ‘지켜보고 있다’는 소극적 발언에 그치면서 유로 랠리를 촉발했다. 반면 파운드는 브렉시트 운명이 다시 위태로워지자 한때 1.8% 가까이 급락했다. 유럽연합(EU)이 기존 탈퇴협정 내용을 일부 바꾸려는 영국에게 3주 시한을 주면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압박했지만 영국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연말까지 새로운 무역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결국 무질서한 브렉시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뉴욕증시는 하루만에 테크주 매도세가 재개되면서 전일 반등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증시 매도세에 향후 3개월에 걸쳐 주식 보유 확대를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서유럽이 미국을 제치고 다시 코로나19 핫스팟으로 떠올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포드대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최근 임상시험 중단에도 올해 말까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월 15일로 정한 틱톡의 매각 시한을 연장하지 않겠다며, “안보를 위해 이 나라에서 틱톡을 문닫게 하거나 팔리게 하겠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의 해커들이 미국 선거 방해 공작을 강화해온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조사에서 밝혀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유로강세 용인?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 급등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해야만 한다고 말하면서도 당장 통화정책을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하진 않았다. 이에 유로는 달러 대비 1주일여래 고점으로 1% 가까이 뛰었다. ECB는 시장 예상대로 팬데믹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기존 1.35조 유로로 유지하고 단기수신금리 역시 -0.5%로 동결했다. 라가르드는 ECB가 환율 움직임을 비롯해 새로운 정보를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며 신중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는 정책위원회가 유로 절상에 대해 이전보다 소극적인 문구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유로는 지난 3월 이후 10% 이상 치솟아 수입 물가를 끌어내리고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라가르드는 “분명 유로 절상이 물가에 부정적 압력을 주는 만큼 신중하게 모니터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과 관련해 많은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ECB가 특정 환율을 타겟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ECB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로 지난 6월 제시했던 -8.7%에서 다소 높였다. 내년엔 5% 반등을 점쳤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서서히 상승하겠지만 2022년에 평균 1.3% 정도로 2% 약간 아래인 ECB 목표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일부 ECB 관료들은 경제에 대해 보다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하자는 주장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영국에 발끈한 EU

유럽연합(EU)은 영국과 긴급회동을 갖고 영국의 ‘내부시장법’이 양측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영국 정부에 이달 말까지 해당 법안을 고치라고 요구했다. 현재의 초안이 그대로 채택된다면 양측이 서명한 탈퇴협정은 물론 국제법마저 매우 심각하게 위배하는 결과가 초래되며, 양측이 현재 진행 중인 미래 관계 협상마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내부시장법의 목적이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에 평화를 위해 체결된 성금요일 협정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영국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집행위 부위원장이 말했다. EU는 존슨 총리가 EU측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패널티를 강구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지만, 영국은 물러설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파운드는 하루만에 약세행진을 재개해 한때 달러 대비 1.75% 급락했다. 파운드는 이달 들어 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4% 넘게 후퇴했다.

美부양책 상원서 막혀

민주당 의원들이 상원에서 공화당측 부양책 법안의 상정을 막아섰다. 민주당이 2.2조 달러의 포괄적 지원안을 요구한 반면 공화당은 당초 1조 달러에서 5000억~7000억 달러로 구제책 규모를 줄여 실업보험 보조와 소상공인 지원을 타겟으로 했다. 11월 선거를 앞두고 몇주 후에 의회 의원들이 선거 캠페인을 위해 지역구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 추가 부양책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과거처럼 결국 초당적 법안 마련을 위해 협상테이블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공화당측 법안이 상당부분 여야가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셜비 상원세출위원회 위원장은 선거전 부양책이 이제 끝났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게 보인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분야가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경제 전반적으로 회복세가 견조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민주당은 수백만명의 실업자가 이제 코로나19 구제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우려했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9월 5일 마감 주간 88만4000명(계절조정)으로 이전치와 동일해 대규모 실업사태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옵션 베팅

JP모간 파생상품 스트래티지스트 Shawn Quigg은 낮은 유동성 때문에 증시가 대규모 옵션 거래를 중심으로 과도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대규모 옵션거래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먼저 변동성과 주가가 동반 상승한 뒤 소프트뱅크 등이 파생상품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는 “장이 얇은 상황에서 이례적인 대규모 거래는 딜러 감마 포지션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딜러들이 익스포저를 헤지하면서 주가가 과도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미국 대표 기술주의 급등이 딜러들의 헤지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다. QVR Advisors의 최고투자책임자인 Benn Eifert은 데이 트레이더들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고, John Griffin 텍사스대 교수는 한 투자자가 그처럼 유동적인 기술주의 움직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Quigg은 개인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지 모르지만 주요 플레이어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최근 며칠간 매도세가 나타난 가운데 투자자들은 풋옵션 매도로 특히 기술주와 모멘텀 종목에서 높은 변동성을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JP모간 트레이더 복귀

JP모간 체이스는 대부분의 세일즈와 트레이딩 매니저들에게 9월 21일까지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도록 지시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다만 자녀 돌봄 문제나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직원들은 계속해서 재택근무를 허용할 방침이다. 앞서 다우존스 보도에 따르면 도이치은행의 경우 세일즈와 트레이딩 직원들은 팬데믹이 종료된 후에도 일주일에 2-3일은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맞춤형 스케줄을 짜고 있다. UBS Group은 현지시간 화요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유연성과 원격 근무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며, 개인의 사정에 따라 사무실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아멕스는 이번주 뉴욕과 런던 사무실을 다시 열어 1단계로 직원의 10%만 근무하도록 하고, 원하는 직원에 한해서 내년 6월까지 집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