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ECB의 금리경고, 美5년물주목

(블룸버그) — 한파로 멈춰섰던 텍사스 유전지대가 서서히 가동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오일 트레이더들과 에너지업계 임원들은 기온이 오르고 전력이 공급되면 며칠 내로 대부분 생산이 정상화되겠지만, 일부 시설은 보수가 필요해 오랫동안 중단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WTI)는 미국내 산유량이 거의 40% 위축된 가운데 정유사의 원유 수요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한때 2% 넘게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채권금리 상승으로 역사적 수준의 주가 밸류에이션을 이끈 랠리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이 매도세를 주도했다. S&P 500 지수는 고용 실망에 장초반 1.2% 가까이 밀려 1월 29일래 최대폭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 낙폭을 줄였다. 2월 13일 마감 주간 미국 신규 실업수당신청자 수는 시장 예상치 77만3000명을 뛰어 넘은 86만1000명으로 4주래 최고치를 기록, 노동시장이 아직 취약한 상태임을 보여줬다. 옐런 재무장관은 1.9조 달러에 달하는 팬데믹 구제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뭔가 크게 하는 것보다 너무 적게 할 경우 비용이 훨씬 크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CNBC에서 말했다.게임스탑발 ‘공매도 전쟁’ 관련 미하원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로빈후드와 시타델이 개미투자자들을 희생시켜 부당 이익을 취했는지 집중 추궁했지만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규제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추가 규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월말 한때 500달러를 넘봤던 게임스탑 주가는 간밤 11% 급락해 40달러대로 밀렸다. 이번 레딧 개미군단과의 대결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본 멜빈캐피털의 플롯킨 CEO는 헤지펀드업계가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응할 전망이라며, 온라인 게시판에 대한 모니터링이 상당히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의 경고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지난달 동료 위원들에게 전 세계적인 실질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0-21일 개최된 정책회의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슈나벨은 “주가가 글로벌 실질금리 상승에 결국 취약해질 수 있다”며, “실질금리가 좀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빠르게 낮아져 보다 광범위한 리프라이싱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추가 부양책 추진, 성공적인 백신 접종 프로그램 등이 가파른 경제 회복 기대를 키우면서 인플레이션이 투자자들의 레이더망에 잡힘에 따라 올해 채권금리는 전 세계적으로 상승했다. ECB는 작년 12월 “우호적인” 금융여건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강화했고, 올 1월에는 이같은 완화 정책이 채권시장과 은행 대출을 대체로 뒷받침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파급효과 때문일 수 있는 명목 무위험 금리의 최근 상승추세를 모니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명목금리 상승이 경제 전망 개선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며, 통화정책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실질금리의 움직임으로, 최근 몇주 동안 실질금리는 사상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ECB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기후 리스크 공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호 5년물 미국채 주목

미즈호 인터내셔널의 스트래티지스트 Peter Chatwell는 최근 미국채 매도세 속에 특히 5년물 때문에 밤마다 잠을 설치고 있다. 그는 5년물 금리가 현재 0.57% 부근에서 0.75%로 상승할 경우 전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투기적 열풍이 식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붕괴 없이는 지나갈 수 없는 기준선”이라며, 긴장이 느껴진다면 2분기 성장이 되살아 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5년물 금리는 연준의 중립금리를 판단할 수 있는 최고의 시장 지표로, 0.75%에 도달할 경우 금융여건의 긴축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과 각국 정부의 채권 차환발행 파티도 망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백신 접종과 미국의 1.9조 달러 재정부양책을 가격에 반영함에 따라 글로벌 채권은 2013년 이래 최악의 연초 출발을 견디고 있다.

미국채 투자매력

올해 들어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엔화 헤지시 미국채 10년물에 투자할 경우 0.9% 가량 수익률이 가능해졌다. 유로와 달러로 바꾸는 헤지 비용이 적어도 3년래 최저 수준 부근인 가운데 이제 엔화 헤지 후 미국채와 이탈리아 채권 수익률간 격차는 2015년 이래 가장 좁혀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인 채권 매입 프로그램 덕분에 유럽 국가의 채권 금리가 억눌린데다가, 유럽 경제 전망은 강도 높은 봉쇄와 백신 접종 지연으로 미국보다 훨씬 암울한 상태다. 한편 바이든 재정부양책 기대로 리플레이션 테마가 미국 시장을 지배해왔다. 일본이 외국인 투자자 중 미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계 펀드들은 작년 미국채를 팔고 수익률이 더 높은 호주와 중국 채권을 사들였다. 작년 1분기의 경우 환헤지후 미국채 투자시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월 초 1%를 처음 상향 돌파했을 때 일본계 자산운용사들은 1.3%까지는 올라와야 투자 매력이 있다고 지적했었다. 지난 화요일 10년물 금리는 그 수준에 도달했다. 한편 주요국 국채 중 일본 투자자들에게 호주 10년물 금리가 여전히 가장 매력적이다.

파월의 시험대

4년 임기의 마지막 해에 접어든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제 경제 성장이 회복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계속 노조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파월은 향후 몇달 안에 취약계층까지 혜택이 돌아가도록 경기 회복을 위해 유동성을 계속 공급해야 할지, 아니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통화 완화로부터 후퇴를 시사해야 할지 결정해야만 할 것이다. 이는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올해 말 파월을 재임명할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로 교체할지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파월의 첫 임기는 2022년 2월에 끝나며, 그는 재임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팬데믹발 경제위기는 미국내 고질병인 빈부격차 문제를 부각시켰고,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소득층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흑인의 실업률은 지난 50년에 걸쳐 대부분의 기간 동안 백인의 두 배에 달했다. 경제 성장의 혜택이 저임금 노동자 계층에 이르기 시작할 무렵 연준이 긴축에 나선 것도 빈부격차를 부추긴 원인 중 하나다. American Federation of State, County and Municpal Employees의 Steve Kreisberg는 “파월의 진정한 테스트는 경제가 가속화되기 시작할 때 섣불리 브레이크를 밟느냐가 될 것”이라며, 바로 10년전 연준의 정책 실수로 고통스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군드라흐 ‘골드보다 비트코인’

더블라인캐피털의 최고경영자 제프리 군드라흐는 이제 마음을 바꿔 비트코인이 골드보다 더 나은 베팅이 될 수 있다고 트윗했다.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달러 약세와 금 강세를 주장해 왔으나 6개월 넘게 두 자산 모두에 중립적 포지션을 유지해 왔다며, 이제 비트코인이 “부양 자산(Stimulus Asset)”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기간동안 금융시스템의 유동성 홍수 속에 비트코인이 펼친 랠리에 주목한 것이다. 그의 발언은 비트코인이 월가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는 현상을 확인해 줄 또 하나의 근거다. 한편 북미 최초의 비트코인 ETF가 첫날 1억4500만 달러가 거래되며 현지시간 목요일 토론토에서 화려하게 데뷰했다. Purpose Bitcoin ETF (ticker BTCC)는 “실물/디지털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