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어닝시즌, 연준 속도조절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어닝시즌 개막을 앞두고 뉴욕증시는 대형 테크주가 크게 밀리면서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1.2%, 2.3% 후퇴했다. 일론 머스크가 440억 달러 규모의 인수 계약을 철회한 충격에 트위터 주가는 11% 넘게 급락해 시가총액이 약 32억 달러 증발했고, 테슬라 역시 6.6% 빠졌다. 백악관은 6월 CPI 수치가 “매우 높아진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이미 지난 상황으로 에너지 가격이 이달 들어 크게 하락하고 있고 추가 하락이 에상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년비 8.8% 상승을 예상했다.

달러 랠리에 유로는 1.0037달러까지 하락해 1:1 패리티에 한발 더 다가섰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11bp 넘게 하락해 금요일 고용 서프라이즈발 상승분을 되돌렸다. 템플턴은 미국채 장기물 매도세가 더 진행될 수 있다며, 시장이 내년말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어닝시즌 우려와 기대

골드만삭스는 2분기 기업 어닝시즌의 관심이 미국 경기침체 여부로 바뀌었다며, 경기침체시 S&P 500 지수와 주당순이익(EPS) 추정치에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월가의 대표적 약세론자인 모간스탠리의 Michael Wilson은 달러 강세로 미국 기업 실적이 또다시 대역풍이 예상된다며,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경기 연착륙시 S&P 500 지수의 적정 가치로 3400-3500 포인트를, 침체시 3000을 제시했다. 반면 씨티는 실적 회복력과 현재의 위험회피 포지셔닝을 바탕으로 S&P500지수가 연말까지 현 수준보다 7% 가량 높은 4200 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연준 속도조절론 

지난달 연준의 75bp 점보 스텝 금리 인상에 반대했던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가 통화 긴축을 서두를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를 너무 빠르게 움직이면 오버스티어링(oversteering)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즉 연준이 의도했던 각도보다 더 크게 꺾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 경로와 관련해 의사소통하는 것은 우리가 목표지점에 도달하는 속도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면서,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득보다 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가계와 기업이 적응하기에는 역사적으로 빠른 금리 인상 속도다. 보다 갑작스런 금리 변경은 경제나 금융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침체 리스크 논의가 확산되고 일각에서 이르면 내년이라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덧붙였다. 반면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있다며, 이달 FOMC에서 75bp 인상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재차 밝혔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 역시 연준이 경제를 망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미국 경제 경고등

미국인들이 6월 신용카드 사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나 소매판매가 또다시 부진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바클레이즈와 BofA가 경고했다. 바클레이즈는 소매판매가 0.4% 위축되었다고 추정하면서 소비지출 둔화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지 주목된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BofA는 자사의 신용카드 데이터를 토대로 가구당 지출이 6월 0.3% 늘었다고 추정했다. 다만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소비자들이 다른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두달 연속 감소했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주택매매 역시 6월 들어 거의 6만 건이 취소되면서 전체 거래의 15%를 차지해 2020년 4월 팬데믹 초기 봉쇄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블랙록, 저가 매수 경고

적어도 30년 만에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주식과 채권 시장이 빠르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경고했다. 블랙록의 리서치 기관인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채권과 주식 모두 거시 변동성 확대와 더 높은 리스크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연준이 경제 활동의 재개를 가로막고 피해가 나타나야만 경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에 대해 장기적으로 강세 견해는 유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성장 정체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선진국 주식은 비중축소를 제시했다. 대신 크레딧물에 투자하라며, 밸류에이션이 개선되고 디폴트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채권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채에 대해서는 전략적·전술적으로 약세 견해를 유지했다. 특히 미국채를 포함해 장기물 국채는 비중축소를 권고했다.

中증시 흔들

각종 악재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마저 겹치면서 중국 증시가 거의 한달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홍콩에 상장된 본토 기업을 추적하는 항셍중국기업지수는 월요일 3.1% 급락해 6월 중순 이래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홀딩스가 과거 딜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벌금 세례를 받으면서 장중 최대 각각 7.4%, 3.5% 밀렸다. 한편 중국 헝다그룹의 위안화 표시 채권 보유자들이 이달 8일 기일을 맞은 채권 지불과 관련해 헝다 측이 제시한 추가 연장 계획을 거부하면서 디폴트 우려가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부동산 관련주도 팔아치웠다.

게다가 중국 사모펀드 대부격인 쉬샹(Xu Xiang)의 아내가 일요일 자신의 SNS에 톈치리튬에 대해 “고평가”된 상태라고 주장한 뒤 해당 주가가 일일 하락 제한폭인 10% 급락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테크업종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투심을 짓누르며 지속적인 반등을 가로막는 모습이다. Zhuhai Greenbamboo Private Fund Management의 Jiang Liangqing는 이제 경제 리오프닝 랠리가 끝나고 있다며, 만일 코로나 신규 감염 사례가 계속해서 증가할 경우 기업 어닝이 2분기에 바닥을 쳤다는 투자자들의 믿음에 금이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