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드라기 키친싱크, 터키 425bp인하

(블룸버그) —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기와 인플레이션 부양을 위해 9월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등 ‘키친싱크’식 대응을 시사했지만 유로는 약세를 되돌리며 반등했다. 분트 10년물 금리는 ECB 예금금리 -0.4% 부근으로 밀리기도 했으나 유로와 더불어 상승으로 돌아섰다. 드라기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면서도, 경기침체 리스크는 낮은 편이라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 투자자들은 ECB가 시장 기대에 못미쳤다고 판단하고 당장 다음주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미국 증시는 기업실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일 사상최고치에서 후퇴했다. 아마존이 실망스런 실적을 내놓은 반면 알파벳과 인텔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미 하원은 정부 셧다운 가능성을 줄여줄 예산과 부채상한 합의안을 가결하고 상원에 송부했다. 목요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은 도발을 중단하라며 대화 의지를 강조했고,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을 지도했다며 한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금리인하와 QE 신호

ECB가 여름 이후 유로존 경제를 위한 통화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가장 강한 신호를 보내 금리 인하와 새로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ECB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며 문구를 추가했다. 예금금리는 사상상최저 수준인 -0.4%로 동결했다. 또 필요하다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재개하겠다고 시사했다.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은행권의 수익성 압박을 상쇄할 조치를 고려하겠다는 발언에 은행주가 강세를 연출했다다. 그러나 상당수의 정책위원들은 금리 차등화 제도가 그 후유증을 완화시켜 줄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해 확신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회의가 예정된 9월에 추가 통화 부양책을 발표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고려 중인 모든 조치를 하나의 패키지로 실행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했다. 일부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 재개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고, 새로운 부양책에 회사채를 포함하는 방안에 반대한 위원도 있다. JP모간은 ECB가 9월 QE를 발표하고 10월이나 11월 시행을 예상했다.

터키 사상최대폭 금리인하

Murat Uysal 터키중앙은행 신임총재가 최소 17년래 최대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비전통적 정책 목표를 실천에 옮겼다. 터키중앙은행은 목요일 기준금리를 19.75%로 425bp 내렸으며, 이번 인하폭은 34명의 애널리스트중 33명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2016년 이후 첫 금리인하로, 2002년 인플레이션 타겟팅으로 전환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터키중앙은행은 “글로벌 경제 활동 둔화와 인플레이션의 하방 위험 확대” 등을 지적하며, 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터키리라는 중앙은행 결정 직후 달러 대비 1% 이상 급락했으나 금리인하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드 매력이 부각되며 낙폭을 반납했다. 통화 완화로의 급선회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을 겁먹게 할 위험이 있다. 에르도안은 고금리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보다는 초래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말을 듣지 않는 Murat Cetinkaya 총재를 얼마전 해임했다. 라보뱅크는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가 독립성이 크게 훼손된 터키 중앙은행에게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며, “오늘 통화정책 결정은 금리차가 향후 현저하게 좁혀질 것임을 분명히 시사한다. 그럴 경우 리라는 대외환경 악화에 더욱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獨 부양책 일축

Scholz 독일 재무장관은 유럽 최대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를 일축하며,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무역 긴장과 잠재적인 하드 브렉시트 같은 “인간이 만든” 위기가 해결될 경우 이르면 올해말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는 위기에 처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거나 현명한 상황에 있지 않다. 우리는 위기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독일 기업들의 전망을 보여주는 Ifo 지수가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고, 독일 경제는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경기침체 위험이 깜빡이고 있다. 드라기는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제조업이 “개별적 충격”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통화 정책 영향력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Scholz는 기존의 중산층 감세와 인프라 지출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추가 부양책 필요성을 일축했다. 지출 증가는 경기를 진작하기 보다는 오히려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시 고개드는 노딜 브렉시트

존슨 영국 신임총리는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합의를 원하지만 그동안 영국 의회에서 3차례 거부당한 사실을 지적하며 현재 형태의 탈퇴 합의는 영국 의회를 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의를 하려면 백스톱 조항 철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U측은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존슨은 총리 취임 후 가진 첫 의회 연설에서 질서정연한 탈퇴를 선호한다고 밝히면서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98일 동안 우리 국민들의 생활에 가능한 혼란이 없도록 대비에 있어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배수진을 쳤다. 양측이 끝까지 대치할 경우 영국은 10월 31일 경제 충격을 줄여줄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는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연준 다음주 25bp 금리 인하 전망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다음주 금리를 내린 뒤 연내 한차례 더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간 통화정책 완화 주기에 진입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전망에도 전문가들은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7월 19-23일 설문조사에서 상당수가 다음주 FOMC 회의에서 25bp 인하 결정을 전망했다.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겠다는 보다 강한 의지를 시사하면서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과 10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금융시장 기대에 못미친다. 연방기금 선물 계약은 올해 75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FOMC는 현지시간 7월 31일 오후 2시에 정책 성명서를 발표한다. 바로 뒤를 이어 파월연준의장은 오후 2시 30분에 기자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점도표를 비롯한 분기 전망 업데이트는 9월에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보험성 조치로 총 50bp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하 결정에 1-2명의 소수 의견이 나올 것으로 많은 이들이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