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비둘기파월, 코로나비상사태?

(블룸버그) — 연준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미 대선을 앞두고 당분간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임을 시사하면서 트레이더들은 올해 연준 인하에 대한 베팅을 약간 낮추었다. 그러나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과 코로나 바이러스 등 불확실성을 설명하면서 시장은 연내 인하 기대를 다시 높였다. 연준의 충분한 유동성 약속마저 더해지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6%선을 내줬다. 파월은 섣부른 예단은 피하면서도 바이러스로 중국 경제가 단기 충격을 피할 수 없다며 세계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0증권은 파월이 ‘비둘기 문’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했고, BNP파리바 역시 비둘기파적이었다며 금리 인상보다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가 최소 169명으로 늘었다. 확진사례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로벌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기 위해 현지시간 목요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 한편, 일부 금융시장은 바이러스 공포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가파르게 올랐던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7위안선 앞에서 멈췄다. 뉴욕증시는 애플 깜짝 실적 등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했으나 장 막판 힘을 잃었다. 테슬라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하고 모델Y 크로스오버 출시를 앞당기며 장마감후 거래에서 급등했다. 한국 2월 제조업 업황전망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7로 개선을 이어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기준금리 동결…IOER 조정

FOMC는 성명서에서 지난 12월과 마찬가지로 1.5%~1.75% 수준인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가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을 지지하는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현재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인플레이션이 FOMC의 대칭적 2% 목표로 되돌아가도록(returning to)” 지지하는데 적절하다고 밝혀, 목표 “근처(near)”라는 기존 문구를 수정했다. 이는 연준이 지속적인 저물가를 용인한다는 오해를 막기 위한 결정으로 단기적인 정책적 중요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파월은 “2%가 상단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적 조정 차원에서 초과지급준비금리(IOER)를 1.6%로 5bp 인상하고, 익일물 역레포금리 역시 1.5%로 5bp 올렸다.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안정을 위해 최소 4월까지 기간물과 익일물 레포 운영을 연장하기로 했다. 가계 지출의 경우 증가 속도가 “강하다(strong)”에서 “완만하다(moderate)”로 경기판단을 낮췄다. Bryn Mawr Trust는 연준의 최대 관심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라며, 금리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Janus Henderson는 연준이 성장 약화나 레포 스파이크, 경제지표 및 기업실적 악화 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이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또한 주식시장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12월 미결주택매매가 전월비 4.9% 줄며 2010년래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中화웨이 승리

유럽연합(EU)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5G 공급업체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기로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고와 중국과의 마찰을 동시에 피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다. 차세대 통신망 관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공동 합의 가이드라인에서 EU는 비민주적 국가에 소재한 기업이 안보기관 평가에 따라 일부 핵심 부품 조달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강력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된 소위 대책방안은 중국 장비에 대해 선제적인 전면적 금지를 권고하지 않았다. 영국 역시 화요일 비핵심 네트워크에 화웨이 부품 도입을 허용했다. EU의 결정은 중국 첩보 위험에 대한 우려와 2대 교역국과의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인식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유럽 대륙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중국은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을 금지시킬 경우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고, 미국은 중국산 장비 사용시 정보공유 단절 등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U 회원국은 핵심 부품, 네트워크 관리, 액세스 네트워크, 오케스트레이션 기능 등 주요 5G 장비의 일부 공급업체에 대해 적절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

안전통화 주춤

치명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글로벌 외환시장의 우려가 진정되고 있다고 판단할 만한 일부 징후가 나오기 시작했다.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고 있지만 스위스 프랑은 수요일 달러 대비 거의 3주래 저점으로 후퇴했다. 또다른 피난처인 엔화의 경우 홍콩이 화요일 여행 제한을 실시하면서 랠리가 잠시 중단됐다. 중국 자산의 대리 역할을 하는 호주달러는 역풍을 잘 버티고 있다. 외환시장은 다른 자산시장에 비해 투심을 뒤흔드는 뉴스 헤드라인에 덜 예민해 보인다. 스위스 프랑의 움직임은 일부 트레이더들이 이미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대신 다른 위험을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Nordea Bank는 과거 유사 사례를 분석한 결과 외환시장이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에 대해 상대적 탄력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과 같은 전형적인 위험선호 자산은 일시적 매도세에 직면하고 채권이 힘을 받겠지만, 통화의 경우 움직임이 훨씬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옵션 시장은 호주달러에 대해 약세 전망이 줄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1주일 리스크 리버설의 경우 호주달러 매수를 향해 5개월래 가장 큰 폭의 랠리를 펼쳤다.

분트 ‘올인’은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지만 무조건 가장 안전한 채권에 ‘올인’하는 모습은 아니다. 이같은 현상은 유로존 국채시장에서 관측되고 있다. 금리가 플러스인 프랑스 국채가 역내 전통적 안전자산인 분트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가 화요일 30년만기 국채를 50억 유로 규모로 발행했지만, 워낙 수요가 강해 유사만기 분트 금리 대비 프리미엄이 수요일 1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벨기에-분트 금리 스프레드 역시 축소됐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글로벌 성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중앙은행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투자자들이 유럽내 가장 안전한 자산인 분트를 선호할 정도는 아직 아니다. Commerzbank는 전염병 위기가 악화되지 않는 한 이같은 패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분트를 등지고 수익률이 플러스거나 적어도 덜 마이너스인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한편, 독일 정부는 2020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에서 1.1%로 높이고, 내년은 1.3%를 제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달 실시한 설문에서 올해 0.6% 성장을 예상했다.

예멘 반군, 아람코 공격 주장

예멘 후티 반군은 남부 자잔에 위치한 사우디 아람코의 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예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아바와 자잔 공항뿐만 아니라 Khamis Mushait 기지 등 사우디내 주요 타겟을 공격했다고 Yahya Saree 후티 대변인이 TV에서 밝혔다. 그는 공격 날짜 등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브렌트유 선물이 런던장에서 배럴당 60.62달러로 최대 1.9% 급등했다. 자잔은 하루 40만 배럴을 처리하는 아람코의 정유시설이 위치해 있지만, 원유 생산이나 주요 수출 터미널은 없다. 아람코는 IPO 당시 자잔 정유소와 석유화학 단지가 2020년 하반기에 완전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2015년 이후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과 싸우고 있으며, 종종 걸프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곤 했다. WTI는 미국 원유재고가 11월래 최대폭 늘었다는 소식에 하락으로 돌아서 한때 1.3% 가량 밀리기도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