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숏스퀴즈?
CFTC 선물 거래동향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달러 순매도세가 거의 3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해 숏스퀴즈가 나타날 위험이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미 대선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이 초조해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가 세계 최고의 안전통화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지난주 달러(DXY)는 1.9% 가까이 올라 4월래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ING는 “달러 숏 포지션이 수년래 최대로 지난주 모두 줄였다고 가정할 수 없다”며, “달러가 포지션 청산으로부터 수혜를 입을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TD은행은 글로벌 외환시장이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평가했고, JP모간은 이제 “위험한” 연말 트레이딩 싸이클에 진입해 달러가 양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름 내내 V-자 경기회복 기대 속에 수조 달러의 부양책이 쏟아지며 달러와 같은 방어적 자산군에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촉발됐다. 그러나 팬데믹 규제가 경기회복의 싹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FOMC는 추가 부양책에 대한 구체적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지난달 달러에 대해 숏포지션을 정리한 뒤 중립으로 돌아섰던 블루베이자산운용은 롱으로 가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며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고 코로나19가 악화되고 추가부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제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경제를 외부 세계와 차단시키기 위해 십여개의 은행을 타겟으로 새로운 제재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3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미 원유를 포함한 대부분의 무역 거래가 제한된 이란은 이제 그나마 얼마 안되는 외부와의 연결선이 끊겨 글로벌 금융시스템으로부터도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에 제안된 조치는 이란 정부가 돈을 벌 수 있는 금융망의 허점을 폐쇄하고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2015년 핵합의 재가입 공약을 묵살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아직 검토 단계로 트럼프 대통령 선까지 올라가지는 않았다. 제안된 방안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트럼프가 1월 광산과 건설 등 여러 산업을 제재하기 위해 서명했던 13902 행정명령에 의거해 이란 금융권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은행은 물론 송금취급소, 환전소, 비공식 계좌이체 시스템 등도 제재를 받게 된다. 또한 그동안 미국의 제재조치를 교묘히 빠져나갔던 약 14개의 이란계 은행을 블랙리스트로 정해 규제한다.
파운드 랠리…브렉시트 협상 기대
이번주 브렉시트 무역 협상의 성공으로 영국이 무질서한 EU 탈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추측에 파운드가 한때 달러 대비 6개월래 최대폭인 1.4% 급등했다. 양측 관료들이 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긴장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더이상 정치적 벼랑끝 전술을 추구할 입장이 아니라는데 베팅하는 분위기다. EU는 존슨 영국 총리가 국제법을 어기려 한다고 해도 영국과의 무역 협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만일의 경우 법적인 조치도 취하겠다며 재차 위협했다. 현지시간 월요일 세프코비치 EU 부위원장은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과 브뤼셀에서 무역 협상을 시작했다. 세프코비치는 지난해 서명한 브렉시트 탈퇴 협정의 일부를 수정하려는 영국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EU는 미래 관계를 위한 협상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EU는 영국에게 이달 말까지 시한을 주고 기존 협정 준수를 요구했다. 화요일엔 양측에서 최고 협상 대표가 나서며, 금요일까지 충분한 진전이 나올 경우 2주간 심층 논의를 통해 합의문을 작성한 뒤 10월 15일 EU 정상회담에서 최종 승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인 Mark Dowding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영국이 노딜이라는 위협으로 성공할 수 없다”며, “영국 정부가 항상 위기라는 인상을 준 다음 미니딜을 이끌어내고 승리를 자축하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2주 내에 “원칙적” 합의가 나올 것으로 보고, 파운드 매수 포지션으로 돌아섰다.
ECB 라가르드의 약속
팬데믹 재확산에 경기 회복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가운데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필요시 추가 통화 부양책을 단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지시간 월요일 EU 의회 발언에서 유로존 경제 회복이 불확실하고 불완전하다며, 소비자들이 지출에 조심스러워하고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중 보건 위기는 계속해서 경제활동에 부담을 주고 경제 전망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ECB 정책위는 모든 정책 수단을 적절하게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ABN Amro는 일부 반대에도 ECB 위원들 사이에서 이미 추가 부양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1.35조 유로 규모의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아마도 12월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재의 코로나19 감염 추세를 막지 못한다면 일일 확진자수가 하루 1만9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안한 터키리라와 러시아루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의 전면전 우려에 이웃에 위치한 터키와 러시아 통화가 월요일 추가 압력을 받았다. 터키 리라는 한때 달러 대비 2% 넘게 밀리며 사상최저치를 경신했고, 러시아 루블은 6개월전 코로나19 패닉 당시 기록했던 저점을 향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의 반응은 이들 통화의 취약성을 부각시킨다. 지난주 터키중앙은행의 깜짝 금리 인상에도 리라화 추락을 멈추지 못했고, 러시아의 경우 제재 가능성 우려가 루블화를 수주간 압박했다. Rabobankd의 Piotr Matys는 “러시아와 터키가 각각 반대편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어 지정학적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을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터키는 그동안 충돌을 피해왔지만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를 두고 긴장이 불거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와 상호 방위협정을 맺고 군사 기지를 배치한 상태다. 한편 아제르바이잔은 지난달 터키와 대규모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러시아는 물론 NATO, EU, OSCE 등 국제기구는 양측에 화해를 촉구했지만, 터키는 동맹국인 아제르바이잔을 지지하면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SEB의 Per Hammarlund는 시장이 루블화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지난 1년 사이에 시장의 태도가 바뀌어 루블화가 투자자의 위험선호 악화시 훨씬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