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달러 더 오른다, 유가 92달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사우디 감산 연장에 따른 공급부족 우려에 브렌트유가 장중 한때 2% 가까이 급등하며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다. WTI 역시 89달러로 연고점을 다시 썼다. 국제유가가 6월말 이후 25% 넘게 오르면서 자칫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져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추가 긴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JP모간 등은 유가가 100달러까진 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Vanda Insights 역시 상승 모멘텀이 현재로선 소진된 상태로 90달러 부근에서 머물 것으로 에상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 랠리가 하루만에 꺾이며 약세로 마감했다. 애플은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공식적인 탄핵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해외 사업과 대통령의 연루 및 혜택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출 예정으로, 매카시는 바이든의 “부패 문화”를 비난하며 “심각하고 믿을만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장 연방정부 자금이 9월 말 소진될 예정인 가운데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 방편을 마련해야 하는 워싱턴 정계가 탄핵 논란으로 더욱 갈등이 불거질 전망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 더 오른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이 추가 긴축을 추진한다면 시장이 이를 리프라이싱하면서 그 결과 달러와 미국채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 Acadian Asset Management가 경고했다. 글로벌 거시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Clifton Hill은 연준위원들이 11월 FOMC를 앞두고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경우 달러가 추가 5% 상승할 것으로 보고,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 캐나다달러, 엔화 대비 미달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신흥시장(EM) 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점치면서,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 브라질 헤알화가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약 4.3%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007년래 최고치인 5%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2-3차례 정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만 할 수도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4분기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목표에서 다시 멀어져 오른다면 이는 시장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2%까지 빠르게 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4%를 상회하고 있는데다 올 가을에서 내년 초까지 그 자리에 머물거나 더 오를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가 우려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연장함에 따라 세계 석유 시장은 올 4분기에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공급 부족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아마도 10여년 만에 가장 큰 공급부족이 될 수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현지시간 화요일 발표한 최신 전망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크게 줄어든 글로벌 원유 재고가 4분기엔 하루 약 33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될 경우 적어도 2007년래 최대로 기록될 수 있다. 지난주 사우디는 기록적인 수요에도 하루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브렌트유는 이미 배럴당 92달러를 넘어 작년 11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디젤 가격은 유럽에서 급등했고, 아메리칸항공은 고객들에게 비용 상승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유가 상승은 자칫 취약한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이션 불씨를 되살릴 위험이 있다.

BOJ 베팅

마이너스 금리 시대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스왑시장 트레이더들은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9월에서 1월말로 앞당기는 모습이다. 에바리치자산운용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수입 증가로 일본 은행주의 가치가 향후 18개월에 걸쳐 두 배 가량 오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BOJ의 피봇은 엔화 강세부터 해외에 투자한 일본계 자금의 복귀 등 일련의 매크로 트레이드를 유발하는 글로벌 시장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는 BOJ의 통화정책 변경은 글로벌 유동성을 타이트하게 만들 수 있다. 많은 일본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해 지난 몇년간 전 세계의 다른 나라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왔기 때문이다.

노린추킨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Takeshi Minami는 “단기 금리 시장이 내년 마이너스 금리의 종료를 가격에 반영하려 애쓰고 있으며, 적어도 다음 주 우에다 BOJ 총재의 발언이 나올 때까지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BOJ는 6월경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고 같은 시기 또는 그보다 조금 더 일찍 일드커브통제(YCC) 정책을 해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물가와 임금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는 것이 가능한 옵션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베팅을 부추겼다. BOJ는 9월 22일 정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고민

글로벌 경제가 이제 고금리의 장기화 시대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한 세대만에 가장 가파른 긴축 행진이 대체로 마무리되고 있지만 지난달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중앙은행 정책입안자들은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끌어내리기 위해 금리가 보다 높게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이번주와 다음주에 몰린만큼 이들의 경기 판단과 정책 경로 안내가 보다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ECB와 영란은행은 추가 25bp 인상이 예상되는 반면 연준은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 긴축을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 ECB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내년에도 3%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반등 시들

중국 대도시의 주택 판매가 정부의 모기지 규제 완화로 반짝 되살아났으나 2주도 안되어 모멘텀을 잃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 대책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는데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공식 통계 자료가 부족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긴 어렵지만 1선(tier-1) 도시에서 반등세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징후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중개업체인 Centaline Group의 추정치에 따르면 부양책에 가장 열렬히 반응했던 베이징마저 기존 주택 매매가 지난 주말 약 1700채로 이전주 대비 35% 급락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신규 주택 판매 역시 유사한 추이를 나타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