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거침없는 달러, 미-중 휴전 연장?

달러 상승세가 거침없는 모습이다. 달러지수(BBDXY)는 2016년래 최장기인 8거래일 연속 올라 1월 하락분을 만회했다. 유로와 엔화는 연저점을 경신했다. 글로벌 성장과 무역 우려는 물론 브렉시트와 워싱턴 정국 경색까지 좀처럼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하며 미증시역시 상승이 제한됐다.
무엇보다 이번주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의 결과가 투심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협상이 완전히 결렬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기존에 정했던 휴전 기간을 연장해 양국 정상이 담판을 지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다음달 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을 위해 비공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헝가리에서 중국 화웨이와 계약시 미국 장비 구매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미정부 셧다운 재개를 피하기 위한 국경 안보 예산안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S&P 500 기업의 올해 EPS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3%에서 1%로 하향조정하고, 1분기에 3년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랙록은 EM에 대해 펀더멘털이 향후 몇분기 동안 지지될 것으로 보여 대규모 매도가 나올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비둘기 글로벌 중앙은행에 달러 3년래 최장기 랠리

달러가 1월말 FOMC 결정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올랐다. 연준의 비둘기파적 태세 전환에 호주중앙은행과 영란은행 등도 정책 긴축 기대를 낮추었다. BNP 파리바 자산운용은 달러 약세 전망을 버리고, 글로벌 성장 둔화로 다른 나라 역시 금리 인상이 어려워졌다며 올해 상반기에 달러가 5% 상승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달러의 깜짝 강세는 모간스탠리와 노무라 등 달러 약세를 전망했던 월가 기관들을 당황시키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달러 약세론자들에게 골치거리는 이를 대신할 통화가 늘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성장 부진과 정치적 불확실성, 브렉시트는 말할 것도 없고 분트금리마저 하락해 달러를 미워하는 것만큼 유로를 미워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美정부 셧다운 가능성 60%…부채한도 문제까지 번지나

워싱턴 교착상태로 이번 주말 정부 셧다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위험인 부채 한도 문제가 다가오고 있다. 무디스는 이미 셧다운 2.0은 미국 생산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셧다운이 부채한도 적용 유예가 끝나는 3월 1일을 넘어설 경우 부채한도 협상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ompass Point는 2차 셧다운 가능성이 지난주 30%에서 약 60%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연준이 경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능력이 부족할 경우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처음부터 데이터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며, 미국 경제가 직면한 역풍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것은 정말 나쁜 아이디어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영국 성장률 추락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영국 투자가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침체로 빠져 경제에 거의 동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영국 4분기 GDP성장률이 전기대비 0.2%로 예상을 하회했으며, 12월의 경우 -0.4%를 기록했다. 2018년 연간 성장률은 1.4%로 6년래 최저치로 둔화되었다. 파운드는 달러 대비 0.6% 넘게 하락했다. 영국은 약 6주후 유럽연합을 떠날 예정이지만 정치인들은 ‘이혼 합의’ 방식에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영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을 0.2%로 전망하고 있지만 작년말 모멘텀이 갑자기 꺼지면서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브렉시트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로 기업에서 재고를 급격히 늘리려는 광범위한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中기업 2곳 부채 상환 실패…크레딧 리스크 우려

중국 기업 2곳이 이달 부채 상환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사상 최대 규모의 디폴트를 겪고 있는 중국 크레딧 시장에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민성투자집단은 2월 1일 약속했던 회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작년 채무 불이행을 겪었던 윈타임 에너지 역시 지난주 구조조정 채무 상환 계획의 일부를 지키지 못했다. 중국 당국이 11조 달러 규모의 채권시장의 균열을 완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여력이 부족해 보인다. 6월 30일에 2320억 위안 규모의 채권이 만기 도래 예정인 상황에서 민성투자집단이 최종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윈타임 에너지와 더불어 타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Shanghai Maoliang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기업들은 대개 단기로 채권을 발행해 사업을 확장한 반면 투자 주기는 대개 장기로 이루어졌다”며, “정부의 유동성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이 여전히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동성 경색에 2018년 역내 채권 중 사상최대인 1196억 위안 규모의 디폴트가 발생했다.

중국, 금보유 늘려…이탈리아 금보유고 쟁탈전

중국인민은행(PBOC)은 금 보유량이 1월말 5994만 온스로 전월 5956만 온스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엔 10톤 미만이 늘어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금보유량을 확대했다. 중국은 성장 둔화의 징후와 미-중 무역 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금 보유량을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 속에 외환보유고를 다변화하면서 2018년 사상 2번째 규모로 금보유를 추가했다.
이탈리아 포퓰리스트 정부가 세계 4위인 1030억 달러 상당의 금보유고가 국가에 속한다는 법안 제정을 추진하면서 다시 한번 중앙은행과 맞붙었다. 유로존에 회의적인 동맹당 의원이 이같은 법안을 발의하자 야당은 발끈했다. 일부 언론 역시 정부가 지출 공약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보유고에 손을 댈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