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달러 `공포지수'..브렌트유 80불

(블룸버그) — 브렌트유가 공급 우려와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드디어 80달러를 넘어섰다. 미 증시는 등락을 거듭하다 약보합에 마감했다. 경기지표 호조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3.12% 까지 올라 2011년래 고점을 재차 갈아치웠고, 달러는 연고점을 다시 썼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에 회의적 전망을 내놓은 반면, 북한의 경우 김정은이 우려하는 리비아식 해법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체제보장을 약속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미무역 흑자를 2000억 달러 줄이겠다며 타협안을 제시했다. 터키 리라가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신흥시장 우려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 정치 불안 등에 유로화는 4거래일째 약세를 지속했다.
오늘 개장전 발표될 일본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0.7%로 3월 1.1%에서 둔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2% 물가 목표의 구체적 달성 시기를 최근 정책 성명문에서 삭제한 바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신흥국 금리인상 압박…달러가 ‘공포지수’

달러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신흥국 통화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인 방어 조치에 나서면서 인도에서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다른 주요 신흥국 역시 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 석학인 라인하트 미 하버드대 교수는 신흥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며, 부채 증가 및 교역조건 악화, 글로벌 금리 상승, 성장 정체 등을 이유로 꼽았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경기침체가 상당히 임박했고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방어를 위해 약 13%p의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IMF에 긴급 지원을 신청했다. 이번주 브라질은 약 2년간의 금리인하 기조를 접고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인도네시아는 통화정책 긴축에 나섰다. 터키 역시 리라가 사상최저로 폭락하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Sonal Desai 채권펀드 매니저는 아르헨티나보다 터키 채권이 더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멕시코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VIX 변동성 지수가 그동안 시장 침체 신호로 널리 알려져왔으나 최근 달러가 소위 ‘공포 지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오안다의 Stephen Innes가 진단했다. 특히 달러 급등세에 위험자산 매력이 떨어지면서 신흥시장 증시는 최근 몇 주 동안 랠리가 꺾인 모습이다.
한편, 다음 주 금통위를 앞두고 어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과연 일부 시장의 예상대로 5월 소수의견 개진을 신호로 7월 금리 인상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브렌트유 80불 돌파…골드만 ‘유가 강세 베팅 축소는 위험한 전략’

브렌트유가 런던장에서 80달러를 돌파하며 2014년 11월래 고점을 깼다. OPEC 감산에 글로벌 과잉재고가 줄고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원유 선적 전망이 악화된 영향이다. 그러나 뉴욕장에서는 셰일 증산과 시추기 수 증가 등에 오름폭의 상당 부분을 되돌렸다.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차이가 벌어지며 미국의 원유 수출은 사상최고 수준이다. Stratas Advisors의 Ashley Petersen는 “아직 OPEC이 감산합의 조기 중단에 대해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어 시장에 호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와 UAE 에너지 장관은 최근 유가 움직임이 지정학적 요인 때문이라며 시장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원유 수요가 견조한데다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어 유가 강세 베팅을 줄이고 있는 머니매니저들이 “위험한”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협상 여전히 가시밭길…중국 타협안 제시

류허 중국 부총리가 무역 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이 성공할지 의심스럽다며, 중국과 유럽연합 등 다른 나라들이 “너무 버릇이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류허 부총리와 현지시간 17일 오후 4시에 비공식 회동을 시작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중국은 트럼프에게 미국산 상품 수입을 늘리는 등 여러 조치를 통해 연간 대미 무역흑자를 2000억 달러 줄이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트럼프 행정부 관료가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17-18일 고위급 회담에서 새로운 제안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말했다. 미국의 관심은 중국의 무역장벽 및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해결을 통해 중국이 미국 기업에게 시장을 개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커들로는 설명했다. 그는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 국장을 둘러싼 내부 분열 추측을 일축했다.

트럼프, 김정은 달래기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게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하려 한다면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강경파인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맹공격하자 트럼프 미 대통령은 ‘리비아식 모델’을 원하는 게 아니라며 김정은 달래기에 나섰다. 카다피 사망으로 이어진 리비아식 해법은 협상 실패시 시나리오로, 김정은이 비핵화에 합의할 경우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북한에서 북한을 통치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매우 부유해질 것이다. 북한 주민들은 매우 근면하다”고 트럼프는 말했다. 북한이 아직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바꾸지 않았다며 변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게 핵협상 테이블에서 보다 강경한 노선으로 돌아서도록 부추기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중앙일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에게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안좋아도 적극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정부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판문점 선언으로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던 남북 관계는 북미간 신경전에 냉각 상태로 돌아섰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한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KCNA를 통해 말했다.

미국채 금리 더오른다…증시 자금 이탈 신호?

최근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5거래일 연속 올라 마감 기준으로도 3.1%을 가뿐히 넘어섰다. 4월초 2.7% 초반대로 밀리며 잠시 주춤하던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자 일부에서는 3.5%까지 내다보고 있다. 2011년 이후 피보나치 차트를 그려보면 3.19%가 다음 타겟이 될 수 있다. 이는 대략 2011년 7월 고점 3.22%에 가깝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래 고점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증시에서자금이 이탈할지 여부에 쏠려 있다. S&P500 지수의 연수익률은 약 4.8%로 미국채보다 약 1.7%p 가량 높지만 연초와 비교해 그 갭은 40bp 가량 줄었다.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은 5월 34.4로 예상치와 이전치를 크게 상회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해당 지표가 2016년 12월 이후 20선 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1980년대 초반 이후 최장기 확장세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무역전쟁 우려에도 기업의 경기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향후 견조한 성장세를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