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무역합의 연기? 트럼프 흔들

(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기대가 지나쳤던걸까? 당초 이달 칠레 APEC 정상회의에서 체결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중 부분 무역합의가 일정이 꼬인데다 막판 조율을 놓고 서명 시기마저 연기되는 분위기다. 양국 정상간 회동이 12월에나 이루어질 듯 보이며, 장소 역시 백악관이 제안했던 아이오와와 알래스카가 배제되고 아시아나 유럽이 거론되고 있다. 뉴욕 증시는 장중 대부분 약세로 거래됐고, 미국채 금리는 4거래일만에 하락했다. 백악관은 협상에 진전이 있다며 합의 체결 일정이 정해지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탄핵 공개 청문회가 다음주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Taylor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대사 대행은 트럼프 측근들이 우크라이나에 정치적 수사를 압박한 정황을 자세히 설명했고, 민주당은 이를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버지니아주는 물론 공화당 텃밭인 켄터키주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트럼프의 내년 재선 도전에 적신호를 추가했다. 야누스 헨더슨은 9월 레포시장 혼란이 연말 재현될 우려가 있어 현금 확보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Curvature는 연준의 유동성 투입 약속에 레포금리 스파이크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OPEC+ 추가 감산 없다

OPEC+ 주요국들이 다음달 회동에서 추가 감산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OPEC 회원국과 동맹국들은 현재의 생산량 목표를 고수하고 이를 보다 충실히 지키자는 데 합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익명을 요구한 협상대표들이 밝혔다. 전세계 석유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OPEC+ 는 12월 5-6일에 비엔나에서 회동을 갖는다. OPEC는 내년 상반기 공급 과잉을 예상하고 있고, 유가는 이미 대부분의 회원국이 재정 적자를 피하는데 필요한 수준보다 낮은 상태다. 미국 셰일 오일 공급이 급증하고 글로벌 수요가 느린 성장세를 보이면서 2020년은 더욱 암울하다. 모간스탠리, Commerzbank AG, Rystad Energy AS 등은 OPEC+가 결국 추가 감산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추가 감산의 주요 걸림돌은 이라크와 나이제리아 등 일부 국가가 아직 연초 약속했던 공급 조절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OPEC+는 공급량을 하루 120만 배럴 가량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까지 겹치며 국제유가(WTI)는 한때 2% 가까이 하락했다. 한편 대규모 브라질 유전 입찰은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불참해 국영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대부분 맡게되는 등 실망스러운 결과로 끝났고, 이에 헤알화 가치가 급락했다.

IMF, 유럽 경고

독일이 재정부양 없이도 현재의 침체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의 통화정책 여력이 거의 소진되고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MF는 유럽 지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하방 리스크가 높아진 상태에서 컨틴전시 플랜의 실행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역 보호주의와 혼란스러운 브렉시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강조하며 재정 정책 대응 공조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독일 숄츠 재무장관은 이같은 우려를 일축하며 성장을 멈춘 경제 엔진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 당장 재정부양책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실제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며, “그러나 현재 위기 상황은 아니며 위기가 예상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IMF는 영국 내년 1월 유럽연합을 질서정연한 탈퇴 합의 없이 떠나게 될 경우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2년내 3.5% 추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시나리오에서 EU의 성장률은 0.5% 가량 타격이 예상된다.

中, 아람코 IPO 투자 검토

중국 국유기관들이 사우디 아람코의 기업공개(IPO)에 총 50억~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사우디는 사상최대 IPO를 성사시키기 위해 우호적 국가들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실크로드펀드(Silk Road Fund)가 IPO 참여를 논의 중인 기관 중 하나이며, 다른 중국계 펀드나 국유 기업들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은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과거 무역 통로를 되살리기 위해 ‘일대일로’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 투자시 중국은 사우디와의 관계가 공고해질 뿐만 아니라 유가 상승시 이익을 얻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가능하다. 국유 정유업체 시노펙 그룹과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 역시 최근 몇달간 아람코 IPO 투자와 관련해 논의를 했고, 투자 약속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으며 투자자 구성과 투자금액은 중국 정부에 달려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연준과 ECB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올해 3번의 금리 인하로 미국 경제가 양호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리가 정책을 잘 조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이 경제가 직면한 실질적인 위험에 대비해 잘 자리를 잡았다.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노동 시장이 강하지만 낮은 실업률에도 인플레이션이 촉발되지 않고 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잘 억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기대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통화정책은 다소 완화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는 전망에 대한 견해를 바꿀 의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3분기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이 예상과 달리 2015년래 처음으로 하락한데 대해 “완만한 장기적 추세”에 부합한다며 한 분기 수치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Holzmann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위원은 통화정책이 한계에 달해 추가 금리 인하가 긍정적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재정부양 카드를 꺼내들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태국, 바트화 강세 막자

태국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1.25%로 25bp 인하하고, 바트화 강세를 막기 위해 자금유출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태국은 올해 5년래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면서 통화와 재정 부양을 강화하고 있다. 바트화는 지난 1년간 달러 대비 8% 이상 올라 EM 통화 중 최고 성적를 기록하며 수출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부담을 주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조치가 자본 흐름의 불균형을 해소해 자금이 보다 쉽게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수출업체의 대금과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 관련 규정을 완화하고, 해외 송금 제한도 거의 없앴다. 부총재는 필요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며, 매 3개월마다 외환 규제 완화의 효과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ING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바트화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며, 반면 소폭의 금리 조정은 경제에 당장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태국은 조만간 발표될 미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어 정책 당국이 바트화 강세를 되돌리기 위한 보다 공격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