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중 스몰딜? 북한 도발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되었지만 중국의 농산물 구매 규모 등 세부사항이 모호하자 “스몰딜”에 불과하다는 평가 속에 미 증시는 13일  등락을 거듭한 뒤 가까스로 강보합에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목요일 급등분을 상당부분 되돌려 1.82%대로 내려왔고, 골드만삭스는 연말까지 2%에 도달하기 힘들다며 1단계 합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데다 2020년 미 대선 전에 추가 진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13일밤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또다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최근 시험의 경험과 기술이 미국의 핵위협을 견제하고 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적용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어떤 결심도 행동으로 관철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는 한국 방문에 앞서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방침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연말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될지 주목된다.

한편, 중국은 독일이 5G 장비 선정과정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한 가운데 홍콩 시위대와 경찰이 15일 다시 충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관세 양보 vs 농산물 구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타결을 선언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가 낮아지고 적어도 일시적으로 양국간 무역전쟁 확대 우려가 진정될 전망이다. 이번 합의는 중국이 대두와 돈육 등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 확대와 지적재산권 및 환율에 대한 새로운 약속을 축으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조만간” 농산물을 연간 500억 달러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 일정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 대가로, 트럼프는 기존의 미국 관세를 일부 축소해 12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5%에서 절반으로 낮췄다. 그러나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기존 25%의 관세는 유지했다. 15일로 예고됐던 스마트폰과 장난감 등 1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는 유예됐다. 이번 합의안은 지적재산권, 기술 이전 강요, 농산물, 금융, 환율과 투명성, 무역 확대, 양자 평가, 분쟁 해결 등 총 9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중국측은 설명했다. 트럼프는 금요일 무역협정 2단계를 위한 협상이 바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관세를 없애고 싶어하고 우리 역시 그렇게 해도 괜찮다. 그러나 관세는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 무기로 이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몰딜?

시장은 아직 합의의 세부사항이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반응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관세 조정이 내년 2%로 예상되는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기업 투자심리 개선을 도울 경우 간접적 효과가 상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오랫동안 미국이 불평해왔던 중국의 산업보조금 정책과 국유기업 행태와 같은 보다 구조적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며, 이번 딜이 잃은 만큼 대가를 얻었는지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곧바로 추가 합의를 위한 협상을 촉구했다. U.S.-China Business Council의 Craig Allen는 “양국 관계의 추가 악화를 막는 고무적인 첫 단계”라고 환영하면서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과 중국이 직면한 이슈들은 복잡하고 다면적이다. 단기간에 모두 해결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보다 복잡한 이슈들을 다루게 될 2단계 협상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 마무리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중국 관료들은 비공개적으로 1단계 이후 대화 진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보였고 일부 미국 재계 인사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는 “트럼프가 2단계 협상이 바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1단계 딜이 매우 작기 때문”이라며, 빅딜이 무산되는 것보다 스몰딜이 천천히 이행되는 편이 선거에 유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탄핵

트럼프는 결국 미국 역사상 세번째 대통령 탄핵이란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원 법사위가 13일 민주당 주도하에 트럼프의 탄핵을 권고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통령의 직권 남용 혐의가 궁극적인 헌법적 처벌 대상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법사위는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라는 2개의 탄핵소추안 조항에 대해 각각 23대 17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하원은 이번주 전체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내들러 법사위원장은 “슬픈 날”이라며, 하원이 탄핵소추안에 대해 “신속히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상원에서는공정한 대우와 정당한 절차를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하원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지적하며 대통령의 추가 비행으로부터 국가와 선거를 보호하기 위해 탄핵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원민주당 간부회의 의장이자 법사위 소속인 Hakeem Jeffries 의원은 목요일 민주당이 하원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킬 충분한 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상원은 1월에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탄핵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美경제 ‘강한 기반’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덕분에 미국 경제가 2020년 견조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가 주장했다. “미국 주택 시장이 1년전에 비해 정말로 살아나고 있다. 소비지출이 매우 강하다”고 윌리엄스는 현지시간 13일 진단했다. “그동안의 금리 인하로 우리 경제는 내년 훌륭한 성장을 위한 매우 견조하고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처음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을 이끌었던 리스크 중 일부가 거의 해소된 듯 보인다고 윌리엄스는 지적했다. 이번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발표했고, 영국에선 보수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걷어냈다. 다만 미국 고용 창출이 꾸준히 강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낮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윌리엄스는 낮은 실업률이 지속가능하다고 진단하고, 내년 성장률을 2% 정도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내년쯤 2% 목표치에 다시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미국 11월 소매판매는 0.2% 증가에 그쳐 예상치와 전월치를 하회했다.

러시아 5번째 금리인하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계속 하회함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이 5번째 통화 완화를 단행하고 내년 상반기에 추가 인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루블은 달러 대비 한때 1% 가량 강세를 보였다. 금요일 발표된 성명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6.25%로 25bp 내렸다. 올해 들어 총 150bp를 인하한 셈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보다 비둘기파적인 어조를 감지했다. 향후 완화에 대한 가이던스 문구를 살짝 바꿔 인하 시기를 “언젠가 다음 회의” 대신 “2020년 상반기”라고 못박은 것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SEB는 “정책 성명서가 예상보다 다소 비둘기파적”이라며, “추가 통화 완화는 성장 전망에 긍정적이고, 또 위험선호가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는 루블화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년 초 경제지표에 따라 추가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57명의 글로벌 머니매니저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루블화는 2020년 투자자들에게 top pick으로 인기를 얻었다.

—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 (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