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의 50bp 시사, 중국의 코로나 완화 가능성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자 시장이 화답했다. 파월 의장은 간밤 열린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이르면 12월에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해 이번 FOMC에서 금리인상 폭이 75bp에서 50bp로 줄어들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날 미국 증시는 상승 반전됐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이 될 만한 소식도 들려왔다. 밤사이 미국 고용시장이 식고 있다는 지표들이 발표됐다. ADP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미국 기업의 고용이 거의 2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 체이스는 중앙은행의 과도한 긴축으로 내년 주식시장에 하방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고 블랙록은 국채 비중을 줄이고 대신 인플레이션 연동채와 투자적격급 사채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 정책 피봇이 추가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 도시들이 이미 엄격한 통제 조치를 완화시킨 가운데 중국내 코로나 정책 최고 담당자인 쑨춘화 부총리가 코로나 통제와 관련해 중국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그동안 줄곧 써왔던 ‘다이나믹 코비드 제로’라는 용어도 사라졌다. 한편, 천안문 사태를 거쳐 1990년대 중국 경제 성장을 주도한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이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어제 발표된 유로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속보치기준 전년동월대비 10% 상승했다. 10월에는 10.6%를 보여 1년 반 만에 상승속도가 둔화돼 물가상승과 싸우는 유럽중앙은행에게 약간의 희망을 줬다. 한국은행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잠정치기준 전기대비 0.3%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3.1% 성장한 것으로 한 달 전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수치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12월 50bp 인상 가능성 시사…금융시장 환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르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끝은 아직 멀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리가 계속 상승해 당분간 억제적인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현지시간 수요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가진 연설에서 그는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시기가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긴축 정책 진행 상황을 감안할 때 언제 긴축을 완화할 것이냐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얼마나 더 인상해야 하는지, 정책을 제한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간에 대한 질문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을 실시할 것이란 시장의 확신을 높일 수 있다. FOMC는 앞서 4회 연속 정책금리를 75bp 인상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가 하락하며 이날 상승분을 반납했다. S&P500지수는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했고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로 하락했다.

美 고용시장 둔화 징후들…연준에겐 희소식

밤사이 발표된 미국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은 이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연준에게 다소 희망적인 신호를 줬다. ADP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미국 기업의 고용은 거의 2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식었고 임금 상승세도 완화되어 고용주들이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가운데 제동을 걸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ADP의 11월 민간고용지표는 12만 7천명 증가했는데, 이는 2021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 수준이다.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으로 20만 명 증가를 예상했다.

아울러 미국 노동부의 구인 및 이직 조사(JOLTS)에 따르면 10월중 미국의 구인건수가 설문 예상치와 거의 유사한 1030만개로 나타났다. 9월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경제 전반에 걸친 수요를 억제하려는 연준에게 희망적인 신호다. 이들 데이터는 지금까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꿋꿋한 모습을 보였던 노동 시장이 상당히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임금 상승률은 강세를 유지했지만 산업 전반에 걸쳐 그 속도가 둔화됐다. 이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실망스런 일이지만 수십 년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과 맞서 싸우고 있는 연준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中 코로나 정책 피봇 본격화?…장쩌민 사망

중국이 엄격하게 유지했던 코로나 관련 정책들이 서서히 완화단계에 들어가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 관련 대응을 담당하는 최고 관리자인 쑨춘란 부총리는 수요일 베이징에서 국가보건위원회와 보건 전문가들과 회의를 갖고 “오미크론 변종의 병원성이 비교적 약하고 백신접종도 진행되었어며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경험도 축적됨에 따라 코로나와의 싸움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고 새로운 과제에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이후 나온 성명에서 쑨 부총리는 제로 코로나를 의미하는 “다이나믹 코비드 제로”란 용어를 쓰지 않았다. 국가보건위원회 등의 관계자들도 이날 브리핑에서는 이전과 달리 이 용어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반면 고령자에 대한 백신접종을 촉구했다. 쑨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코로나 감염이 더 이상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추가 변경 가능성을 열어놨다. 중국에서는 광저우시 일부와 충칭시 중심부 등 여러 도시가 지금까지의 제한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한편, 장쩌민 전 주석이 수요일 상하이에서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피로 물든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10년 이상 중국 경제의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끈 인물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백혈병과 다발성 장기 부전 등이 사인이라고 한다.

내년 증시와 채권 전망

증시 전망과 관련해 JP모건 체이스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중앙은행의 과도한 긴축으로 인해 추가 약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하방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부터 내년 1분기말 기간 중에 시장이 전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 희소식은 중앙은행이 내년에 언젠가 금리인상에서 벗어나 인하를 시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점이고 나쁜 소식은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로 돌아서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경제에 더 많은 둔화 조짐과 실업률 증가, 시장 변동성, 위험자산 가격의 하락 및 인플레이션 둔화 등의 조합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채권 투자와 관련해 블랙록 인베스트먼트는 장기국채를 구입하는 낡은 전략은 내년에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국채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인플레이션 연동채와 투자적격급 사채를 선호한다고 2023년 전망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높은 소비자물가, 급증하는 국가부채 및 유동성 위험은 이들 자산이 경기침체에 대한 방어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어느 쪽이라도 정책 금리는 시장이 상정하고 있는 것보다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 CEO “FTX 붕괴이후 가상자산회사 대부분 사라질 수도”

블랙록의 최고 경영자 래리 핑크가 대부분의 가상자산 기업이 FTX의 붕괴로 인해 아마도 사업을 접을 것이라고 말했다. 핑크는 수요일 열린 한 뉴욕타임즈 행사에 참여해 인터뷰를 갖고 “나는 실제로 대부분의 (가상자산 관련) 회사들이 주변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샘 뱅크먼-프리드가 바하마에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의 파산으로 타격을 입은 금융회사 중 하나다. 오랫동안 가상자산 회의론자였던 핑크는, 약 8조 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블랙록이 대략 2400만 달러를 ‘펀드오브펀드’라는 투자 수단을 통해 FTX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월가는 물론이고 실리콘밸리와 다른 지역의 자산 운용사들은 수 십억 달러를 FTX에 쏟아부었고, FTX의 가치는 최근 파산하기 전까지 최대 320억 달러에 달했다. 그리고 FTX와 130개가 넘는 자회사들이 파산하면서 세쿼이아 캐피탈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은 FTX에 대한 지분을 제로로 만들었다.

핑크는 다만 증권의 즉각적인 결제와 단순화된 주주 투표를 포함해 가상자산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서 여전히 잠재력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기사 관련 문의: 이경호 (서울)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