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부채한도 난항, 변동성 경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현지시간 화요일 다시 만나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한다. 바이든은 합의에 낙관적이라고 말했지만 매카시 하원의장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르면 6월 1일 재무부의 현금이 소진될 수 있다는 기존 경고를 고수하고, 6월초 만기가 돌아오는 미국채의 금리가 크게 뛰는 등 이미 디폴트 우려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월요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지적했다. 옐런은 다음주 추가 정보가 들어오면 상황을 다시 업데이트 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주 제조업지수가 5월 -31.8로 42.6p 빠지며 2020년 4월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하자 뉴욕증시는 오전 약세를 보였으나, 유럽연합이 690억 달러에 달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계약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반등을 시도했다. 한편 미국이 전략비축유 보충을 위해 원유를 최대 300만 배럴 구매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한 뒤 국제유가(WTI)는 반등세를 이어갔다. 튀르키예 대선에서 포퓰리즘 경제정책을 펼쳐 온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예상보다 선전하며 28일 결선에서 종신집권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자 보르사 이스탄불 국가 100 지수가 6% 넘게 급락했고, 터키리라가 달러 대비 0.5% 빠지면서 국영은행들이 리라화 방어를 위해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부채한도 협상 난항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사상 초유의 미국 연방정부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밝혔다. “우리는 결론을 내는데 근처에도 못갔다”며,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 실무진 회담이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협상이 “어떤 것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카시는 “마치 그들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회의를 했다고 말하기 위해 회동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진전이 없다고 불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화요일 의회 지도부와 만날 계획임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주말 바이든은 부채한도 협상이 아직 돌파구를 마련하진 못했지만 “일부 변화에 대해 실질적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은 “낙관적”이라며 양측 모두 합의에 도달하겠다는 갈망이 있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백악관과 야당이 서로 밀고 당기며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서 대학생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 등 바이든의 주요 정책 성과를 철회하는 조항들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가능한 향후 지출 한도 등을 놓고 협상 중이며,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반빈곤 정부 혜택에 대한 고용 조건 확대다. 바이든은 수요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날 예정으로, 백악관은 월요일 부채한도 협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의 해외 순방 일정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 변동성 경고

월가 대표적 약세론자인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미국 정부의 31.4조 달러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논쟁이 주식시장의 급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부채한도 이슈가 결국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지만 단기적 변동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많은 이들이 이번 리스크가 시장에겐 모두 패자가 되는 “lose-lose” 이벤트로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수면 아래서 크게 외치고 있다”며 거시경제와 기업 어닝의 추가적 실망에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미국 증시의 침체를 정확히 예측했던 윌슨은 부채한도가 재무부 현금이 바닥나는 소위 X-date 전에 인상된다 하더라도 유동성을 압박해 S&P 500 하락을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는 과거 부채한도 논쟁 당시 에너지와 유틸리티 업종이 상대적으로 선방했고, 해당 리스크가 해소된 이후엔 테크와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배당성장 부문의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의 Jean Boivin과 Wei Li 역시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힘겨루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크게 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 역시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경기침체 위협을 악화시켜 위험자산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 인상 중단 vs 추가 인상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가 금리 인상 중단을 선호한다는 신호를 보낸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추가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FOMC 정책 결정 투표권이 있는 카시카리는 현지시간 월요일 한 패널 토론에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낮추기 위해 아마도 연준이 해야할 일이 남은 것 같다”며, “노동 시장이 여전히 뜨겁고 아직 많은 완화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전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진단했다. 굴스비는 CNBC에서 이달초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할지 망설였다며, 지난 1년간 단행한 500bp 인상의 영향이 아직 상당부분 나타나지 않은데다 신용 여건마저 타이트해져 연준이 “더욱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스틱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베팅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는 내년 어느 정도 시점까지 금리 인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물가 압력이 워낙 끈질겨 다음 행보는 인하보다는 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미국 경제가 은행 경색과 신용 긴축이라는 역풍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제는 쉬면서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 따른 파급효과를 지켜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폴 튜더 존스 ‘연준 금리인상 끝’

억만장자 투자자인 폴 튜더 존스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제 마무리되었다며, 경제가 둔화되더라도 주가가 올해말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튜더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인 존스는 연준이 “아마도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1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 대해 “역사상 이런 일은 결코 없었다”고 CNBC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그는 경제가 3분기나 4분기에 침체에 접어들 수 있지만 주식은 상승세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06년 6월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고 주식이 한해 더 랠리를 펼쳤던 때와 비교해 “사나울 정도로 강세적이진 않다”고 밝혔다. 또한 거대언어모델(LLM)과 인공지능(AI)이 향후 5년간 경제성장에 연간 1.5%를 기여할 수 있다며, 지난 75년 동안 몇번 경험하지 못한 높은 생산성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공시자료에 따르면 ‘빅쇼트’ 마이클 버리의 헤지펀드인 사이언에셋이 퍼스트 리퍼블릭을 비롯해 1분기에 미국 지역은행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워런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는 1분기에 US뱅코프 등 여러 금융주를 처분하고 캐피털원파이낸셜에 투자했다.

PBOC, ‘적절한’ 통화 정책 

중국 경제 회복을 위해 더 많은 정책 지원이 필요한지를 놓고 논쟁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민은행(PBOC)은 경제의 전반적인 통화정책 정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금리 수준은 합리적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PBOC는 월요일 발표한 1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완만(mild)”하고 올해 하반기 점진적으로 반등할 수도 있다며, 중국은 “디플레이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 확장과 인플레이션, 광범위한 통화 증가 사이에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중국의 수요 회복 지연과 경기 지원책의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지표를 보면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들쭉날쭉해 그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서비스 부문은 반등한 반면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며,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0.1%에 불과했다. 대출과 수입이 크게 줄면서 소비 수요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지난 달 중국 지도자들은 보다 타이트한 통화 및 재정 조치로 선회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신호를 보냈다. 지금까지 공격적 부양책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PBOC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한 듯 보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