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부채협상진전, 미-중 회동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고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급증해 미국 경제가 식고 있다는 증거를 더하자 미국채 2년물 금리가 이틀째 하락해 장중 3.8%까지 내려갔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물가 압력이 여전히 너무 뜨겁고 끈질기다며 “이는 우리가 상당기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해 시장의 인하 기대를 꺾으려 했다. 뉴욕증시는 부채한도와 지역은행 우려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달러(BBDXY)는 안전자산 선호에 장중 한때 0.6% 넘게 올라 4월 10일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한편 그랜홈 미국 에너지장관이 6월 이후 전략비축유 보충을 위해 원유 구매를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국제유가(WTI)는 낙폭을 줄였다.

이번주 금요일로 예정됐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와의 부채한도 회동이 다음 주로 연기됐다. 구체적 날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는 역사적 디폴트를 막기 위한 합의 타결을 향한 실무진 협상이 진척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 소식통은 에너지 관련 개혁과 정부 지출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매카시는 지도부가 실무진 차원에서 먼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보다 생산적”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ouisa Terrell 백악관 의회 담당자는 매카시 하원의장의 비서실장 Dan Meyer 등과 현지시간 목요일 오후 2시간 이상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부채한도 상향 실패시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매주 전시상황실을 소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식고 있는 미국 경제 

실업수당 청구가 1년여래 최고 수준으로 증가하고 생산자 인플레이션이 둔화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가 식고 있다는 신호를 더했다.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5월 6일 마감 주간 26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24만5000명을 훌쩍 넘어 2021년 10월래 최대를 경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고용시장이 완화되고 있다며, FOMC가 연말 실업률 전망치 중앙값으로 제시한 4.5%가 타당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최종 수요 기준 전년비 2.3%로,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2.5%를 예상했었다. 원자재 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망 이슈가 개선됨에 따라 거의 일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근원 PPI 상승률은 3.2%로 여전히 기저 물가압력은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기준금리를 2007년래 처음으로 5% 위로 끌어올린 연준은 이제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의미하게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를 찾기 위해 서비스 물가를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美설리번-中왕이 전격 회동

제이크 설리반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10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양국 대표는 미-중 양국 관계와 글로벌 및 지역 안보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이슈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성명서에서 전했다. 이번 회동은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경쟁을 책임있게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백악관은 평가했다. 중국 신화통신 역시 이번 대화가 양국 관계에 있어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실질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에 전화통화가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중국측은 수주간 거부해왔지만 바이든은 진전이 있다며 시 주석과의 통화가 성사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설리반-왕이 회동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미국은 최근 실무진은 물론 최고지도자급까지 중국과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압박 전략을 펼쳐왔다. 더욱 경색되고 있는 양국간 관계를 어느 정도 정상화 시키려 애쓰면서, 긴장의 책임을 시진핑에게 떠넘기려 하는 모습이다.

월가 대형은행, 추가 수수료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최근 미국 지역은행 실패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자금 여력이 고갈된 가운데 월가 대형은행들이 수십억 달러의 추가 수수료를 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FDIC는 현지시간 목요일 예금보험기금(DIF) 확충을 위한 소위 특별 평가 수수료 부과안을 제시했다. 3월 위기에 빠진 두 은행의 모든 예금을 한도 없이 보장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한 비용이 약 158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60일간 여론 수렴을 거친 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자산 규모 500억 달러를 초과한 대형 금융기관이 총액의 95%를 부담하게 되며, 자산이 50억 달러 미만인 은행은 면제된다. FDIC는 미국내 수천개 금융기관 중 113개 은행만이 추가 수수료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수수료는 연율 약 12.5bp로 2024년부터 분기별로 8번에 나눠 분할납부가 가능해 은행의 유동성 우려를 덜어줄 수 있다고 FDIC는 설명했다. FDIC의 한 관계자는 이에 따른 월가 대형은행들의 수익 타격은 크지 않고 관리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또한 현재 추정하는 것보다 필요 자금이 적을 경우 특별 평가를 멈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미국 은행 위기 끝내야 한다’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은 규제당국이 미국 은행 위기를 끝내도록 도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은행 위기를 끝내야만 한다”며, 연준이든 연방예금보험공사든지 간에 당국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목요일 프랑스 파리에서 블룸버그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은행 입장에선 더 많은 규제와 규정, 요구조건이 생겨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규제 등이 과도할 경우 일부 지역은행은 일선의 대출 담당자보다 규정 준수부서의 직원 수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직 은행 CEO 중 유일하게 글로벌 금융위기때부터 수장직을 지켜온 다이먼은 최근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인수하는 등 이번 은행 위기 확산을 막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는 은행들이 매년 실시되는 스트레스 테스트로 안심하기 보다는 더욱 광범위한 위험요인을 들여다 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규제당국이 “계속 놀라지 않으려면” 소형 은행들의 재정 상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 실패의 원인을 무능한 경영진에게만 돌릴 게 아니라 당국 역시 일정 정도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란은행 금리 25bp 인상…추가 긴축 시사

영란은행(BOE)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2008년래 최고 수준인 4.5%까지 끌어올렸다. 정책위원 9명 중 2명은 동결을 주장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은 건강한 경제의 기반”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확실히 되돌아가도록 우리는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최종금리 베팅을 9월 4.90%에서 4.95%로 조정했다. 그러나 파운드는 달러 대비 장중 한때 1% 넘게 밀렸고, 길트채 금리 역시 단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BOE는 회의록에서 “보다 끈질긴 물가 압력의 증거가 나올 경우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는 3월 회의 문구를 되풀이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느린 속도로 둔화될 수 있다며 올해말 전망치를 5.1%로 기존 3.9%에서 높이고, 경기침체 전망을 버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E가 정책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은 긴축 주기 중단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음을 시사하는데 주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베일리는 이후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금리 수준에 있어서 쉴 수 있는 지점에 다가서고 있다”며, 다만 아직 이를 보다 강하게 뒷받침할 증거가 없어 지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중단에 가까이 왔는지 묻는 질문에 “그러기를 희망한다. 벌써 12번째 연속 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우리는 증거가 나오는대로 그에 따라 움직일 방침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답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