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부채한도파국? 미국채랠리 기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부채한도 이슈를 놓고 워싱턴 정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여야간 괴리가 크다고 인정하고, 의회가 제때 부채한도를 올려주지 않는다면 행정부가 결국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고 CNBC 인터뷰에서 밝혔다. 빌 카시디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은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해 부채한도를 약간 올려주거나 일시 유예하는 임시방편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이 은행 불안만으로도 이미 골치가 아픈 상황에서 부채한도 문제가 디폴트 위기를 키울 경우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빌 그로스는 부채한도 문제가 결국 해결될 것으로 낙관하며 미국채 초단기물(T-bill) 매수를 권고했다. 미 재무부 자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6월초에 만기가 돌아오는 T-bill의 경우 금리가 5%를 크게 상회한 상태다.

연준 금융안정보고서가 신용 긴축 및 금융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를 경고함에 따라 경기 침체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는 모습이다. “경제 전망과 신용 퀄리티, 펀딩 유동성 등에 대한 우려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경제에 신용 공급을 더욱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용 가용성이 급격히 줄어들 경우 기업과 가계의 펀딩 비용이 높아져 경제활동의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연준은 지적했다. 연준의 대출담당자 서베이 역시 1분기 은행들의 대출 기준이 보다 타이트해지고 대출 수요가 약해졌음을 확인시켜줬다. 캘리포니아 규제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 실패로 드러난 시스템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산 규모 500억 달러 초과 은행들을 감독하는 인력을 늘리고 비보장 예금 및 리스크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부채한도 파국?

미국 연방정부의 파국적 디폴트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당파적 교착 상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구제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바이든과 의회 지도부 간의 역사적 회동을 하루 앞두고 맥코넬은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해결책을 찾는 것은 바이든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이번에도 디폴트는 피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자켓 주머니에 손을 뻗으면서 “여기에 뭔가 비밀열쇠가 있다고 그들은 믿고 있지만, 백악관과 하원의장의 팀이 이제 같이 앉아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딜메이커로 유명한 맥코넬이 이번에도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그는 매카시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맥코넬은 2011년 당시보다 하원이 합의에 보다 강경한 자세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하자 백악관은 지난 토요일 “상당한 지출과 예산 개혁 없이” 그 어떤 부채한도 법안도 저지하겠다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서한에 대한 답변으로 대체했다. Andrew Bates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서에서 이들 상원의원들이 미국의 수많은 일자리와 기업, 은퇴계좌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비난했다.

부채한도발 미국채 랠리 전망

JP모간체이스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2011년 또는 2013년 상황과 유사하다며, 당시 “기술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하기 며칠 직전에 부채한도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미국채 10년물 랠리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Jay Barry와 Srini Ramaswamy 스트래티지스트가 진단했다. 이들은 과거 사례를 되돌아보면서 “평균적으로 그같은 상황에서 10년물 금리가 새로운 부채한도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몇달간 거의 30bp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9일이면 기술적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미 재무부의 모든 자원이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논쟁이 향후 몇주에 걸쳐 격화됨에 따라 미국채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부채한도 우려가 높아질수록 미국채 10년-30년 구간 스티프닝 트레이드가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수 있어 미국채 금리 하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 과도?

바클레이즈에 이어 골드만삭스도 고객들에게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상당폭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반해 베팅하라고 조언했다. 스왑시장은 올해 말까지 70bp 가량 인하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Praveen Korapaty 등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그같은 전망이 과하다고 보고 12월 금리스왑 페이(pay) 거래를 추천했다. 골드만은 역사적으로 볼때 연준이 연속해서 금리를 올린 뒤 두차례 동결할 경우 그 다음 6개월은 대개 동결 기조가 나타났다며, 이는 현재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올해 완화 정도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작년 3월부터 10번 연속 금리를 인상해왔다. 바클레이즈는 지난주 FOMC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확인되었다며, 기저 경제지표 역시 향후 회의에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어느 정도 시장이 반영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2023년 8월 연방기금 선물계약에 대해 4.94%에 숏포지션 진입을 권고했다.

‘미국 증시 최악 끝나지 않았다’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경기 침체 우려를 감안할 때 최악의 압력이 지나갔을 수도 있다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기업 이익 마진 등 성장을 지지했던 일부 요인들이 약해짐에 따라 미국 주식시장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을 비롯한 리스크 시장은 올해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이는 경기침체 또는 금융시장의 심각한 위기 중 하나 때문일 것이란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듯 보인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지적했다. 시장이 경기침체 리스크를 제대로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데다 연준의 긴축 효과가 누적됨에 따라 미국 은행 위기 역시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역시 미국 거시경제 지표 약화는 기업 어닝 추이의 약화를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 주가가 2거래일 연속 반등해 현지시간 월요일 장중 한때 30% 넘게 올랐다. 팩웨스트는 자사의 비즈니스가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며, 자본 강화를 위해 배당금을 보통주 1주 당 1센트로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RBC Capital Markets는 팩웨스트의 배당금 삭감이 자본 구축을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지역은행 건전성 우려가 재차 불거지며 지난주 투매세에 시달렸던 웨스턴 얼라이언스와 자이온스 뱅코프 등도 이틀째 반등했다. 다만 지난 금요일 4.7% 반등했던 KBW 지역은행 지수는 하락으로 돌아섰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최고경영자 빌 윈터스는 최근 미국 지역은행의 붕괴에 대해 ‘대마불사(too-big-to-fail)’란 개념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2500억 달러 규모의 실리콘밸리은행조차 일반적 정리 절차로 처리하기엔 너무 몸집이 크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