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부채한도 낙관, 은행주 탈출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부채한도 협상이 아직 돌파구를 마련하진 못했지만 “일부 변화에 대해 실질적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현지시간 토요일 밝혔다. 이어 일요일엔 “낙관적”이라며 양측 모두 합의에 도달하겠다는 갈망이 있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금요일로 예정됐던 바이든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와의 부채한도 회동은 실무진 협상이 진척을 보임에 따라 이번 주로 연기됐으며, 소식통에 따르면 화요일 진행될 예정이다. 라엘 브레이너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실무진 협상이 “진지하고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증시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점프 소식에 6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차 부각됨에 따라 약세를 이어갔다. 한편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개표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에르도안 현직 대통령이 공화인민당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를 앞섰지만 과반 득표율에 못미쳐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터키리라 변동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12년래 최고

5월 초 미국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경기 전망 우려가 커지며서 소비자신뢰는 후퇴했다. 미시간대 5년-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로 시장 예상치 2.9%를 크게 뛰어넘었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이전치 4.6%에서 소폭 밀리는데 그쳤다. 소비자신뢰지수의 경우 모든 전망치보다 낮은 57.7로 작년 11월래 최저치를 경신하며 지난달 63.5에서 급격히 떨어졌다. 해당 서베이를 담당한 Joanne Hsu는 “현재 새로 들어오는 거시경제 지표는 경기침체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부채한도 위기 등 경제 관련 부정적 뉴스가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우려가 5월 들어 고조되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신뢰는 2011년 부채한도 대치국면 당시에도 급락했다가 위기 해소 후 되살아났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비행기가 코를 박고 착륙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PBS NewsHour에서 말했다. “그같은 측면에서 일부 유망한 신호가 있다. 그러나 항상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 통화정책 시차 

필립 제퍼슨 연준이사는 올해 인플레이션 진전이 “혼재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책 효과가 경제 전반에 퍼지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3월 예상치 못하게 하락한 중고차 가격을 제외하고 핵심 재화 물가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통화정책은 길고 다양한 시차를 두고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가파른 긴축에 따른 효과가 아직 다 나타나지 않은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퍼슨을 브레이너드 후임으로 연준 2인자인 부의장에 지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받아야 한다. 한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금리 인상이 거의 마무리되었다는 신호를 보냈다. “통화정책은 현재의 거시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충분히 제약적 수준의 하단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제약적 영역은 새로운 지표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의 경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려주지 않을 경우 연방 정부가 일부 지급을 어길 수 밖에 없다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우려했다. “의회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의 신용 등급이 정말로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는 미국채든 사회보장이든 간에 무언가 지급 의무를 디폴트해야만 한다”며, “이는 미국이 1789년 이후로 하지 않았던 일이다. 지금 와서 이를 시작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많은 시장 참가자들은 2011년 부채한도 대립 당시 연준과 재무부간 논의 내용을 토대로 이번에 부채한도가 제때 인상되지 않을 경우 미국채 원금 및 이자 상환을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옐런은 자신이 당시 연준부의장이었다며 “내가 알기로 이 계획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적이 없으며 승인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안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는 부채한도를 높이기 위해 의회와 함께 일하는데 모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부채한도 상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지 대통령과 논의하지 않았다. 우리의 초점은 이를 성사시키는데 있다”고 답했다. 디폴트 예상 시점에 대해서는 의회에 2주 안에 보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주 탈출러시

KBW은행지수가 4주 연속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항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21개 은행을 추종하는 해당 지수는 3월초 이래 33% 넘게 추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금융주에서 5월 10일 마감 일주일 동안 2022년 5월래 최대치인 21억 달러가 빠져나갔다고 EPFR 글로벌 데이터를 인용해 추정했다. Refinitiv Lipper에 따르면 금융주에 집중한 ETF는 작년 9월래 최대 현금 유출을 기록했고, 290억 달러 규모의 금융 선별 섹터 SPDR 펀드는 지난 2주 동안 20억 달러 이상 빠져나갔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속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실리콘밸리은행 등 몇몇 지역은행들이 뱅크런에 쓰러지면서 투자자들이 다음 희생타자를 찾아 투매에 나섰고, 그 결과 웨스턴 얼라이언스 등 여러 지역은행 주가가 3월초 대비 50% 이상 폭락했다. S&P 500 편입 종목 올해 최하위 10위권 중 8개가 금융주다.

Hovde Group 애널리스트 Ben Gerlinger는 웨스턴 얼라이언스의 경우 주가 하락이 비이성적이고 정당한 근거가 없다면서도, 뱅크런이 멈출 것이란 확신이 크지 않아 투자자들이 군중 심리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웨스턴 얼라이언스에 대해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를 제시하고 주가가 향후 1년에 걸쳐 두배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규제당국 역시 미국 은행에 대한 신뢰 제고를 위해 애쓰고 있지만, 지역은행의 경우 구조적 으로 취약해 예금에 의존할 수 없을 경우 대출을 통해 예대마진으로 돈을 벌 수 없다고 헤지펀드 Livermore Partners는 지적했다. “비즈니스 모델과 환경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섹터에 대해 자신있게 매수를 추천하기 극도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G-7, 러시아 압박…금융시스템 안정 강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13일까지 사흘간 일본 니가타에서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 및 금융시스템 불안 등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다양한 리스크에 힘을 합쳐 대응하기로 합의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월말 인도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회원국간 이견 차이로 흔한 공동성명도 내지 못한채 흐지부지 끝났던 때와 달리 중국과 러시아가 빠진 G-7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러시아에게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당장 끝내라고 촉구했다.

또한 높아진 불확실성에 경제 정책의 “민첩성과 유연성”을 강조하고, 중앙은행의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을 잘 고정시키고 부정적인 국경간 파급효과를 제한하기 위해 정책 기조를 분명히 잘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은행 등 미국 지역은행이 무너지고 크레디트스위스가 UBS에 인수된 가운데 글로벌 금융 안정 이슈가 주요 의제로 제기됐다. G-7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여전히 “회복탄력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안이함을 경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연내 ‘회복탄력적이고 포용적인 공급망 강화’(RISE)를 위한 파트너십 출범도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이제 관심은 5월 19-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로 쏠릴 전망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