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부양책흔들, 블루웨이브 기대↓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최근 상승이 미국 부양책 합의 기대를 지나치게 반영했다는 판단 속에 5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어닝 시즌의 막을 연 JP모간과 씨티그룹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향후 부실채권 악화 우려 속에 각각 장중 최대 2.1%, 5.1% 급락했다. 존슨앤드존슨이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을 중단한데 이어 일라이릴리도 잠재적 안전 문제로 정부의 후원을 받은 항체 치료제의 3상 임상 시험이 중단되어 두 회사 모두 주가가 2% 넘게 하락했다. 첫 5세대 통신(5G) 지원 스마트폰인 아이폰12 시리즈를 선보인 애플은 전일 급등분을 일부 내주었다.
OPEC+는 1월부터 감산 규모를 하루 200만 배럴 완화할 방침에 여전히 변화가 없다고 UAE 에너지장관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제가 개선세를 나타내고 코로나19 확산이 어느 정도 통제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오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0%로 동결할 것으로 블룸버그 설문에 참가한 21명의 이코노미스트 전원이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소폭 상향 조정하고 내년엔 2.9%를 전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선거전 물건너간 美부양책?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부양책이 경제 회복과 코로나19 대응에 부족하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민주당 동료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적했다. “불행하게도 트럼프측 제안은 팬데믹과 깊은 경기침체가 요구하는 수준에 상당히 못미친다”며, “그 결여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상당한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갑자기 협상 중단을 선언한 뒤 일주일만에 더 큰 규모의 코로나19 구제책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민주당과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펠로시와 므누신 재무장관은 주말 동안 1.8조 달러 규모의 행정부측 방안을 놓고 논의를 했지만 향후 협상 일정은 불분명하다. 민주당은 2.2조 달러의 부양책을 요구하고 있다. 펠로시는 트럼프가 선거일 전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수표를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시장이 오르는 것을 원할 뿐이라며, 지난 화요일 협상 중단 소식에 증시가 급락하자 다시 부양책 협상팀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공화당원들이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11월 3일 선거 전에 합의안을 통과시킬 시간이 아마도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맥코넬은 다음주에 소규모 사업장의 급여보호프로그램 지원만을 표결하자고 제안했지만 곧바로 펠로시에게 거부당했고, 트럼프마저 “부양책! 대규모로 할 게 아니면 집에 가라!!!”로 트위터로 비웃었다.

IMF 경제전망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5.2%에서 -4.4%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수정치 역시 대공황 이래 최악이다. 내년 경제 반등 전망치는 기존 5.4%에서 5.2%로 소폭 내렸다. IMF는 코로나19 사태가 잡힐 때까지 세계 경제가 불균형적인 회복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팬데믹에 따른 경제 충격은 유럽 회복기금 등 적극적 재정 지원과 대규모 중앙은행 자산 매입 덕분에 어느 정도 완화되었으며, 이처럼 전례없는 정책 노력으로 선진국과 대부분의 신흥국 및 개도국에서 6월 이래로 금융 여건이 느슨해졌다. 전세계적으로 6조 달러 규모의 직접적인 세제 및 지출 조치가 시행되었다. Gita Gopinath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후퇴를 막으려면 정책당국이 성급하게 부양책을 거둬들여서는 안된다고 권고했다. IMF 전망치는 통화정책이 2025년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내년까지 이어지다가 백신 보급이 확산되면 점차 풀릴 것이란 전제를 가정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4.3%로 기존 -8%에서 크게 개선되었다. 유로존 역시 -8.3%로 -10.2%에서 상향조정되었다. 중국의 경우 올해 1.9%, 내년 8.2% 성장을 예상했다.

‘블루웨이브’ 신중론

11월 미국 선거에서 민주당의 압승 가능성에 올인하던 시장이 점차 신중해지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아지자 많은 스트래티지스트들이 소위 ‘블루웨이브’를 외치며 민주당이 백악관은 물론 미의회마저 장악할 경우 신규 재정 부양책이 쉽게 통과될 수 있어 시장에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확률이 높아 대규모 재정 지출의 의회 통과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원의 주도권을 공화당이 계속 쥐고 부양책이 지연될 경우 미국 경제가 내년 1분기까지 어려울 수 있다고 Vince Cignarella 블룸버그 스트래티지스트는 내다봤다. Nomura Securities International은 “재정 부양책은 곧 새로운 QE”라고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지적했다. 한편 RBC는 추가 부양책이 반드시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이미 강한 경제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 경계하는 영국

영국은 안보를 이유로 영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를 취소시킬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담은 급진적 법안 마련에 나섰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위 국가안보투자법안이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달 후반에 공개될 수 있다. 국방과 필수 인프라 시설과 같은 영국의 주요 자산에 대해 적대적인 국가가 지배력을 갖지 못하도록 막고 민감한 지적자산을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다. 논란의 여지가 예상되는 부분은 정부가 국가안보가 걸린 딜에 대해 역소급해 개입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과거에 우려가 제기되었던 인수합병을 당국이 다시 들여다볼 수다는 뜻이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최근 영국의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의 진입을 놓고 양국간 정치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한편 존슨 영국 총리는 야당과 전문가들로부터 전국적인 “서킷브레이커” 봉쇄 조치를 명령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미래 관계 정립을 위한 브렉시트 협상은 영국이 정한 10월 15일 시한을 앞두고 대치국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월가 어닝시즌

JP모간 체이스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거래량 증가로 주식과 채권 트레이딩 부문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씨티그룹의 경우 분기 실적 발표에서 트레이딩 수입은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규제 당국이 부과한 벌금 때문에 비용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분기에 5.5%로 내다봤던 내년 경제성장률을 3.3%로 하향조정하고 실업률은 5.9%에서 6.4%로 높이는 등 보다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JP모간과 씨티를 합친 3분기 대손충당금은 28.7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상반기에 워낙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JP모간은 내년 하반기부터 소매부문 포트폴리오에서 상당한 손실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