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또 긴급 인하
BOE는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1%로 15bp 내리고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3월 26일 정례회의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BOE는 현지시간 목요일 2주만에 또다시 긴급조치를 취한 것이다. 채권매입 규모를 6450억 파운드(7500억 달러)로 2000억 파운드 확대하고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수단인 TFSME도 늘리기로 했다. 베일리 신임 BOE 총재는 바이러스 충격이 지표에 나타나기를 기다리기 전에 먼저 행동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며, 정책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BOE의 깜짝 조치에 전일 장중 5% 가까이 폭락했던 파운드는 달러 대비 최대 1.6% 반등을 시도했으나 코로나19 사망자수 발표 후 밀리고 말았다. 길트 2년물은 20bp 넘게 빠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E의 조치에도 영국 경제가 2분기에 심각한 충격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후에 경기 반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존슨 총리는 6월까지 코로나19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美실업수당 청구 2년래 최고
코로나19 사태로 고용주들이 직원을 내보내기 시작하면서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월 14일 마감 주에 28만1000건으로 2년여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간기준 2012년 허리케인 샌디 여파 이후 최대폭인 7만건이 늘어 감염 확산 충격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사전설문 예상치는 중앙값 기준 22만명이었다. Pantheon Macroeconomics는 다음주 발표에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00만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은 3월 -12.7로 이전치 36.7, 예상치 8.0을 크게 하회했다. 월간 낙폭이 사상 최대로, 바이러스로 인한 수요 충격이 제조업체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총재는 미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 피해를 견딜 수 있다며 낙관적 견해를 나타냈다. 한편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미국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정책당국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채권 매입과 미국채 매입 한도 대폭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에 두려움이 커서 일부 크레딧 시장의 경색을 초래하고 있고 주식시장마저 두려움이 관측된다”고 진단했다. 경제 전망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상당부분 달려 있다며, “베스트 케이스”는 미국 경제가 한분기 수축한 뒤 반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엔 심각한 경기 위축이 예상되며,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달러 개입?
미국 등 여러 나라가 치솟는 달러 가치를 잡기 위해 공조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통화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그같은 시도가 성공을 거둘지에 회의적이다. 전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무질서한 움직임을 부추겼던 달러의 갑작스런 강세 행진 뒤에는 달러 유동성에 목마른 세계적인 패닉이 자리잡고 있다. 도이치은행 Alan Ruskin 등은 달러 경색이 워낙 심각해 달러의 경로를 바꾸려는 그 어떤 노력도 무기력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Ruskin은 현재 당국의 개입 가능성은 50% 아래로 보고 있다. BBDXY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 확보를 위해 각종 자산을 팔아치우는 가운데 3월 9일 이후 거의 8% 상승했다. 연준이 달러 통화 스왑 라인을 한국 등 9개국 중앙은행으로 확대하면서 잠시 달러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다시 랠리가 재개됐다. 미국의 개입이나 심지어 국제적 공조조차 달러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Ruskin은 주장했다. 연준이 달러를 쓸어담는 쪽보다 필요로 하는 곳에 돈을 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차라리 달러 수요 압박이 좀 잦아들때 개입하는 편이 낫다. 달러가 하락할 준비가 되어 있을때 열린 문에 힘을 주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Mark Sobel 전 미 재무부/IMF 관료는 자금조달 이슈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이번에 체결한 통화 스왑 라인이 시장 개입보다 달러 경색을 해소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달러 강세는 원인이 아니라 증상”이라며, 글로벌 정책 공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25년·50년물 발행 검토
트럼프 행정부는 1.3조 달러의 재정부양책 계획에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으로 초장기물 국채 발행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고문들은 납세자에게 가장 적은 부담을 주면서 추가 연방정부 부채를 감당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25년만기와 50년만기 미국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이 밝혔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 고문은 이를 찬성한 반면, 므누신 재무장관은 처음엔 회의적이었지만 지금은 보다 긍정적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한때 76bp까지 확대됐다. 므누신은 현지시간 수요일 폭스 비즈니스 뉴스에서 지난 1월 초장기물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충분치 않다고 결론 내렸으나 이젠 “저금리를 활용할 계획”이라며 “추가 채권 발행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원유 구입 계획에 유가 급반등
미국이 전략비축유 확대에 나서면서 국제유가(WTI)가 20% 넘게 반등해 전일의 급락폭을 거의 되돌렸다. 므누신은 트럼프에게 전략비축유를 채워 10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원유를 구입하는 방안을 의회에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부는 전략비축유를 위해 3000만 배럴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적절한 시기”에 러시아와 사우디간 유가 전쟁에 개입할 생각임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번 상황에 대해 막대한 힘을 갖고 있으며, 일종의 중간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3월초 OPEC+ 감산 합의 불발 이후 유가가 40% 이상 폭락하면서 산유국 사이에 긴장의 조짐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사우디와 이라크는 다음달부터 정유사 운임환급(freight rebates)을 삭감하기로 했다. 유가 붕괴와 운송비 급등에 중동 산유국들이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첫 신호다. 캐나다산 원유 일부가 이미 사상처음으로 배럴당 10달러 아래서 거래되고 일부 북해유전이 비경제적인 상태에 접어드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긴장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한편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