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잔인한 10월 끝, 유럽성장충격

드디어 잔인했던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JP모간은 연말 증시 회복을 점쳤고, 실리콘 밸리은행은 달러의 후퇴를 기다리고 있다. 월가 강세진영의 대표주자들은 최근 증시 혼란에 전망을 낮추었다. 무역전쟁 공포를 안겼던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 증시가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라고 주장했고, 또 중국과의 합의 가능성을 내비쳐 안전자산 선호가 다소 후퇴한 모습이다. 미 증시는 변동성 장세 속에 3대 지수 모두 1.5% 넘게 반등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12%로 올라섰다. GE는 실적 실망과 회계 조사로 급락한 반면, 페이스북 분기 주당순이익은 예상을 상회했다.
유로존 GDP 충격과 S&P의 브렉시트 관련 발언에 유로와 파운드가 밀리며 달러(BBDXY)는 연고점을 경신했다. 유가(WTI)는 미 재고증가와 글로벌 수요 우려에 장중 2% 이상 급락, 8월 중순래 저점을 경신했다. 트럼프는 미국 출생자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행정명령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혀 중간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정치공방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달러당 7위안선 붕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역외위안화는 간밤 제한적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은행(BOJ)이 오늘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달러-엔 환율은 113엔을 시도했다. 한국 9월 광공업생산이 전년동월비 8.4% 감소해 예상보다 크게 나빠지면서 다음달 한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폭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伊 3분기 GDP 제자리…유로존은 +0.2%, 예상 하회

3분기 GDP성장률이 0%로 이탈리아 경제가 약 4년만에 처음으로 멈춰서면서 포퓰리스트 정부의 야심찬 지출 계획에 부담을 더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10년물이 10bp 이상 오르는 등 전구간에 걸쳐 크게 상승했다. 씨티그룹은 수출 부진을 지적하면서, 수출이 단기간 안에 크게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 여건이 타이트해져 향후 성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탈리아 정부가 예산안을 두고 유럽연합과 대치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더욱 부각되었다며, 이는 채권금리 상승을 부추겨 신용 제공을 힘들게 한다고 우려했다. 이제 이탈리아 경제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3분기 GDP 성장률은 0.2%로 전기치와 예상치 0.4%를 하회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일부 일시적 요인도 있겠지만 기저 모멘텀 자체가 약해진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성장세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유럽중앙은행은 결국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춰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서프라이즈 지수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 대비 세계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유로화는 0.3% 가량 하락했다. 한편, 독일 CPI는 10월 2.4% 올라 2월래 가장 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트럼프 관세에 시험대 오른 중국의 부양책 의지

부채를 통한 경기부양책의 과거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노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백악관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중국 당국은 2008년과 2015년에 시도했던 대규모 지출 및 통화부양책 대신 감세, 규제 완화, 투자 인센티브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경제성장과 고용이 실제로 큰 타격을 입을 경우 빅뱅 부양책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차분한 대응을 전망하고 있다. Pacific Investment는 과거 중국은 국영기업을 통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 거액을 쏟아부었지만, 지금은 자금이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추가 재정 완화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상무부는 푸젠진화반도체가 미국 수출제한 목록에 추가된 사실에 대해 미국의 일방적 제재와 기업의 정상적인 국제 무역에 대한 간섭 행위를 반대한다며 ‘부당한’ 관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겐하임 ‘다음 경기침체 2020년’…美 소비자신뢰 18년래 최고

구겐하임은 일드커브 플래트닝을 재차 경고했다. 3분기 견조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침체가 2020년 초에 시작될 것이란 견해는 변하지 않았다며, 과거 경기 침체에 앞서서 나타났던 일드커브 역전 현상이 강력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 위험은 거의 없지만, 보다 제한적 통화정책이 경기과열을 압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와 JP모간은 향후 몇개월 동안 커브 플래트닝을 점친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와 웰스파고 등은 약간의 스티프닝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미국 10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는 18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해당 설문조사가 18일에 마무리되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일부만 반영되었지만, 그럼에도 이번 지표는 소비가 무역 전쟁과 증시 하락 등 확대된 불확실성을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신호라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상황 지수와 기대지수간 격차가 지난 2개월에 걸쳐 줄어들어든 점은 현 경기팽창 주기가 더 진행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았다.

S&P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 신용등급 고려 사항’

국제신용평가사인 S&P Global Ratings는 ‘노딜 브렉시트’ 확률이 높아져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검토시 고려사항이 되었다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영국은 완만한 침체에 진입할 수 있으며, 영국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다만 아직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S&P는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강등했고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이에 파운드는 낙폭을 키웠다. 한편, 유럽연합은 브렉시트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역내 은행들이 청산결제소 등 런던의 금융 인프라를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헤알화 급락시 외환보유고 풀수도’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 수장인 구에데스는 헤알화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경우 외환보유고 일부를 팔아 국내 부채를 축소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신정부가 중앙은행 독립성 등 개혁을 단행해 헤알화를 짓누르는 불확실성을 없앤다면 그같은 조치는 아마도 불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헤알화에 대한 투기세력의 공격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위기가 더 악화되어 달러당 5헤알까지 간다면 우리는 1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팔 수 있다”며 “이는 5000억 헤알로 역내 시장에서 채권을 되사는데 쓸 수 있다”고 말했다. Haitong Bank는 개혁 추진과 자산 매각, 부채 축소 등에 대한 구에데스의 전반적 비전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외환보유고는 현재 약 3800억 달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