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시장붕괴 조짐? 미중 자존심 대결

미-중 무역협상은 물론 유럽과 신흥시장 여기저기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발 돌발 악재에 변동성이 급등하는 등 과거 붕괴시 나타났던 경고신호가 깜빡이고 있다. 월가 공포지수인 VIX가 한때 40% 이상 급등해 1월래 최고 수준을 경신했고, 미증시 주요 주가지수는 장중 2% 넘게 급락했다. S&P 500의 경우 구성 종목 중 93%가 하락해 작년말 대폭락을 연상시켰다. 역외위안화는 이틀 연속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가 대중관세 인상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류허 부총리가 목요일 워싱턴에 도착해 양국간 자존심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기회복 신호에 양국 정상 모두 상당한 양보 대신 강경노선을 선택할 여지가 더욱 커졌다. 군드라흐는 미국이 대중관세를 올릴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보았다. 호주중앙은행이 어제 금리를 동결한 이후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인하를 단행할지 주목된다. 중국이 오늘 발표할 4월 수출증가율은 전년비 3%로 크게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는 전화통화로 북한 도발 및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국 3월 경상수지는 48.2억 달러 흑자로 전년비 축소됐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시장 붕괴 경고

변동성 시장이 증시에 리스크 확대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과거 대규모 시장 붕괴에 앞서 나타났던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는 모습이다. 미 무역대표부가 트럼프의 대중 관세 인상 위협을 확인하면서 증시 매도세가 강해지자 VIX 근월물(1개월) 커브가 원월물(2개월)을 추월했다. 시장은 그동안 미-중 무역합의와 연준 인하 기대에 힘입어 고요함을 유지하면서 미증시가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변동성은 올해 들어 지난 주말까지 절반 가량 하락했고, S&P 500 지수는 18% 급등했다. VIX 선물 커브가 지금처럼 백워데이션으로 바뀔 경우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의 단기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Macro Risk Advisors는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노이즈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서 방어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EU, 유로존과 독일 성장률 전망치 낮춰

유럽 집행위원회가 유로존은 물론 독일 경제전망치를 낮추고, 무역 긴장 고조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경우 2019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5%로 하향조정했다. 유로존 성장률은 올해 1.2%, 내년 1.5%를 예상했다. EU 관료들은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현저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망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무역 분쟁, 제조업의 “예외적 부진” 등으로 휘청이는 유로존의 취약점을 보여준다. EU 집행위는 “미-중 무역협상과 브렉시트가 초기 시한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다양한 불확실성이 계속 남아있다”며, “무역 긴장의 확대는 커다란 충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보고서 발표 후 유로존 주요국 채권금리는 하락하고 유로는 달러 대비 낙폭을 확대했다. 분트 10년물 금리는 화요일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英 브렉시트 협상 난항

소식통에 따르면 메이 총리의 내각은 야당인 노동당과 브렉시트 합의안을 타결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화요일 회의에서 내각 각료들은 노동당과의 협상이 정체되고 있고 향후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다음 단계로 초점을 옮겨 의회에 어떤 선택지를 제시할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메이 총리는 3차례에 걸쳐 의회로부터 거부당한 후 4월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지금까지 합의된 청사진은 없다. 화요일 협상이 재개되었지만 양측 모두 지난주 선거 결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 돌파구 마련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바클레이 브렉시트 장관은 화요일 각료 회의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월 31일까지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제 공은 시진핑에게… 중국의 선택은?

견조한 경제지표 덕분에 트럼프는 무역 회담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시진핑은 농업 등 트럼프에게 정치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관세가 발효되는 즉시 보복관세를 부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시진핑은 미국 기업을 상대로 보복조치를 취할 수도 있으며, 특히 미국산 자동차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대두 구매처를 미국에서 브라질과 같은 나라로 바꿀 수도 있다. 두번째 선택지는 침묵이다. 트럼프가 초기에 대만과의 보다 공식화된 관계를 운운하자 중국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결국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그가 이번에도 물러설지는 불확실하다. 단기적으로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위험은 상당하다. 대외 압력에도 시진핑이 미국과 대화를 지속하고 양보를 하려 한다면 국내에서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단지 트럼프를 막기 위해 대화를 이어나갈 생각이라면, 오히려 트럼프의 화를 사서 관세전쟁이 악화될 수도 있다.

터키 리라 급락에 금리 인상설 되살아나

터키 리라가 다시 압력을 받으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다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리라 가치는 7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통화정책 긴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대해 경고했다. TD 증권은 리라가 이번 분기에 달러 대비 약 20% 약세를 보이고 7월말까지 기준금리가 600bp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탄불 시장 선거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오면서 정치혼란 리스크가 높아져 정부의 경제활성화 노력이 흔들리고 조만간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기대를 무너뜨렸다. 통화정책 긴축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통해 리라화를 지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남아 있어 선택지가 제한적으로 보인다. 리라 스왑시장은 유동성이 적지만 트레이더들의 생각을 보여준다. 리라화 1개월 포워드 내재금리는 화요일 27%로 280bp 올랐다. 1년물 CCS는 거의 30%로 급등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