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물가8%? 오일쇼크, 러 디폴트?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결과 이번주 발표될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기준 7.5%~8.1%로 중앙값 기준 7.9%로 집계됐다. 2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 넘은 데다가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더욱 뜨거워질 경우 연준은 3월 금리인상은 물론 보다 매파적 스탠스를 예고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나면 연준이 50bp 인상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증시는 지난 금요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리스크의 확대 우려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면서 또다시 하락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강력한 국제적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비무장 요구를 거부하고 저항을 계속하는 한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십자포화에 놓인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주에도 급격한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러시아산 원유 제재 논의에 공급 충격 우려가 깊어지면서 브렌트유는 이미 배럴당 135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미-일간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고 유가 충격으로 석유 수입국인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악화될 경우 달러-엔 환율은 6년래 최고치인 12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Mitsubishi UFJ Morgan Stanley Securities가 경고했다. Mizuho Bank와 TD Securities는 6월말까지 117엔을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국제유가 전망

국제유가(WTI)가 지난 한 주동안 배럴당 24달러 넘게 요동치며 사상 최악의 변동성을 연출했다. 브렌트유 역시 1988년 해당 선물이 거래되기 시작한 이래 주간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움직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 초기 당시 대혼란마저 무색하게 했다. 백악관이 의회의 압박 속에 미국의 러시아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금요일 유가 랠리는 더욱 탄력을 얻었다. 미 행정부와 에너지 업계는 이같은 조치가 미국 소비자와 글로벌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금지를 동맹국들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일요일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원유가 계속해서 시장으로부터 거부당할 경우 유가가 향후 3개월 안에 15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은 러시아 공급 차질 지속시 브렌트유가 연말 185달러에 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고, 헤지펀드 Westbeck Capital Management은 러시아 에너지 수출 제한시 유가가 200달러를 넘어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란이 현지시간 토요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 문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이라는 이름의 이란 핵협정의 복원에 주요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올해 3분기면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다시 풀릴 수 있어 유가의 거침없는 고공행진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아 디폴트 대책

국제적 금융 제재 조치에 자본통제로 대응하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디폴트를 막기 위해 현지시간 토요일 러시아가 발행한 국채와 회사채를 발행 통화에 상관없이 루블화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재무부는 러시아 정부의 경화채권 상환 여부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거주자에 대해서는 외화표시 채권의 대금을 루블로 지급하기로 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연이어 러시아 국가신용등급을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 한편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러시아내 신용카드 서비스를 중단하자 Sberbank는 러시아 지급 시스템인 Mir와 중국 UnionPay를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발급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계 베테랑인 Jay Newman은 러시아 국채가 이제 휴지조각이 되었다며, 디폴트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에반스 ‘연말까지 2%’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중립” 수준 근처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25bp씩 최대 7차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우리가 매 회의마다 25bp씩 올린다면 연말엔 1.75%~2%가 될 것”이라며, “그 정도면 필요시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정도로 중립에 가깝다. 그대로 놔둘 수도 있고, 물러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은 지난 12월 미국의 중립금리가 중앙값 기준 2.5%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었다. 에반스는 미국 2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앞서 파월 연준의장이 내놓은 전망을 바꾸진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파월은 40년래 가장 달궈진 물가를 잡기 위해 3월 25bp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일련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7월래 최대인 67만 8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42만3000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실업률은 3.8%로 내려왔고,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비 기준 0%로 1월 수정치 0.6%에서 상당폭 하락했다.

오일쇼크와 경기침체

Pictet Asset Management는 역사적으로 볼때 이 정도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미국 경제가 팽창을 멈추고 침체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50년에 걸쳐 인플레이션 조정 유가가 추세보다 50% 뛰어오를 때마다 불황이 뒤따랐다며, 재앙까지는 아니어도 경제 성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8달러를 뛰어 넘어 올해 약 50% 급등했다. S&P 500 에너지 종목 분야의 경우 올해 35% 오르고 엑손모빌과 쉐브론 등은 주가가 두자리수 급등했지만, 동시에 이같은 오일 호황이 곧 끝날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산되면서 S&P 500 지수 중 숏포지션이 3번째로 가장 많다.

中성장률 5.5% 목표

중국이 올해 약 5.5%의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정했다. 팬데믹이 경제를 강타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 1990년래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시장 컨센서스 5.1%와 국제통화기금 전망치 4.8%에 비해 야심찬 목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목표치가 중국 당국이 기준금리를 더 내리고 인프라 지출을 확대하고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추가 조치를 단행할 생각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리커창 총리는 토요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리스크로부터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과감한 액션을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외 정세를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경제 발전이 직면한 리스크와 도전이 올해 크게 커졌다”며, “어려울 수록 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BNP파리바의 Jacqueline Rong은 5.5%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통화정책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국인민은행이 중기대출창구 금리를 4월이나 5월 5bp 인하하고 지준율을 하반기에 50bp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