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CPI 급냉, 7월인상 마지막?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6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6bp 급락했고,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 S&P 500 지수가 2022년 4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브렌트유는 5월래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상향 돌파했다. Oxford Economics는 “연준의 긴축 주기가 끝나가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고, BMO Capital Markets는 9월 FOMC 회의 전까지 나올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비슷한 추이를 나타낼 경우 연준이 긴축을 멈출 여지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가 작년 4월래 최저치로 밀린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6% 급락했고 유로와 파운드는 1년여래 고점을 경신했다. 스위스프랑은 2015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CIBC는 연준이 긴축 종료에 다가서고 있다는 견해가 활기를 얻으면서 강력한 달러 약세 신호를 보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는 “이제 디스인플레이션이 대세로 트레이드를 주도하고 있다”며, 연준이 7월로 금리 인상을 마무리지을 것이란 주장이 월가에서 더욱 신뢰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주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골드만삭스가 이례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낮추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Mike Mayo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데이비드 솔로몬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이래 최악의 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에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1월 이후 크게 둔화되었지만 기저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아 올해 남은 기간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CPI 급냉

지난 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3.0%로 시장 예상치 3.1%를 하회하며 2년여래 최저치로 후퇴했다. 작년 6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주효했다. 전월비 상승률은 0.2%를 기록했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비 4.8%, 전월비 0.2%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파월이 선호하는 주거비와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전년비 기준 2021년 말 이래 최저치인 4%로 내려왔다. 연준이 1년여에 걸친 공격적 긴축을 통해 물가를 잡는데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면서 이제 7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연준위원들의 진단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연준이 고착화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며, 은행들에게 더 높은 금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가 관리와 금융 안정성은 대개 상충적이지 않지만 만일 은행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할 경우 정책당국에 딜레마를 가져올 수 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발표한 에세이에서 경고했다. 은행 시스템이 현재는 “튼튼하고 회복탄력적”이지만 지난 3월 높은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여러 지역은행이 줄줄이 실패했듯이 스트레스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비록 6월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연준의 2%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너무 일찍 물러서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져 결국 연준이 더 많이 (긴축)해야 한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말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6월 CPI 보고서에 대해 연준이 이를 매우 환영하겠지만 7월 금리 인상을 막을 정도는 아니라며, 다만 7월이 마지막 인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캐나다 또다시 인상

올해 초 긴축 행진을 중단했다가 고집스런 물가 압력과 견조한 소비 증가세에 놀라 지난달 금리 인상을 재개했던 캐나다 중앙은행이 또다시 25bp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22년래 최고 수준인 5%로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되돌아갈 시점을 두 분기 정도 늦춰 2025년 중반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 조사에서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25bp 인상을 예상했으며, 시장은 그 가능성을 4분의 3 정도로 점쳤다.

티프 맥클렘 총재는 정책위원회가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엔 금리를 동결할지 논의했으나 기다림에 따른 장점 보다 행동의 지연에 따른 비용이 크다고 판단해 결국 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정보가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할 경우 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Desjardins증권의 Royce Mendes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추가 긴축의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금리 인상 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스왑 트레이더들은 9월 추가 인상 베팅을 50%에 약간 못미치는 정도로 높였고, 캐나다달러는 한때 미달러대비 0.7% 가량 점프했다.

엔화 터닝포인트

올해 실망만 가득했던 엔화 강세론자들에게 마침내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은행(BOJ)이 초완화 정책을 고수함에 따라 10% 랠리 기대는 아직 현살화되지 않았지만, 엔화가 터닝포인트에 직면했다는 신호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글로벌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바꾸기보다 논리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시 예상되는 엔화 강세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JP모간 이코노미스트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예상보다 고집스런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없어 주요국 경제가 붕괴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할 때 전통적 안전자산인 엔화는 만성 저평가 상태로, 교역 가중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계산시 1971년래 최약세 수준에 머물고 있다.

Vanda Research의 Viraj Patel은 만일 세계 경제가 무너질 경우 엔화 가치가 20% 가량 오를 전망이라며, “이는 시간 문제로, 연말과 내년으로 가면서 글로벌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말 달러-엔 환율을 135엔으로 내다봤다. 옵션시장 트레이더들 역시 달러-엔 환율 하락에 베팅 중이다. 반면 아직도 많은 월가 전문가들이 엔화 강세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산운용사와 레버리지펀드들은 지난주 엔화에 대해 숏포지션을 확대했고, JP모간은 연말 달러-엔 환율 목표치를 기존 142에서 152로 높였다.

ECB도 7월 인상이 마지막?

보리스 부이치치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이번달 회의 이후 9월의 정책 결정은 “매우 열려있다”며 향후 나올 지표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일 한 연설에서 그는 ECB가 경제와 인플레이션 전망을 살펴보고 실제 가격 지표와 지금까지의 통화정책 파급 효과를 분석할 계획이라며, 자신은 개인적으로 전망보다 지표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비스 분야의 약화가 이제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지난 2-3년에 걸쳐 늘어났던 가계 잉여 저축이 상당히 소진되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언제 ECB가 공격적인 긴축 행진을 멈출지에 쏠려 있다. 일부 매파 위원들은 가을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긴축에 따른 경기 위축을 우려하며 7월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끝내길 원하는 위원들도 있다. 한편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전례없는 금리 인상이 은행권을 통해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통화정책 파급효과의 시차를 감안할 때 본격적인 경제 효과는 앞으로 2년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