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인플레위협, 빠른 양적긴축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12월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약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준의 3월 금리 인상설을 뒷받침했지만 이미 시장이 예상한 수준인데다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에 미국채 트레이더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앞두고 미국채 시장 포지션은 이미 2017년말 이래 가장 약세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3bp 가량 올라 0.91%을 넘어선뒤 오름폭을 줄였고, 10년물은 360억 달러의 발행을 소화하며 장중 1.71%을 하회하기도 했다. 금리선물시장은 계속해서 3월 연준의 25bp 금리 인상 확률을 88% 정도로 반영했다.

연준부의장에 지명된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현지시간 목요일 예정된 상원 인준청문회를 위한 모두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내리고 포용적인 경기회복을 지속하는 것이 연준의 가장 시급한 임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서 근로자들은 자신의 봉급이 얼마나 올라갈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을 이어나갔다. 달러(BBDXY)는 한때 0.7% 가까이 급락해 11월래 최저치를 경신하며 100일 이평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국제유가(WTI)는 이틀 연속 급등해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다. 기술분석상 50일 이평선이 100일 이평선을 하회하고 과매수권에 진입할 경우 최근 랠리가 단기적으로 과도했다는 판단 속에 방향이 바뀔 수 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인플레이션 위협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7%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1982년 6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비는 0.5%로 예상치 0.4%를 상회했다. 주택과 중고차, 식료품 등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2021년 대부분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을 주도했던 에너지 가격은 지난달 하락했다. 근원 CPI의 경우 1991년 이후 최대폭인 5.5%(전년비) 상승했고, 전월비로는 0.6% 올랐다. 이르면 3월이라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바클레이즈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Gapen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이중 책무를 기본적으로 달성했다며, “예상치 못한 빅 이벤트가 발생지지 않는 한 무엇도 연준의 3월 인상을 막을 순 없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공급망 정상화와 에너지 가격 안정으로 CPI 상승률이 올해 3% 부근으로 진정되겠지만, 집세 및 임금 상승, 코로나19 확산, 공급 문제 지속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방 위험이라고 지적한다.

빠른 양적긴축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중앙은행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빠르게 대차대조표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3월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메스터는 “통화 완화를 제거해야 하는 이유가 매우 분명하다”며, 동시에 “대차대조표의 자산 수준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월스트리트 저널 라이브 행사에서 말했다. 대차대조표 정리 속도에 대한 질문에 “미국 경제가 지난번 축소를 시작할 때보다 훨씬 강한 상태다. 솔직히 금융시장 기능에 파괴적이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가능한 빨리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스터는 연준 내에서도 보다 매파적 인사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다른 연준위원들도 인플레이션 급등에 유사한 주장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한편 연준 베이지북은 작년말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했지만 기업들의 향후 6개월간 낙관적 전망은 일부 지역에서 후퇴했다고 전했다.

美실질금리 상승 경고

모간스탠리의 수석 크로스에셋 스트래티지스트 Andrew Sheets는 미국채 시장이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적응함에 따라 새로운 주식 변동성의 파고를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전세계 위험자산에 밸류에이션 동력을 제공했던 미국채 10년물 실질금리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현재 -0.83% 수준에서 올해 -0.3%으로 50bp 넘게 점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초저금리 시대에 호황을 즐겼던 값비싼 주식들이 새해 벽두부터 겪었던 매도세가 지속될 위험이 있다. 그는 “시장에 아직 끝나지 않은 비즈니스가 있다”며,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되고 있어 금리 움직임이 끝났다거나 가격에 모두 반영이 됐다고 믿기엔 너무 이르다. 실질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크다”고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한편 모간스탠리와 BNP파리바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외환시장도 각 국가간 통화정책이 차별화됨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 과잉대응?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인 Rick Rieder는 연준이 3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경직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수요는 아직도 강하다며, “역사상 매우 드문 일”이라고 트위터에서 평가했다. 그는 수급 불균형 문제가 당장 몇달 안에 개선되긴 어렵겠지만 인플레이션은 봄이나 여름이면 둔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3월 금리를 올리더라도 과잉대응은 피할 것이라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통화정책의 “완화와 긴축은 대칭적 경제 및 시장 반응 함수가 아니다. 특히 금융시스템에서 유동성을 거둬들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경쟁법

미국 하원이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중점 산업의 기술 개발 및 생산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는 중국경쟁법안의 통과를 추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한 보좌관이 전했다. 작년 6월 상원이 미국혁신경쟁법안(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을 승인한데 이어 11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한 방법을 찾기로 합의했다. 해당 법안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난을 해소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약 520억 달러의 지원금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러먼도 상무장관은 하원 통과를 위해 펠로시와 직접 접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