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CPI 진정, 中성장둔화?

(블룸버그) — 미국 인플레이션이 8월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이미 피크에 도달했다는 진단 속에 미국채 금리가 10년물이 5bp 가량 빠지는 등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해 불 플래트닝을 연출했다. CPI 발표 직후 미국채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가 한때 112bp로 확대되기도 했으나 이후 1년여래 처음으로 106bp 아래로 축소됐다. 일각에선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와 금리 인상에 있어서 시간 여유를 벌었다고 판단하는 모습이지만 연준의 테이퍼링 일정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아이폰13 등 신모델을 발표한 애플의 주가가 1% 가까이 밀리는 등 뉴욕 증시는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아마존은 미국 노동시장이 타이트한 가운데 물류 담당 직원을 12만5000명 신규 채용하기 위해 시간당 기본급을 기존 15달러에서 18달러로 인상했다. 한편 오늘 나올 중국 8월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 투자 지표는 성장 둔화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터넷과 부동산, 사교육 분야 등 강화된 규제 단속이 경제 부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그동안 시장에서 유동성을 서서히 흡수하고 부양책을 자제해 온 통화 당국의 스탠스가 바뀔지 주목된다. 한국의 8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역대최저인 2.8%, 취업자 수는 전년비 51만8000명 증가를 나타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CPI 진정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비 0.3%로 예상치 0.4%를 밑돌면서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일부 더는 모습이다. 전년비 상승률은 5.3%로 예상치에 부합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의 경우 전월비 0.1%로 2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0.3%를 예상했었다. 전년비 상승률 역시 4.0%으로 예상치 4.2%를 하회했다.

Vital Knowledge의 Adam Crisafulli는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피크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당장 주식을 매수할 이유는 아니라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연준이 여전히 테이퍼링을 밀고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리오프닝과 관련된 물가 급등세는 진정되기 시작한 반면 지속되고 있는 공급 차질은 내년까지 이어져 인플레이션에 계속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美물가채 시험대

2009년래 상대적으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인 미국 물가채(TIPS)가 이제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경고가 늘고 있다. UBS Group과 Aberdeen Asset Management 등은 연준이 그동안 실시해 온 월간 1200억 달러의 채권 매입이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TIPS에 치우치면서 TIPS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지적다. 한편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한 보호막으로 전례 없는 규모의 자금을 TIPS에 투자하는 펀드에 쏟아 부어왔다.

이제 1.6조 달러 규모의 TIPS 시장을 뒷받침하는 두 개의 기둥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먼저 양적완화를 통해 TIPS 보유를 늘려온 연준은 올해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피크에 이르렀다는 조짐을 보이면서 TIPS에 대한 헤지 수요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UBS의 Bhanu Baweja는 TIPS가 가격이 가장 왜곡된 자산 중 하나라며, 실질 금리로도 불리는 10년물 TIPS 금리가 현재 -1% 부근에서 50bp 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군드라흐는 TIPS가 꽤 비싸보인다며 가격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월가-中규제당국 회의

월가 금융기관 경영진과 중국 고위급 규제 당국자들이 시장 혼란을 초래한 중국 정부의 민간 분야 규제와 미-중 관계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목요일 온라인 상으로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2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번 회의는 2018년 9월 처음 소집된 후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됐던 미-중 금융 라운드 테이블의 재개를 의미한다. 금융 협력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골드만삭스그룹의 존 왈드론 사장 등이 참석자로 초대되었다. 중국 측에선 팡싱하이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 이강 중국인민은행 총재, 궈슈칭 은행감독위원회 주석 등이 참석한다.

앞서 7월 팡싱하이 부주석은 주요 투자은행 임원들과 컨퍼런스 콜을 개최해 중국의 전격적인 사교육 산업 통제에 놀란 시장을 진정시키려 애쓴 바 있다. 한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90분에 걸친 전화 통화에서 향후 직접 만나 정상회의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시 주석의 동의를 얻어내지는 못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 전망

BofA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러 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글로벌 성장과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해 급격히 기대를 접고 있지만 주식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성장 우려는 주식 비중 축소를 시사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거시경제 요인을 무시하고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판단 하에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분위기라고 BofA는 전했다. 9월 3일에서 9일 사이에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월 글로벌 성장과 기업 실적에 대한 전망은 1년여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주식 배분은 순 50% 비중확대로 소폭 하락했고, 보통 수준보다 높은 리스크를 택했다는 응답자의 비중은 9%로 늘었다.

브라질 긴축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올 때마다 정책위원회가 통화정책 계획을 변경하진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다음주 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에 찬물을 부었다. “우리는 기준금리를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시계로 목표에 수렴하도록 필요한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고빈도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중앙은행이 반응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강조했다. 또한 브라질 중앙은행이 환율 변동성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달러 수요가 강해질 경우 연말 쯤 시장 개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그의 발언을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스왑 금리가 급락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3월 이후 기준금리를 총 325bp 올렸으며, 9월 22일 회의에서 추가 100bp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Truxt Investimentos의 Mariana Guarino는 “100bp 인상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준 셈”이라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