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시장 자아도취? 텍사스發 유가 급등

(블룸버그) — 미국 텍사스주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영하 18도까지 내려가면서 셰일 유전 공급 차질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가격이 한때 2.5% 급등해 작년 1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Intercontinental Exchange에서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WTI 콜옵션 트레이딩은 지난 금요일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CME Group의 콜옵션 거래 역시 급증했다. 일주일전 메가와트시(MWh)당 약 20달러였던 텍사스 Ercot West 허브의 전력 현물 가격은 현지시간 월요일 9000달러 상한선을 상회하기도 했다. 미국 중부지역의 천연가스는 평소 100만 BTU 당 3달러 미만 수준에 거래되었으나 난방수요 급증과 전력요금 급등에 최고 500달러까지 치솟았다. 뉴욕증시는 현지시간 월요일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다.
영국이 백신 접종 확대에 봉쇄 조치를 완화할 계획임을 시사하면서 파운드는 8거래일 중 하루를 빼고 상승을 이어가 1.39달러를 넘어서 2018년래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프랑스는 EU집행위가 기업 지원을 위한 하이브리드 대출 계획안을 수일 내에 승인할 것으로 낙관했다. 한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세계무역기구(WTO)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를 신임 수장으로 공식 추대했다. WTO 역사상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으로, 갈수록 깊어지는 중국과 서방세계간 무역 갈등을 어떻게 중재해 나갈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가 랠리…대규모 정전에 공급충격

미국 텍사스에 불어닥친 30년 만의 최강 한파로 미국내 가장 큰 셰일 유전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OPEC+ 감산 속 글로벌 공급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이에 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서며 13개월래 고점을 경신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63달러를 돌파했다. 추위로 미국 퍼미안 분지 원유 생산이 하루 최대 100만 배럴 가량 감소한데다 미국 최대 정유시설이 셧다운을 시작하고 다른 곳과 파이프라인도 문제가 생겼다. 텍사스내 수백만 가구에 이미 전기가 끊긴 상태이며, 노스다코타에서 오클라호마에 이르기까지 14개 주의 전력망을 운영하는 Southwest Power Pool은 추위로부터 전력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돌아가며 제한적 송전을 진행한다. 텍사스 한파로 천연가스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멕시코에선 최소 40만 가구와 사업장이 정전을 겪고 있다. 텍사스 전력신뢰성 위원회의 Dan Woodfin은 정전 통제를 현지시간 화요일까지도 지속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자아도취?

글로벌 투자자들은 20년래 가장 두려움이 없고 아마도 가장 큰 탐욕에 빠진 모습이다. JP모간이 밸류에이션, 포지셔닝 및 가격 모멘텀을 기반으로 추정한 시장의 자아도취 지표는 닷컴 버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분위기는 비트코인이 5만 달러 선을 시도하고 대마초 생산업체 및 소위 ‘동전주’(penny stocks)에 대한 투기적 열풍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주식은 새해 들어 시가총액이 7조 달러 늘었고, 디지털 통화는 시장 가치가 1.4조 달러로 불어났다. 하이일드 채권 발행은 기록적 수준이다. 이 모든 것이 자산군 전반에 걸쳐 지속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 우려를 낳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전례없는 통화 및 재정 완화로 파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확신 속에 자금을 계속 쏟아붓고 있다. JP모간은 “일시 멈춤”이 가능하지만 수조 달러의 유동성이 풀리면서 촉발된 현재의 랠리가 큰 폭으로 후퇴할 이유는 없다고 2월 12일자 투자자 노트에서 주장했다. 고용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회귀할 경우 연준이 채권 매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지만, 그같은 움직임은 올해 늦게까지 어렵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대부분의 시장에서 롱 포지션을 유지하라고 권고해왔다”며, “성장이 추세를 추월하고 통화정책이 초완화적이고 재정 정책이 과도할 경우 시장은 물체의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을 때 물체는 현재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는 뉴턴의 관성의 법칙을 따르곤 한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2017년과는 다르다

비트코인이 최근 기록적 랠리에서 몇 가지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변동성측면에서 2017년 만큼 혼란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60일 이동(rolling) 기준 변동폭은 비트코인 가격이 2017년 고점을 찍었을 때보다 대체로 적은 편이다. 작년에 가격이 꾸준히 올랐을 뿐만 아니라 올 1월 매도세 역시 질서정연 했기 때문이다. 4년 전과 다른 점은 비트코인이 주류 자산군으로 발전할 것이란 믿음이 확산되고 폴 튜더 존스나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 유명 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테슬라가 15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수요 기반이 투기적 세력에서 장기적 투자자로 확대됨에 따라 변동성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주장한다. 런던 소재 암호화폐 거래소 Bitfinex의 최고기술책임자인 Paolo Ardoino는 “비트코인이 제도권 자산군으로의 진입을 막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은 월요일 신고가 행진을 멈추고 한때 6% 가량 하락했다.

영국 봉쇄 완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모임과 쇼핑, 출장 등을 제한해 온 전국적 팬데믹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여러 방송사와의 합동 인터뷰에서 밝혔다. 존슨은 이번이 마지막 봉쇄이길 희망하고 “신중하고 돌이킬 수 없는 진전을 원한다”며, 2월 22일 봉쇄 종료를 위한 “로드맵”을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월 8일 학교 등교를 재개하는 것이 자신의 우선순위임을 재확인했지만, 모든 학년이 동시에 교실로 되돌아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 존슨은 “가능하다면” 다른 분야의 규제 해제를 위한 가장 빠른 잠재적 날짜도 정하겠다고 말했다. 3차 봉쇄가 6주째로 접어 들면서 영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을 자랑하며 300여년래 최악의 불황으로부터 어떻게 경제를 되살려야 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 1500만명에 달하는 취약계층과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고 이제 젊은 연령층에게도 접종을 시작해 팬데믹 극복에 성큼 다가섰다.

플래티넘 급등

플래티넘 가격이 한때 4% 넘게 급등하며 6년여래 처음으로 온스당 1300달러를 상회했다. 산업 수요의 회복과 엄격한 환경 규제로 공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배출 규제 강화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배기가스 정화장치 촉매제에 플래티넘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지지를 받고 있다고 DailyFX의 Margaret Yang은 지적했다. 플래티넘은 올해 들어 21% 급등해 지난 2년간 스타급 관심을 받았던 팔라듐과의 격차를 좁혔다. “플래티넘은 리플레이션 기대와 글로벌 자동차 판매 회복에 수요 전망이 밝아지면서 작년 11월 이후 골드보다 대체로 성적이 좋았다”고 Yang은 설명했다. BCS Global Markets의 Kirill Chuyko는 플래티넘이 투기적 수요로 모멘텀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