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中진전, 연준감속·달러피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처음으로 직접 만나 주요 현안을 솔직하게 논의하고 협력을 약속함에 따라 모처럼 양국간 긴장 완화가 기대된다. 미국 상장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장중 최대 3.3% 급등했고, 11월 들어 중국 리오프닝 베팅에 23%나 올라 사상 최고의 월간 성적을 향하고 있다. 브레이너드 연준부의장이 어쩌면 조만간 긴축 속도 조절이 적절할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뉴욕증시는 반등을 시도했지만 지난주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결국 약세로 마감했다. 달러(BBDXY)는 0.2% 가량 올랐지만, 지난주 3.5% 급락한데다 2년여래 처음으로 4주 연속 후퇴해 과거 추이상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갑작스런 몰락과 관련해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조사 중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수사는 FTX가 고객 자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계열사와 감독 관계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펑자오 최고경영자가 위기에 처한 크립토 기업을 위한 구제펀드 계획을 밝히면서 주요 암호화폐가 폭락을 멈추는 모습이다. 한편 아마존닷컴은 성장 둔화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약 1만명의 직원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창사 이래 최대 정리해고로 이르면 이번주부터 시작되며, 감원 대상은 소매부문은 물론 에코 스마트 스피커와 알렉사 디지털 어시스턴트 등 디바이스 부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바이든-시진핑 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월요일 발리에서 약 3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갖고 기대 이상으로 양국간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수년래 최대 진전을 이루었다.  회담을 마친 뒤 미국은 양측이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등의 이슈에서 협력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며,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핵전쟁 언급에 대해 러시아를 공동 비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기자회견에서 “쿰바야(흑인영가)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누구나 합의한 모든 것을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다”면서도, “새로운 냉전이 필요하지 않다고 절대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경쟁이 충돌로 치닫는 것을 막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고, 시진핑은 양국이 올바른 방향을 찾아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국립대의 Ja Ian Chong는 “어느 정도 매우 조심스런 낙관론의 근거가 생겼다”며, “적어도 양측이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회담의 후속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내년초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대만과 인권, 무역 정책 등 민감한 이슈는 여전히 입장차이를 확인했다.

연준 속도조절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부의장은 연준이 조만간 긴축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이르면 다음달 50bp로 금리인상 보폭을 줄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워싱턴 지국에서 열린 대담에서 “아마도 금리 인상을 더 느린 속도로 가는 것이 조만간 적절할 것”이라며, “하지만 정말 강조해야 할 점은 우리가 그동안 많이 했지만 할 일이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누적된 금리 인상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젠 좀더 신중하고 데이터 의존적인 속도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CPI 지표는 근원 PCE 인플레이션이 약간 후퇴하고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금리가 보다 제약적 영역으로 들어서면서 리스크가 양방향이 될 수 있어 균형이 필요하지만, 연준은 2%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美인플레 내년 크게 둔화

골드만삭스는 공급망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주거비 상승세가 정점을 지나고 임금 인상 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이 상당폭 완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Jan Hatzius 등 골드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원자재 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강달러가 물가상승에 완충 역할을 하면서 현재 5.1%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이면 2.9%로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7.7%로 1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급망과 운송 차질이 올해 상당히 개선되고 자동차와 소비재 재고가 극도로 억눌린 수준에서 반등해 근원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급망 이슈의 기여도가 현재 +0.6%p에서 내년 말이면 -0.4%p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주거비 역시 전년비 기준 내년 봄이면 피크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강한 임대 주택 수요가 이미 공급을 촉발시켜 1974년래 최대인 100만채의 아파트가 건설 중이거나 허가를 받은 상태다. 노동시장의 경우 리밸런싱이 나타나 임금 상승세가 낮아지고 있고, 특히 소매와 레저업종에서 일자리-근로자 갭이 좁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피크

모간스탠리는 미 달러가 피크에 도달했으며, 내년엔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로 미국채 금리가 후퇴함에 따라 달러 역시 하락해 신흥시장(EM) 자산을 지지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달러지수(DXY)는 내년 말까지 104로 하락하고, 유로는 달러 약세의 주요 수혜자로 투자자 자금 유입이 재개되면서 두드러진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달러는 정점을 지나고, 연준은 내년 1월 긴축 행진을 종료하고 4분기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내년 3월 마지막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았다. EM 채권은 EM 긴축 싸이클 완화에 힘입어 내년 랠리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선진국보다 앞서 공격적인 긴축을 서두른 일부 EM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을 크게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렌트유는 내년 말까지 배럴당 110달러로 상승을 예상했다. 한편 모간스탠리의 Michael Wilson은 내년 미국 증시가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끝나겠지만 그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석유 수요 전망 하향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글로벌 석유 수요 전망치를 또다시 낮추면서 유가(WTI)가 한때 4.3% 급락해 배럴당 85달러로 내려왔다. 성장 둔화 중국의 엄격한 방역조치를 이유로, 올해 4분기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평균 산유량 전망치를 하루 2892만 배럴로, 한달전과 비슷한 52만 배럴 정도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OPEC+가 지난달 합의한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이행하더라도 시장은 수급 균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상당한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OPEC 조사국은 월간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주 OPEC+ 연맹이 원유 생산 정책에 있어서 신중함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은 올해 대부분 공급 과잉 상태로 지난 분기의 경우 일일 초과 공급이 110만 배럴까지 늘어나기도 했지만, OPEC+의 감산으로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