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시위 불안, 경기침체 베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목요일밤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봉쇄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최소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뒤 중국 내에서 격리와 봉쇄 조치에 대한 공포와 불만이 터져나오며 지난 주말 온라인은 물론 수도 베이징 등 각지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최근 시진핑의 정책 피봇과 리오프닝 기대에 위험자산이 랠리를 펼쳤지만, 코로나19 감염 급증과 사회불안이 가중되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안전자산으로 피신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미달러대비 위안화와 호주달러 가치가 이른 월요일 아시아장에서 하락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전략으로 이번 재유행을 억제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추경호 부총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경제수석 등은 오늘 아침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 동향과 연말연초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 요인 등을 점검한다.

미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재고 소진을 위해 대대적 할인행사를 진행했지만 매장 이용객 수가 작년 대비 2.9% 증가에 그쳤다. 온라인 매출은 2.3% 늘었다고 Adobe Analytics가 밝혔다.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 조기폐장해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합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이 월요일로 미뤄졌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폴란드와 발트해 국가들은 상한가를 배럴당 65달러로 하자는 제안에 현재 러시아 우랄산 판매가보다 높아 “너무 관대하다”며 반기를 들었다. 폴란드는 추가 제재와 함께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경기침체 베팅

채권시장이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연준이 여전히 정책금리를 바쁘게 올리고 있지만 트레이더들은 금리가 장기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베팅 중이다. 시장에서 앞으로 몇개월 안에 추가 100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장기물 미국채 금리는 이미 연준의 현 목표금리 범위인 3.75%-4%를 하회했다. 옵션시장의 경우 정책 금리가 3%나 2%로 하락할 리스크에 헤지한 거래도 나타났다. 핌코를 비롯해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시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채권 매수에 나서고 있다. AmeriVet Securities의 Gregory Faranello는 “연준 정책이 다이내믹한데다 연준이 아직도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시장은 마치 연준이 종반전에 들어섰다고 보고 이전보다 편안한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보다 친절한 연준?

금융위기래 최악의 한 해를 향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연준이 조만간 보다 친절해지거나 적어도 덜 적대적으로 바뀔 것이란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다. 크레딧 시장에서 정크채의 패시브 자금 유입이 사상최대를 기록했고, 패스트 머니 퀀트 투자자들의 주식 익스포저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Seven Investment Management의 Ben Kumar는 연준에 대해 과거보다는 덜 매파적인 모습이지만 시장이 원하는 것보다는 여전히 훨씬 매파적이라고 진단했다. Flowbank의 Esty Dwek는 보다 비둘기파적인 연준 의사록에 이어 성장 및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나올 경우 연준의 긴축 주기가 상대적으로 일찍 종료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는 약 20만명으로 두달 연속 둔화가 예상된다.

중국 지준율 인하

중국인민은행(PBOC)이 12월 5일부터 대부분의 은행에 대해 지준율을 25bp 인하해 5000억 위안(700억 달러)의 유동성을 경제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두번째 지준율 인하로,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최근 코로나19 감염 급증에 재봉쇄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정책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실물 경제 지지에 나선 모습이다. 연준을 비롯해 기록적 인플레이션에 맞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다른 주요국과 대비되면서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금요일 0.6% 가까이 올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크게 늘고 글로벌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중국 경제 전망이 어두워져 PBOC가 점진적인 완화 스탠스를 내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지준율을 추가 50bp 내리고 주요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를 20bp 인하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공업기업 이익은 1월부터 10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미국 정부가 자국 정유사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재개를 승인했다. 거의 3년 전 미국의 제재로 모든 시추 활동이 중단되었으나, 지난 토요일 제재 완화 조건으로 내걸었던 베네수엘라 여야간 협상이 재개되어 인도주의적 지출 계획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6개월짜리 일반 라이선스를 발급해 셰브론이 원유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기존 유전을 보수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신규 시추는 승인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가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완화하는데 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을 위한 여건 마련에 촉매가 될 수 있다. 앞서 10월 셰브론의 최고경영자 Mike Wirth는 베네수엘라 유전을 재정비하고 투자활동을 변경하는데 수개월 내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셰브론의 원유 생산이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현재 하루 15만 배럴에서 20만 배럴 가량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편 국제유가(WTI)는 중국 수요 약화와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금요일 2% 넘게 빠졌다.

화웨이 미국판매 금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의 미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또한 감시 카메라를 생산하는 항저우 하이크비전과 다후아 테크놀로지, 양방향 라디오를 만드는 하이테라 커뮤니케이션즈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FCC는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신뢰할 수 없는 통신장비가 우리 국경 내에서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미국인들을 통신 관련 국가안보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지속적인 조치 중 주요 내용”이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