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 무역합의이행, 야성적 충동

(블룸버그) — 중국이 미-중 무역합의에 따라 관세 인하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깨우는 모습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충격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각국 정책당국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유럽에 이어 뉴욕증시도 신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S&P 500 지수는 이번주에만 3.7% 올랐다. 트위터와 우버 등 기업 실적 호재도 모멘텀을 더했다. 달러(BBDXY)는 금요일 미 고용보고서 기대에 12월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국제유가(WTI)는 OPEC+ 감산 기대에 이틀째 반등했다.
오늘 발표될 중국 1월 수출은 전년비 4% 가량 감소가 예상된다. 본격적인 바이러스 영향은 2월 지표에나 나타날 전망이다. 상하이 증시가 월요일 7.7% 급락 후 3일간 4% 이상 반등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2016년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중국이 일부 LNG와 구리 수입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글로벌 공급체인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춘제 연휴가 9일로 끝난다. 다음주 기업들의 정상근무가 다시 시작되면서 신종코로나 확산의 중대고비가 될 수 있다. 골드만은 중국 성장 둔화가 선진국보다 EM 자산의 더딘 회복을 의미하지만 원화와 브라질헤알이 역내 주식시장보다 부진해 특히 한국 주식이 EM내 최고의 ‘스냅백’ 후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中 1단계 약속 이행

중국 재무부는 2월 14일부로 7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9월 1일 부과했던 보복관세를 항목에 따라 기존 10%와 5%에서 각각 5%와 2.5%로 내린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 결정이 1단계 무역합의의 일부였다며, 현재 정보를 토대로 할 때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약속을 이행하는데 별 차질이 없다고 판단했다. 므누신은 2주 정도 후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급체인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된 합의를 원한다며, 아마도 11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중국 외에 영국과 EU, 인도 등과의 무역합의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인프라 관련 법안이 올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선거 후 트럼프 행정부에 우선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자신감?

글로벌 주식 지수가 사상최고를 향하자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경제적 피해가 제한될 것이란 희망을 토대로 한 랠리의 속도와 규모에 대해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꾸준한 기업 실적 호조와 경기 개선 신호는 어떤 호재라도 잡으려는 시장을 지지하지만, 전염병 확산이 경제 생산과 기업 활동을 뒤흔들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도 있다. 주식과 크레딧 선호가 급등하고 있지만 구리와 일드커브는 성장 리스크 신호를 보내고 있다. 씨티그룹은 거의 모든 고객들이 저가매수를 노리고 있다며, 금융시장내 희열과 상당한 만족감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공장들이 조만간 조업을 재개하고 사람들간의 접촉이 늘면서 바이러스가 더 확산될 수도 있다. 반대로 공장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충격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 Robeco 바이러스를 이유로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아직 다시 뛰어들 시점이 아니라며, “모든 투자자들이 바닥을 찾고 있으며, 다른 사람보다 더 일찍 찾기를 원한다. 다시 들어가기 전에 바이러스가 확실히 잡혔다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assault Systemes는 자동차업체를 포함해 여러 산업에서 실적이 예상을 하회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충격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4%로 하락하고 원유 수요는 하루 200-300만 배럴 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간은 고객들에게 리스크를 줄이라며, 주식 비중확대 의견을 벤치마크 대비 7%에서 5%로 낮췄다. 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증시 랠리에 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산 망설이는 러시아

비엔나에서 3일간 치열한 논의를 벌였지만 러시아와 사우디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러시아는 OPEC+ 관료들이 권고한 감산을 찬성하기 전에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세계 석유 생산량의 약 절반을 담당하는 OPEC+는 중국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에 에너지 수요가 타격을 받으면서 또다른 난관에 처했다. 유가는 이번주 1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해 사우디와 카자흐스탄 등 산유국의 예산을 위협했다. OPEC+는 이미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3년 동안 생산을 제한해왔으며, 러시아는 추가 감축을 꺼리는 상황이다. OPEC+ 공동감산기술위원회(JTC)는 전염병에 대응해 6월까지 하루 6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는 방안을 권고했다고 익명을 요청한 관료들이 밝혔다. OPEC+는 이미 하루 210만 배럴을 감산한 상태라 이번 추가 감산이 현실화될 경우 쿠웨이트 생산량에 준하는 규모의 공급 제한이 이루어진다. Energy Aspects는 “OPEC가 현재의 약세 분위기에서 확실히 빠져나오길 원한다면 추가 감산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JTC 권고안은 관련국가의 동의가 있어야 효력을 발휘한다. 긴급 장관 회동 날짜마저 정하지 못하면서 향후 진통을 예고했다. 사우디는 이른 시일안에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는 비협조적이었다.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여전히 신종코로나의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며, 적절한 대응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견조한 美경제…인플레이션 경고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을 약 2%~2.25%로 예상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보잉 737 맥스 생산 중단이 없었다면 더 전망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기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야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ADP 고용 서프라이즈에 한국시간으로 금요일 밤 발표될 미국 1월 고용지표 역시 기대가 높다. 비농업부문 고용증가는 1월 16만3000명으로 예상되며, 이는 작년 평균치 17만6000명에는 못미치지만 실업률을 반세기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데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헤지펀드 시타델의 설립자인 그리핀은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환경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위험에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연준에 레포를 통한 단기자금시장 개입에 대해 질의서를 보냈다. 미재무부 자문위원회(TBAC)가 연준의 대차대조표 변경에 따라 차입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방안들을 권고하고 나서 연준과 재무부간 정책 공조가 어떻게 강화될지 주목된다. 연준의 월가 대형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레버리지 대출 리스크가 주요 검토 대상이 된다.

ECB 한계…아시아 금리인하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0년에 걸친 위기 대응으로 추가 통화 부양을 위한 선택지가 이제 거의 고갈되었다고 말했다. 유로존 경제는 회복력이 있지만 글로벌 위협 요인이 최근의 경제활동 안정화를 뒤흔들 수 있으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앞서 독일 12월 공장수주는 전월비 2.1% 감소해 유럽 최대 경제의 제조업 침체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라가르드는 “저금리와 저물가 환경으로 ECB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경기 하강에 직면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줄었다”며 지난달 ECB 정책 성명서 문구에 비해 강하게 말했다. ECB 부총재 Luis De Guindos는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와 같은 정책의 부작용이 “보다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일 라가르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경제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전염병 발발에 일부 중앙은행들은 재빨리 대응했다. 태국 중앙은행은 수요일 기준금리를 사상최저로 인하했고, 필리핀 역시 금리를 내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