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 대중제재 vs 경제재개

(블룸버그) — 뉴욕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최악의 충격은 지났다는 판단에 경제 재개를 환호하며 리스크온 랠리에 불을 당겼지만 마감 직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제재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S&P 500 지수는 장중 2% 넘게 올랐지만 3000선 안착에는 실패했고, 중국 관련 반도체업체를 중심으로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해 나스닥100 지수는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BBDXY)는 최대 1% 빠지며 3월 16일 이후 저점으로 물러섰다. 국제유가(WTI)는 일부 OPEC 산유국들이 시장 안정에 대한 자신감으로 원유공급단가를 올리면서 간밤 4% 이상 급등했지만, 이후 러시아가 7월부터 감산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소식에 반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기술과 무역, 국제문제 등을 둘러싸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미국을 이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생명과학기업인 머크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계획을 공개했지만 사람들의 기대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정점을 지났다며 연기했던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퍼레이드 재개 준비를 지시했다. 시카고 옵션 거래소는 트레이딩 플로어를 6월 8일 재개장한다. 한편 피치는 역대 9번째 디폴트를 맞은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RD)로 한 단계 낮추었고 트레이더들은 CDS를 지급해야 하는 신용이벤트가 발생했는지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대중제재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 억압 시도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의 관료와 기업, 금융기관에 다양한 범위의 제재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미 재무부는 홍콩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새로운 국가보안법 시행시 중국 관료와 기업의 거래를 통제하고 자산을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 내부 논의가 진행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언급을 거부했다.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시도에 “실망”했으며 “중국이 장악할 경우 어떻게 홍콩이 금융중심지의 역할을 유지할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대통령이 검토 중인 구체적인 액션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미 국무부는 홍콩의 자주권을 정례 심사하며 부정적 판단시 홍콩의 특별 무역 지위를 재고할 가능성이 있다. 홍콩의 민주 진영은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반발해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홍콩달러 옵션 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CIBC는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결국 미달러-홍콩달러 환율 밴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커들로 백악관 고문은 중국과의 무역합의는 현재로선 가동 중이며 중국측이 이행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美 경기낙관론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1930년대 이래 최악의 실업대란을 이겨내 올해 말이면 실업률이 한자리수 대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4월 14.7%를 기록했다.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즈니스 셧다운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며 그럴 경우 보다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체가 90일이나 120일 이상 영업을 재개하지 못할 경우 아예 문을 열지 못할수도 있으며 결국 금융위기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월가 기관들이 2분기 경제성장률을 -40%로 예상하는 등 “현재 성장은 아마도 최악”이지만, “3분기는 최악에서 벗어나 성장 측면에서 최고의 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대규모 부양책과 강한 소비 덕분에 미국 경제가 3분기부터 빠른 반등을 시작할 확률이 “꽤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업률이 2분기에 18% 부근으로 치솟은 후 3분기엔 14%, 연말쯤엔 10%나 11%로 후퇴할 것이란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을 소개하면서, 연준이 단순히 바주카포만 꺼내든 것이 아니라 군대 전체를 동원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4월 신규주택매매는 전월비 0.6% 증가해 -23.4%를 우려했던 시장의 예상을 뒤집었다. 5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는 86.6으로 예상치 87은 하회했지만 경제 재개 기대에 전월보다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다음 행보

채권시장은 연준식 일드커브 통제 전략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기준금리를 제로부근까지 낮춘 중앙은행들은 일드커브 통제 수단을 통해 장기 금리까지 관리하면서 정책금리를 오랫동안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채 대규모 매입과 기업 및 주정부 대상 신용 지원을 중심으로 팬데믹에 대처해온 연준은 당장 일드커브 통제 정책을 따르진 않을 수도 있다. 일부 지역이 셧다운을 해제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활동이 어떻게 회복될지 지켜보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실업률이 대공황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되고 미 의회가 추가 재정 부양법안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연준 인사들은 공개적으로 추가 행동이 필요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TD증권은 연말까지 일드커브 통제 전략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우려하면서 통화정책 추가 완화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연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비용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30년물 미국채 금리를 2.5%로 묶어둔 바 있다. 이번의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정부의 재정 요구에 굴복했다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일드커브 통제는 단기물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진단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일드커브 통제 정책으로 연준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의 초기 신호에 통화완화를 거둬들여 과도하게 반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BOE 마이너스 금리

영란은행(BO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Andy Haldane은 BOE가 당장 기준금리를 0% 아래로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며 “검토와 시행은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전 BOE 관료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지시간 화요일 “원칙적인 차원에서” 어떤 선택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는 검토 단계에 있다”는 그의 발언에 트레이더들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 전망 시기를 내년 8월로 늦췄다. 지난 주만해도 올해 12월로 베팅한 바 있다. Haldane은 BOE가 마이너스 금리 시행시 예대마진 축소 등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경제에 대한 자신감에 미치는 효과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GDP가 내년 말까지 코로나19 위기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계와 기업이 꽤 오랫동안 지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 정부가 소위 ‘절약의 역설’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신뢰를 부추기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 위협 심각

유럽중앙은행(ECB)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전례없는 조치를 취했지만 유로존 경제가 여전히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깊은 경기 침체로 금융 시스템에 새로운 리스크가 나타났으며 기존의 리스크 역시 악화되어 은행들의 경기 회복 지원 능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에서 느리게 경제 정상화를 시도하면서 부채 급증과 은행 수익성 악화, 취약한 시장 등이 계속해서 유로존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으며, 금융분야의 주요 리스크인 기업 도산 및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앞서 유럽은행감독기구(EBA)는 대출손실과 위험자산 증가로 인해 은행들의 자본에 3150억 유로 규모의 충격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는 성명서에서 “팬데믹이 최근 역사상 가장 심각한 경기 위축을 초래했다”며, 금융 시스템이 계속해서 경제회복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은행 수익성과 중기적 공공재정에 미치는 충격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U집행위는 독일정부의 긴급지원을 받는 루프트한자에 대해 다른 항공사와의 공정 경쟁을 해칠 수 있다며 일부 자산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제안한 50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기금을 놓고 오스트리아 등 일부 EU 회원국이 반대한 가운데 이번주 협상 결과에 따라 유로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