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중-러 거리? 연준 50bp 신호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4주차로 접어 드는 가운데 글로벌 주식, 채권, 외환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이다. 중국이 미국의 경고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원치 않았다고 말한데다 러시아가 지난주 일부 달러채 이자를 지급하며 일단 디폴트를 모면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경로와 그로 인한 경제 및 시장에 미치는 파장에 모아질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기술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이어가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가 각각 6.2%와 8.4% 상승이라는 2020년 11월래 최고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5년물 BEI가 사상최고를 경신하고, 미국채 3년-5년 금리 구간마저 역전을 시도했다.

우크라이나 협상팀의  Podolyak는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이 최소한 수주는 걸릴 수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고, 터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는 이틀 연속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등 공격 수위를 높였다. 한편 예멘 후티 반군이 주말 동안 사우디아리비아 석유 시설을 드론과 미사일 등을 이용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얀부의 사우디 아람코정유 시설이 드론 공격에 한때 생산 차질을 빚었다며 이를 재고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아람코의 최고경영자는 이번 공격으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안심시켰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바이든-시진핑 대화…중-러 거리두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도울 경우 대가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지난 금요일 양국 정상은 11월 이래 첫 대화를 갖고 거의 2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측에 따르면 시진핑은 바이든에게 이번 침공은 중국이 원한게 아니었다고 말했으며, “이번 사태는 국가들이 전쟁터에서 만날 지점까지 가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여러 나라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취한 조치들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누구든 러시아를 도울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친강 중국 주미대사는 현지시간 일요일 CBS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많은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지만 그것은 부채가 아니라며, “중국은 문제가 아닌 해결책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연준 50bp 시그널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소수의견을 내고 50bp 금리 인상과 더불어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의 시행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연준 위원들보다 가파른 긴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FOMC에 올해 정책금리를 3%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통해 현재 상황에 보다 적절한 수준으로 정책금리를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의견을 발표했다. 견조한 실물경제에 예상치 못한 고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거시경제적 상황을 분별력 있게 관리하기에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하고, “FOMC는 이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목표에 있어서 신뢰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FOMC가 “격렬한”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향후 회의에서 50bp 인상을 고려하고 7월까지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시간 금요일 CNBC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을 앞당기고 싶다며, 이번에 경제지표만 보면 50bp 인상이 필요했지만 지정학적 이벤트 때문에 25bp 인상에 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물가 압력이 완화되지 않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를 경우 50bp 인상에 “매우 열려있다”고 말했고,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올해말 기준금리를 1.75%-2%로 점도표에서 전망했다.

미국채 시장 숨돌리기

미국채 매도세가 주춤하면서 트레이더들이 그동안 얼마나 빠르게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를 가격에 반영했는지 보여주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2% 직전까지 올라 2주 동안 거의 50bp 급등했다가 1.93%대에서 지난주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연준이 올해 추가 6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성장 둔화 우려가 제기되며 장기물 금리의 경우 고점에서 더 크게 후퇴했다. 연준 정책금리 방향의 나침판 역할을 하는 유로달러선물 커브는 2023년 9월을 피크로 아래로 꺾여있어 연준이 그때 정도면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다. Lazard Asset Management의 Yvette Klevan는 이미 올해와 내년초 연준 금리 인상이 상당히 가격에 반영된 상태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팬데믹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모두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빌 그로스 vs 서머스

월가의 원조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연준이 금리를 2.5%~3% 이상으로 높일 경우 미국 경제에 균열이 생겨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에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도달했지만 연준이 그 이상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는 점점 더 낮은 금리에 익숙해져서 금리가 그보다 훨씬 높아질 경우 주택시장이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연준이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결국 우리는 4%-5% 금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블룸버그 TV에서 주장했다.

중국 채권 매력

중국인민은행(PBOC)이 글로벌 긴축 기조와 반대로 통화정책 완화로 향하면서 중국 채권이 매력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채권의 성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신흥국 중 상위 5위 안에 든다. 머니마켓은 PBOC가 수일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베팅 중이다. 중국내 코로나19 감염 악화로 일부 지역이 봉쇄되는 등 성장 리스크가 높아진데다 중국 주식시장 혼란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은 보다 안전한 자산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Ninety One Singapore의 Wilfred Wee는 통화정책 차별화로 중국 국채가 글로벌 채권보다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앙값 기준 지준율이 현재 11.5%에서 이번 분기 50bp 인하되고 내년 1분기까지 추가 50bp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성장 우려에 중국 채권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