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중 대화, ECB/BOK 신호?

(블룸버그) —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엄포에 맞대응을 피하며 당장 보복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면서 악화일로를 치닫던 미-중간 무역전쟁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목요일 양국간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부추겼다. 씨티그룹은 양국간 보복전이 더 고조되진 않을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안도감에 미증시 주요 주가지수는 1% 넘게 급등했고, 미국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올랐다. 달러지수(BBDXY)가 연고점을 경신했으나, 역외위안화는 한때 0.4% 올라 2주여래 최대폭 강세를 보였다.
유로는 라가르드 ECB 차기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소폭 약세를 보였으나 Knot 정책위원이 당장 양적완화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며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후 잠시 강스파이크를 연출하기도 했다. 파운드는 브렉시트 리스크에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S&P는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B-에서 선택적 디폴트인 SD로 강등했다. 한국은행은 오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연내 추가 인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3.2% 감소가 예상됐던 한국 7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대화

트럼프는 현지시간 목요일 미국과 중국이 무역과 관련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해 당장 보복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하며 먼저 추가 관세 철폐에 대해 얘기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이 그동안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해 맞대응을 해왔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번에 보복을 하지 않는다면 전략상 변화가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속보치 2.1%에서 2%로 수정되어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경제 성장 속도에 보다 큰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줬다. 트럼프가 지난주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명령했지만, 미-중 기업인 협의회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는 중국에서 사업을 이전했거나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 2018년 설문조사의 경우 90%였다.

ECB Knot ‘양적완화 필요없다’ vs 비둘기 라가르드

Klaas Knot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유로존 경제가 채권 매입을 재개해야 할만큼 약하지 않다며, 경기둔화가 더 악화되지 않는 한 양적완화 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금리 인하에 열린 자세라고 말하면서도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와 마찬가지로 QE를 반대하고 있어 드라기 ECB 총재가 9월 12일 회의에서 강력한 통화 부양책을 통과시킬 생각이라면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ECB가 금리를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을 늘려왔다. 한편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는 드라기의 뒤를 따라 유로존 인플레이션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초완화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미국채 초장기물

만기가 30년이 넘는 초장기 국채 발행을 미국 정부가 검토하면서 수십년간 투자자들을 달래오던 전략 역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미 재무부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발행 일정을 좀더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해왔으나, 다시 한 번 50년 및 10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월가 일부에선 이를 전술적 결정으로 보고 있다. 30년물 미국채 금리가 수요일 1.90%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상황에서 재무부에게 타이밍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러나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자문을 하는 엘리트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초장기물 발행에 대해 또다시 신중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간밤 7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해 응찰률이 2009년래 최저로 나오면서 초장기물 흥행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이탈리아 국채랠리

콘테 총리가 연정을 구성할 권한을 부여받은지 1시간도 안되어 이탈리아는 10년만기 국채를 사상 최저 금리에 발행했다. 그가 새 정부를 구성하는데 성공할 경우 가을 EU와의 예산안 협상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밝은 전망을 선사할 수 있다. Holger Schmieding은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채권 금리가 하락해 이탈리아 재정 여력이 확대되면서 시장을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는 EU와의 대충돌 위험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성운동과 민주당간 연정 구성이 급물살을 타자 EU측에 덜 적대적인 이탈리아 정부가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로 이번주 이탈리아 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10년물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를 하회해, 정부의 차입 비용을 크게 낮추고 재정적자 압력을 완화시켜줬다. 분트와의 스프레드는 166bp로 작년 5월 이전 연정 구성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ING는 시장이 현재의 연정에 대해 매우 낙관적 전망을 가진다면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0.60%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기금 리밸런싱에 힘받는 증시

미국 증시가 고단했던 8월을 상승으로 마무리한다면 아마도 연기금의 덕분일 것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상당 규모”의 월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약 160억 달러를 채권에서 주식으로 재배치하라 바쁘다고 Wells Fargo가 지적했다. 이는 단기적 증시 급등을 초래할 정도로 충분할 수 있다고 Macro Risk Advisors는 분석했다. MRA에 따르면 채권 랠리가 증시를 완파시킨 적은 2015년 이후 단 몇차례에 불과하다. 채권이 8월 들어 26일까지 주식을 5.5% 앞서면서 연기금은 기존의 자산배분을 유지하기 위해 주식을 더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