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중단 단초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2개의 주요 지표가 그 격차를 비정상적으로 확대된 수준에서 점차 좁혀갈 것으로 보여 연준위원들에게 내년초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할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을 1980년대 초반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앞섰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역시 CPI와 PCE가 수십년래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발표될 10월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전년비 5.0%로 예상된다. 앞서 나온 10월 근원 CPI 인플레이션은 6.3%로 둔화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대체로 근원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이면 3-3.5% 범위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Jeremy Schwartz는 “CPI에서 적신호가 줄어들면서 이같은 수렴이 내년 연준 정책에 중요해지고 논의를 주도할 수 있다”며, “현재 CPI가 가장 강한 매파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CPI가 내려오고 PCE를 따라 잡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BofA ‘일드커브 정상화’
연준 인사들이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통화정책을 타이트하게 유지할 방침임을 시사하고 있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여전히 연준의 비둘기파적 피봇을 믿고 있다.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연준이 2023년 말쯤 노동시장 약세에 밀려 금리를 내리면서 일드커브 역전 현상 역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내년말 둘다 3.25%에 도달하고 2024년이면 해당 구간의 일드커브가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는 2023년 11월 FOMC 회의에서 첫 금리 인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Evercore ISI는 일드커브 역전이 더욱 심해져야 연준이 정책 긴축을 멈출 것으로 진단했다.
중국 증시 랠리
중국 리오프닝 베팅이 다시 살아나면서 항생 중국기업지수가 화요일 6.2% 급등하고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한때 1.2% 넘게 하락했다. 지난 주말 엄격한 봉쇄 정책에 반발해 중국 곳곳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며 ‘제로 코로나’ 정책의 조기 종료 기대가 불거진 가운데 중국 보건 당국이 화요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고령층의 백신 접종을 촉구하고 과도한 방역 규제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투자자들이 환호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Marvin Chen은 “규제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분출됨에 따라 이제 리오프닝이 유일한 길임이 명백해지고 있다”면서, “리오프닝으로 가는 경로는 순탄치 않겠지만 시장 심리는 내년으로 가면서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중국 당국이 침체된 부동산 부문을 구제하기 위해 상장 건설업체의 주식 발행을 수년 만에 허용하고 중국채권보험공사의 보증 담보를 확대하는 등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을 적극 개선하면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부동산 개발업체 지수는 화요일 7% 넘게 올라 이달 상승폭을 약 62%까지 늘렸다. Orient Capital Research의 Andrew Collier는 시진핑의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방식 때문에 지방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봉쇄를 풀어야할지 결정하는데 한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CB 속도조절론
11월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둔화됨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11.3%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이전치 11.6%에서 후퇴했다. 스페인의 경우 시장 예상치보다 크게 낮은 6.6%로 4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고, 벨기에 역시 10.6%로 상당폭 낮아졌다.
수요일 발표될 19개국 유로존의 CPI 상승률 역시 10.4%로 1년 반만에 첫 둔화가 예상된다. 이번 지표는 ECB가 12월 중순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3번 연속 75bp 인상을 단행할지 아니면 경기 침체 가능성에 50bp로 보폭을 조절할지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변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물가상승률의 하락이 ECB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기저 물가 압력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데 귀도스 ECB 부총재는 화요일 기저 인플레이션 지표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인플레 고착화 우려
영란은행 정책위원인 캐서린 만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어 2% 목표 수준의 두 배인 4%를 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이전엔 2%를 상당히 밑돌았던 서비스 물가상승률이 이제 3%를 상회하고 있어 기저 인플레이션이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자신은 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데 찬성해왔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자들은 12월 50bp 추가 긴축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