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전인대, 美 중국 최대압박

(블룸버그) — 미-중간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개막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직접 겨냥하며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허위정보와 선전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책임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팬데믹과 관련된 근거없는 보상요구나 소송남용에 응하지 않겠다며, 필요시 보복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의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 금지법안이 미 상원을 통과한데 이어 하원 역시 이를 검토하겠다고 펠로시 하원의장이 밝혔다.
중국 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킬 움직임을 보이자 트럼프는 미국의 대응을 경고했고, 2명의 미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된 중국 기관과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안했다. 중국에 반발해 홍콩서 시위가 재개될 우려마저 일며 홍콩달러는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미-중 관계 악화와 코로나19 사태, 전례없는 경제위기 속에 리커창 중국총리의 전인대 개막연설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된다. 특히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부양책 청사진이 나올지 관건이다.뉴욕증시는 미-중 긴장 고조가 경기회복 속도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제기되며 하락으로 돌아섰다. 지난주 또다시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실업수당을 청구했다는 소식 역시 투심을 짓눌렀다.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재정부양책으로 캐나다 경제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며 낙관했다. 일본은행은 오늘 긴급회의를 소집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의회의 대중 강경모드

미국 상원이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중국 기업의 미 증권거래소 상장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미 의회 역시 대중 강경기조로 돌아선 모습이다. 전문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법안이 법으로 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Raymond James는 향후 몇주 내에 하원에서 이를 통과시키자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라며, 단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제재를 피해 해당 법안이 미치지 않는 다른 증권거래소를 찾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Veda Partners는 중국의 보복이 예상된다며 아마도 소위 신뢰할 수 없는 단체 블랙리스트를 발표하거나 희토류를 규제하거나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IG Asia 역시 IPO를 원하는 중국 기업들에게 미국 자본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미-중 관계 악화로 유럽이나 아시아등 대안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인 바이두는 나스닥을 떠나 밸류에이션을 높일수 있는 중국과 가까운 거래소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Adamas Asset Management는 이번 상원의 표결을 단순한 허세나 일시적인 불쾌감의 표현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며, 엄격한 회계감사에서 중국만 예외로 인정하는 관행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로 홍콩 증권거래소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美실업수당

미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5월 16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43만8000건으로 예상치 240만건을 상회했다. 이전치 수치는 코네티컷주 통계 오류로 298만1000건에서 268만7000건으로 하향조정됐다. 이번에도 통계 실수가 발생해 메사추세츠주는 노동부에 보고한 118만건이 아닌 12만건이라고 정정했다. 3월 중순 셧다운 이후 두달 동안 약 3860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한 셈으로, 이는 대공황 전체 기간에 육박하는 수치다. 실업보험 연속수급 신청자수는 5월 9일 마감주 2507만 명으로 재차 기록을 경신했으며 전체 실업보험 대상 노동인구중 17.2%를 차지했다. 다행히 캘리포니아와 뉴욕, 워싱턴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제활동 정상화는 느리고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당분간 대규모 실업사태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은 5월 -43.1로 4월 40년래 저점인 -56.6에서 개선되었다. 파월 연준의장과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경제위기가 저소득층과 소수인종, 여성 등 가장 취약한 계층을 강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추가 부양책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의회가 추가 재정부양책 법안을 통과시켜야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밝혔다. 다만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우리는 몇 주 동안 뒤로 물러나 추가 지출이 필요한지 매우 신중하게 살펴볼 예정”이라며, 지난주 펠로시 하원의장과 3월말 의회에서 승인된 2.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의 집행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하원은 주정부 지원 등을 담은 3조 달러 상당의 추가 경제 구제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행정부와 공화당은 의회와 연준이 이미 약 5조 달러의 구제책을 내놓은 상태에서 그 효과를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정부가 추가적으로 상당한 경제지원에 나설 여유가 있다면서도 마이너스 정책금리는 아직 사용할 때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올 하반기에 경제가 반등하겠지만 소비자들이 정상적인 생활패턴으로 되돌아가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바이러스의 진행 과정과 그로 인한 침체의 깊이와 기간에 따라 추가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 지원이 요구될 수도 있다”며, 연준이 계속해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워낙 높아 금리와 대차대조표 정책에 대한 추가 가이던스를 가을까지 연기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세계화의 종말?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명된 라이하트 하버드 케네디 스쿨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화의 관에 마지막 못을 박았다”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2008-2009년 금융위기와 브렉시트, 미-중 무역전쟁은 세계화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를 새로운 수준으로 이끌고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전례없는 방식으로 자립 경제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화의 후퇴는 글로벌 경제성장을 깎아내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개도국들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세계무역기구는 올 상반기 국제교역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라인하트는 현 위기가 대공황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중국과의 무역전쟁 재개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억만장자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는 미국이 현재로선 최강국이지만 상대적으로 쇠락하고 있다며, 중국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고 다른 어떤 나라도 중국에 근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터키 금리인하

터키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목요일 기준금리를 8.75%에서 8.25%로 내려 1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9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터키리라는 달러 대비 낙폭을 줄였다. 터키 중앙은행은 이번 결정을 “신중한 인하”라고 설명하며, 경기 부양과 사상최저에 가까운 자국 통화 방어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계절적 요인과 팬데믹 영향으로 식료품 가격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수요가 주도하는 디스인플레이션 효과가 올 하반기에 보다 압도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추가 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 감안시 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로 인하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아공 역시 기준금리를 50bp 인하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달러 기준 올해 48% 이상 하락한 브라질 증시는 올 하반기 위험자산 선호와 원자재가격 회복에 수혜가 예상된다며, “브라질 주식이 이상적인 바운스백 후보”라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