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헝다디폴트? 美CPI 6.7% 예상

(블룸버그) — 미국 11월 고용보고서가 대체로 노동시장이 타이트하다는 연준의 판단을 뒷받침한 가운데 이번주 나올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6.7%로 통화당국이 공격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웠던 1980년대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파월 연준의장이 매파적 스탠스로 확실히 돌아선만큼 12월 중순 FOMC에서 테이퍼링 가속화 결정이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연준이 1월부터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월간 300억 달러씩 축소해 3월이면 테이퍼링 프로세스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미크론 변이 우려를 이유로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2%에서 3.8%로 낮추고 내년은 3.3%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글로벌 리오프닝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며 테슬라와 애플 등 대형 테크주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플랫폼스는 주가가 9월 사상최고치 대비 19.7% 빠지며 약세장에 근접했다.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요일 화상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군사 활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할 계획이라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中헝다그룹 디폴트?

중국 헝다그룹이 3일밤 기습 공시를 내고 역외 채권단과 부채 구조조정안에 대해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력사인 홍콩 쥐샹(Jumbo Fortune)이 발행한 2억6000만 달러의 채무 상환 보증을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해, 헝다가 30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수준의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경제 성장세를 해치지 않으면서 과도한 금융 레버리지를 손보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침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관련 기관들은 성명을 내고 헝다그룹 구제보다는 금융시장과 주택소유자에게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썼다. 광둥성 정부는 쉬자인 헝다 회장을 불러 우려를 표명하고 “정상적” 운영을 위해 실무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인민은행은 헝다의 경영 부실과 무모한 확장을 지적했다. 2건의 달러채 이자 지급에 대한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월요일 종료됨에 따라 디폴트가 선언될지 주목된다.

연준 시험대

연준은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에 대한 채권시장의 신뢰라는 측면에서 40년래 가장 큰 시험대 위에 올려진 듯 보인다.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주 인플레이션이 더이상 “일시적(transitory)”이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테이퍼링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연준인사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채권시장은 통화정책 긴축으로 성장 열기가 식고 물가가 잡힐 것이란 기대에 장단기 금리 축소로 반응했다. Glenmede Investment Management는 공급망 문제가 점차 해소되고 임금 상승 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물가 압력이 내년이면 진정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아져 연준의 보다 신속한 대응을 압박함에 따라 미국채 단기물 금리가 최근의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장기적으로 채권시장은 최근 유가 하락에 힘입어 인플레이션 정점이 가까워졌다는 견해에 확신을 얻으면서 BEI 5년물과 10년물이 한달도 안되어 고점에서 빠르게 후퇴했다. 블랙록은 CPI가 내년 1분기 말쯤 피크에 도달함에 따라 BEI 10년물이 현재 2.45% 수준에서 2.2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머스 ‘내년 4차례 금리인상’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면 내년 4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월스트리트 위크’ 프로그램에 출현해 “나라면 내년 4번의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수치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양방향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충격이 주겠지만, 신뢰를 회복하려면 충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중앙값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금리 인상을 25bp 약간 넘게 보고 있다. 선물 시장의 경우 투자자들은 약 2번의 인상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서머스는 금요일 발표된 미국 11월 고용보고서와 관련해 실업률이 4.6%에서 4.2%로 급락한 점에 주목했다.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 증가는 21만명에 그쳐 예상치 55만명을 크게 하회했지만, 서머스는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과열로 향하고 있다는 진단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내년 4차례 금리 인상을 못박을 필요는 없다며, 단지 신호만으로도 일반 대중에게 통화당국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니면 2023년에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4차례 금리 인상은 다음해 8차례 올리는 것보다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IMF 전망하향 경고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오미크론 신종 변이로 코로나-19 확진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 회복에 대한 IMF의 예상치가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현지시간 금요일 한 컨퍼런스에서 “10월에 내놓았던 글로벌 성장 전망을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신종 변이가 “매우 빠르게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지난 10월 전망에서 세계 경제가 내년에 4.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의 경우 5.9%로 낮추었다. 오미크론이 출현하기 이전에도 이미 팬데믹으로부터의 경기 회복 속도에 있어서 국가마다 격차가 벌어지는 등 문제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도전과제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토요일 오미크론 변이가 글로벌 경기회복을 방해할 수도 있다며,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전망에 있어서 하방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환율조작국

미 재무부는 대만과 베트남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어느 나라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스위스의 경우 4월과 달리 2개의 기준만 위반했으나 나머지 하나는 가까스로 피했다고 판단했다. 미 재무부는 현지시간 금요일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을 다룬 반기 보고서에서 이 3개국에 대한 “관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관련 성명서에서 “재무부는 통화 관련 문제와 관련해 주요 경제에 대한 긴밀한 관여를 포함해 미국 근로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보다 강력하고 균형 잡힌 글로벌 경기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베트남이 환율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보여준 진전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재무부는 스위스와 대만, 베트남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에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지으면서도 두 나라가 그 기준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일본, 한국,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멕시코, 스위스 등 12개국은 2개의 기준을 위반해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랐다. 최신 보고서에서 재무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조건을 변경했다. 1)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는지, 2) 연간 150억 달러 이상의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를 보였는지, 3)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며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는 지 등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