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中 6% 포기? 무역합의 유연성

(블룸버그) — 중국이 월요일 역레포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투입하는 등 긴급 시장안정화 대책을 실시한데다 미국 1월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호전되면서 뉴욕증시는 6개월래 최악의 주간성적을 딛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중국 수요 위축이 예상되면서 구리는 2주 넘게 연일 추락하고 국제유가(WTI)는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다. 글로벌 IB들이 줄줄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마저 6%대 성장률 목표를 포기할지 주목된다. 중국내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 수는 최소 425명으로 늘었다.
신종코로나 위기에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 이행에 있어 미국의 ‘유연성’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과 EU가 무역협상을 놓고 초반 기선제압에 나서면서 파운드가 1% 넘게 급락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아이오와주를 시작으로 본격 진행된다. 진보성향의 버니 샌더스가 1위 자리를 굳힐 경우 달러가 하락하고 채권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실망스런 실적을 발표했다. 한국 1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비 1.5%로 예상치 1.0%을 크게 뛰어 넘어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1.25%를 상회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당국의 인하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中 성장률 하향검토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이 정부의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광범위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올해 성장률 목표를 낮춰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연간 성장률 목표는 대개 12월 비공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최고 지도자들의 승인을 받아 3월 전인대에서 공개되곤 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이 2019년 6%~6.5% 범위의 성장을 추진한데 이어 올해는 “약 6%”를 목표로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바이러스 충격에 1분기 성장률이 4.5%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당국은 또한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 한도를 높이거나 특별 국채 발행 등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그들은 덧붙였다. 3월 5일로 예정된 전인대 역시 전염병 확산에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웰스파고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8%에서 5.5%로 낮췄다.

미-중 무역합의 차질?

바이러스 위기가 경제성장마저 위협하자 중국은 1단계 무역합의 준수와 관련해 미국측에 유연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1월 15일 서명한 미-중 무역합의는 2월 중순경 발효될 예정이다. 해당 합의는 양국이 “자연재해나 기타 예상치 못한 사건” 때문에 협정을 준수하지 못할 경우 서로 상의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美무역대표부는 아직 중국으로부터 구매 약속 변경을 논의하자는 요청을 받은바 없다고 밝혔다. 무역협정 발동 후 첫해에 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2017년 대비 767억 달러 더 구매하고, 2년차에는 1233억 달러 늘리기로 약속했었다. 중국의 농산물 구매는 지난 2년간 중국과의 관세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민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중국이 구매하기로 약속한 대두의 선물가격은 중국 수요 둔화 우려로 9거래일 연속 하락해 2014년 7월래 최장기 약세를 기록한 뒤 반등을 시도했다.

英-EU 충돌 우려…파운드 추락

영국과 유럽연합간 무역협정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면서 파운드가 달러 대비 한때 1.7% 가까이 급락해 지난주 상승분을 반납했다. 바르니에 EU 협상대표는 “매우 야심찬” 무역협정을 제시했다며, 영국이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는 엄격한 규정에 동의해야만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자 존슨 영국 총리는 EU측 요구를 거부하고, 협상이 결렬된다 하더라도 영국은 번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보다 호주-EU간 무역 관계처럼 훨씬 느슨한 형태가 되더라도 영국은 만족한다고 말했다. 호주와 EU는 공식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영국은 현재 과도기적 단계로 규정을 바꾸지 않아도 되지만, 2020년말까지 무역합의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여전히 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이혼이 될 수도 있다. TD은행은 “양측 간에 거친 발언이 오가며 보리스 선거 승리 후 파운드 반등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이제 브렉시트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시장은 앞으로 험난한 길을 예상하고 다시 조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가 50불 하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중국의 석유 소비가 20%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유가(WTI)가 1년여래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했다. WTI는 한때 49.80달러로 3.4% 빠졌고, 브렌트유는 최대 7% 급락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하루 약 300만 배럴 줄었다. 이에 긴급회의를 검토하고 있는 OPEC+가 유가 지지를 위해 추가 감산에 나설지 주목된다. Summit Energy Services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막대한 비중을 감안하면 시장의 두려움은 당연하다”며, 당분간 약세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가 글로벌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처음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안좋다며 1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69달러에서 5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WTI는 47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유업계는 미판매분이 쌓이면서 재고가 곧 저장능력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경우 어쩔 수 없이 원유 처리량을 줄여야 한다. 한 회사 임원에 따르면 정유업체 공장 가동률이 조만간 15-20% 가량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사우디와 러시아의 두 정상은 드물게 전화통화를 하고 OPEC+ 안에서 협력을 지속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확인했다.

블랙록 채권시장 경고

블랙록은 단 며칠만에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규모가 2.7조 달러나 급증하자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와 비둘기파적 통화정책 베팅에 그리스에서 오스트리아에 이르기까지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금리에도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지표가 안정을 찾을 경우 이처름 무모한 채권 랠리는 위험하고 지속불가능할 수 있다.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인 Rick Rieder는 각국 재정 및 통화 부양 노력에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오를 수 있어 마이너스 금리 채권 투자가 손실을 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글로벌 국채 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겠지만,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현 수준에서 약 30bp 올라 1.8%대 부근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HSBC Holdings 역시 15년물 분트 매수 권고를 철회하고 프랑스 채권을 추천했다. Aberdeen Standard는 최근 불안이 진정되면 글로벌 채권 금리가 크게 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ING Groep은 분트 10년물 금리가 적어도 18개월간 마이너스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채 10년물 물가채의 소위 실질 금리가 금요일 -0.147%로 유럽국채 위기가 한창이었던 201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