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칼빼든 中, `아름다운' 관세

(블룸버그) —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봉쇄 정책에 맞대응해 자국 기업에 피해를 주는 외국계 기업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한 후 페덱스에 칼을 빼들었다. 또한 예고한대로 6월 1일 수백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인상보복을 가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6월 7일부터 일본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중국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과연 양국 경제수장이 불길을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 행정부가 멕시코 국경 불법이민 문제마저 관세로 해결하려 하면서 ‘관세맨’을 자처한 트럼프의 무차별적 무역전쟁이 몰고올 파장이 우려스럽다. 월가는 이를 ‘심각한 리스크’로 보고 경제와 금융시장이 더욱 불안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페소는 금요일 한때 3.6% 가까이 폭락했고, 달러-엔 환율은 1% 이상 밀려 1월 이후 지켜왔던 109엔선이 무너졌다. 신흥국 통화는 5월 1.24% 하락해 터키 리라 급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됐던 작년 8월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뉴욕 증시는 멕시코 관세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자동차업종을 중심으로 주요 주가지수가 금요일 1% 넘게 빠졌고, S&P 500 지수는 월간 기준 6.6% 추락해 1960년대 이후 두번째로 최악의 5월을 기록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2.13% 마저 밀리며 2017년 9월래 최저치를 경신해 2%선마저 위험해 보인다. 한국 5월 수출은 전년비 9.4% 감소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오늘 발표될 5월 차이신 중국 PMI 제조업 지수가 50으로 하락이 예상되어 글로벌 성장 우려를 더할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칼 빼든 중국

중국은 국내 기업에 피해를 주는 소위 “신뢰할 수 없는” 기관들의 목록을 작성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계약을 위반하거나, 비영리적인 이유로 공급을 중단하거나,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외국 기업과 조직, 개인이 그 대상이다.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로 지적한 후 양국간 긴장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중국의 조치는 수천개의 외국계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더해 중국 법률과 규정을 위반하고 소포를 다른 곳으로 보내 고객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페덱스를 상대로 당국이 조사를 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요일 발표한 백서에서 중국 정부는 격화되고 있는 무역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미국과 함께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협상 결렬 책임은 트럼프 행정부에게 있다며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관세는 아름다워’

금요일 미 행정부는 인도에 부여해온 개도국 특혜관세 혜택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또 다른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그동안 인도는 약 2000개 품목의 제품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왔다. 트럼프는 “인도가 공정하고 합당한 시장 접근을 제공하겠다는 확신을 미국에게 주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2019년 6월 5일부터 인도의 개도국 특혜 지정을 종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또한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기업들이 이를 피해 미국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이 수년간 강탈하고 속이는 ‘돼지 저금통’ 역할을 해 온 나라에게 관세(TARIFF)는 단어는 실제로 아름다운 말이다! 다른 나라는 미국을 공정하게 대하고 존중해야 한다 –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바보”가 아니다!”라고 트위터에서 주장했다.

연준 연내 2번 인하?

트럼프의 또다른 관세 폭탄에 미국채 시장은 이를 글로벌 성장에 또 다른 위협 요인으로 작용해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인다고 해석했다. 연방기금 선물은 연말까지 약 2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관세가 실제로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글로벌 무역 분쟁은 리스크오프 요인으로 연준에도 하방리스크로 작용해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25%로 인상될 경우 연준은 50bp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시카리 연은총재는 낮은 인플레이션과 무역 전쟁 고조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4월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개인 소비와 소득 증가율이 예상을 뛰어 넘었으나 관세전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5월에도 그같은 추세가 이어질지 의문이다.

글로벌 플래트닝

전세계 채권시장에서 플래트닝이 나타나며 경기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채 3개월-10년물 금리 역전폭은 2007년래 최대로 벌어져 경기침체 경고를 보냈다. 이미 마이너스에 진입한 분트 10년물 금리는 사상최저를 경신했고, 2년물 대비 프리미엄을 2015년 이래 최소로 축소했다. 영국 길트의 일드커브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래 가장 플랫한 수준에 머물고 있고, 캐나다는 2007년 수준의 역전을 목격하고 있다. Allianz Global Investors는 이처럼 극단적인 일드커브 플래트닝은 글로벌 경기주기가 피크를 지나 중앙은행들이 다시 완화 모드로 돌아서야 함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Rabobank는 현재의 안전자산 선호는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미국이 추가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하고 중국이 이에 보복조치를 취할 경우 이르면 9개월 만에 경기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정치 혼란

브렉시트 혼선으로 끝없는 내홍을 겪고 있는 영국은 물론 다른 유럽 주요국마저 정치 혼란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날레스 사민당 대표가 유럽의회 선거 패배후 돌연 사임해 대연정이 위험에 처했다. 메르켈의 유력한 총리 후임인 기민당 AKK 조차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 있어 리더십 위기가 우려된다. 이탈리아는 EU측이 제기한 자국의 재정 및 경제정책 우려과 관련해 EU 집행위에 서한을 보내기 직전 오성운동의 반대에 복지예산 축소 약속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코비시 EU 경제·재무담당 집행위원은 이탈리아에 징벌을 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공동의 규율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