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중 책임전가, 퍼펙트스톰

미국과 중국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자존심 지키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최근 협상에서 “너무 심하게 당해”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를 원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재선을 확신하며 더 강한 압박을 경고했다. 앞서 그는 금요일 양측이 워싱턴 협상에서 무역 관계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고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가 철폐될 수도 있다면서도, 동시에 미정부의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혀 중국 보복 위협에 배짱을 과시했다. 중국은 합의 조건을 이례적으로 공개했고, 중국 언론은 협상 후퇴에 대해 미국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트레이더들은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버리고 미국채, 금, 달러, 엔 등 안전자산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해 변동성 스파이크에 대비하고 있다. 이미 달러-엔 환율은 무역긴장 재개에 지난주 1% 가량 빠져 109엔선 지지를 시험하고 있다. 금요일 뉴욕 증시는 추가 협상 기대에 막판 반등에 성공해 장중 최대 1.6%나 밀렸던 S&P 500 지수가 상승 마감했지만, 주간 기준 2.2% 하락해 작년말 이후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미증시 선물도 불안한 모습이다. 영국 메이총리는 노동당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EU와의 브렉시트재협상을 모색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한달 시한 연장

미국측은 이번 워싱턴 담판에서 중국에게 한달의 시한을 주며 그때까지 합의가 없으면 추가 325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류허중국 부총리는 회담 후 3가지 합의 조건을 언론에 공개했다. 즉 미국은 모든 추가 관세를 철폐하고, 실제 수요에 맞게 중국의 상품 구매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양국의 존엄성이 보장되도록 “균형적” 합의를 요구했다. 그가 내세운 조건들은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는데 있어 여전히 넘어야할 산이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은 월요일 추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자세히 발표한다. 커들로 백악관 경제 고문은 양국 모두 무역 전쟁으로부터 피해를 불 수 있음을 시인했고, 추가 협상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6월말 G-20 회의에서 만날 수도 있다.

시장 변동성 대비하라

AMP Capital은 시장이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한 반면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기울고 있다면서, 아시아장 개장시 변동성 스파이크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이 미국에 관세 철폐를 요구한 것은 심각한 대결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며, 경제적 갈등이 군사적 긴장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물가상승, 유가 급등, 취약한 글로벌 성장 등 “퍼펙트 스톰”이 다가오고 있어 금과 원유, 물가채, 방어적 포지션닝을 중심으로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NatWest Markets는 선물환 시장이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 전망에 반응하고 있다며, 외화부채를 가진 중국 기업들이 미리 달러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비슷한 움직임에 달러-위안화 환율이 6.25위안에서 6.95위안까지 갔다며, 무역전쟁으로 인한 달러 급등시 연준의 중립적 전망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l Dhabi Capital은 관세 인상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어서면 연준의 기조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중립-인하 쪽에서 중립-인상 쪽으로 기울 수 있어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ulf Investment는 EM 투자자들에게 한국과 대만 등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통화 부양책 여유가 있는 나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권고하고 미국채와 달러, 엔, 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전쟁서 중국이 선택할 무기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관세로 똑같이 보복할 수도 있지만, 위안화 평가 절하나 미국채 매도, 미국 농산물 구매 취소 등 막강한 무기를 휘두를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비용도 무시못한다. 2015년 위안화 깜짝 절하 후 자본이 이탈하는 등 고통스런 경험을 겪은 바 있기 때문에 비슷한 움직임은 피할 듯 하다. 역외위안화는 2018년 달러 대비 5.5% 하락해 트럼프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중국이 의도적으로 통화 약세를 추구하고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한편,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조 달러의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15.9조 달러 규모의 미국채 시장에서 그 비중을 줄인다면 막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3.1조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운용할 마땅한 다른 투자처가 없다는 사실이 한계다. 중국이 미국채를 던질 경우 미국채 금리가 상승해 달러 랠리가 촉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초래될 금융 및 환율 불안 리스크가 크다는 진단도 나왔다.

관세폭탄에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져

미 행정부가 대중 관세 인상을 강행함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 쪽으로 더욱 기울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다. 관세 인상은 수입 물가 상승을 불러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하지만, 연준은 그보다 소비자와 기업 심리 악화로 인한 부작용에 더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연준 기금 선물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예상되는 금리 인하 시기를 내년 초로 앞당겼다.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총재는 고관세가 상당한 소비 위축을 초래할 경우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고관세가 장기화되고 추가 비용이 완전히 전가되어 소비자들이 여러 방식으로 후퇴한다면 우리는 적절한 정책이 무엇인지 결정하는데 있어서 계산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도이치은행은 금융시장의 반응과 그로 인한 기업 심리 및 투자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美 CPI 부진…파월 주장 맞나?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대비 2.0%로 예상치 2.1%를 하회했다. 전월기준은 0.3%로 역시 예상치를 하회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비 2.1%, 전월비 0.1%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낮은 물가상승률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파월 연준의장의 진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리 인하 주장에 추가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지표에 따르면 49년래 최저인 실업률과 꾸준한 임금 상승에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대중 관세가 인상되면서 수개월내 물가가 오를 수 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CPI가 “정말 좋았다.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다!”며 만족감을 표출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연준은 일시적이라고 말하지만, 지속적인 부진은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면서 중고차와 의류 가격 하락의 경우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근원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본 기사의 편집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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