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중앙은행 한계시험, 봉쇄완화

(블룸버그) — 이번주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발 경제충격에 맞서 가능한 정책의 한계를 시험할 전망이다. 오늘 일본은행(BOJ) 금정위에 이어 한국시간으로 30일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회의를 소집한다. 연준의 경우 이미 수차례 비상회의에서 금리인하와 유동성 수혈 등 각종 대책이 나왔지만 중앙은행 발권력에 대한 시장과 정재계의 기대는 여전히 높다. 금요일 뉴욕증시는 기술주와 소비재주 랠리에 힘입어 3대 지수 모두 1% 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이 적극적 경기부양책과 팬데믹 정점 통과 기대 속에 암울한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을 소화하면서 S&P 500 지수는 1.4% 상승했다. 국제유가(WTI)는 마이너스를 벗어나 배럴당 17달러 부근까지 회복했다.
코로나19의 일부 핫스팟이 감염률 둔화 조짐에 신중하게 경제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5월 4일부터 봉쇄령을 완화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주역시 코로나19 하루 사망자수가 367명으로 거의 한달래 최저수준을 보이면서 이르면 5월 15일부터 건설과 제조업을 시작으로 단계적 경제개방을 추진할 생각이다. 빌 게이츠는 코로나19 백신이 1~2년 안에 대규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가운데 로이터는 중국이 의료진을 파견했다고 보도했고, 38노스는 김정은 전용 추정 열차가 원산 부근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조선친선협회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회장은 김정은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는 정보는 거짓이고 악의적이라고 주장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살아있고 건재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앙은행 빅이벤트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 기준금리를 사상최저로 낮추고 수조달러의 자산 매입을 약속했지만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추가 지원 압박에 직면해 있다. 전세계 GDP의 거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연준과 BOJ, ECB의 정책회의가 모두 이번주에 몰려있다. 미국 등 주요국이 이번주 1분기 GDP 성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통화정책 당국은 경기침체를 제한하고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대응에 나서야만 할 수도 있다. 가능한 선택지로 양적완화(QE) 확대, 기업의 자금난 지원, 최저 금리 장기화 약속 등이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 위기에 중앙은행들이 가능성의 한계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그동안 적극적으로 대응해온 연준의 경우 추가 지원책을 내놓진 않겠지만 정책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ECB의 경우 팬더믹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BOJ는 추가적인 기업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현지시간 4월 28일-29일 예정된 FOMC 회의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들은 별다른 정책 변경을 예상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파월 연준의장의 경기 진단과 각종 경기 지원 요구에 대한 입장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설문에서 응답자 4명중 1명은 ECB가 7500억 유로 규모의 긴급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이르면 이번주에 증액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자산 매입 확대가 9월까지는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BOJ의 경우 40명의 애널리스트 중 약 83%가 은행권 기업 대출 지원을 위한 새로운 정책수단의 도입을 기대했다.

유가위기

수요 부진에 국제유가(WTI)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고 기름을 가득 실은 유조선이 하역도 못한 채 바다 위에 떠있고 트레이더들은 석유를 어디에 저장해야할지 온갖 창의력을 동원하고 있다. 유가 위기의 다음 단계로 상당 부분의 석유산업이 폐쇄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유조선마저 한계에 도달하면서 선박 운송료가 급등하기 시작해 시장이 얼마나 왜곡으로 치닫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생산 중단과 그에 따른 일자리, 기업, 은행, 지역 경제 여파에 글로벌 지도자들이 힘을 합쳐 질서정연하게 산유량 조절에 나섰지만, 수요 붕괴가 워낙 극심해 지난주 사상초유의 마이너스유가 사태까지 빚어져 생산 중단이 이제 현실로 다가와 시추업체와 정유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Gunvor Group은 “엔드게임(end-game)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5월 초중반이 피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OPEC+가 5월 1일부터 감산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지만 WTI가 지난 월요일 배럴당 -40달러까지 붕괴하자 결국 미국 셰일에너지 업체가 앞장서기 시작했다. 미국내 시추시설이 코로나19 위기로 기존 650개에서 378개로 줄어 4년래 저점을 기록했고, 미국 멕시코만 최대 원유 수출업체 중 하나인 Trafigura는 텍사스 등지의 산유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산유량이 12월까지 하루 15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마이너스 유가 후 이제는 6월말 정도로 앞당겨졌다. OPEC+가 20% 넘게 감산을 한다해도 매주 5000만 배럴의 원유가 재고로 쌓이고 있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의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속도라면 세계는 6월 정도에 저유시설이 꽉 차게 된다.

중국 2분기 반등?

1분기 역사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중국 경제가 4월에 이미 회복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3월 경제지표는 1-2월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4월 조기 지표를 보면 국내 수요가 여전히 약한데다 기업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8개 지표를 취합한 총지수는 4월에도 거의 그대로다. 더 악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생산과 소비가 재개됨에 따라 중국 경제가 바닥을 쳤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전반적인 그림은 여전히 어둡다. 소기업 신뢰는 3월 강한 반등 후 소폭 개선에 그쳤고 기대 지수 역시 반락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실물 경제 활동이 개선되었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역풍에 오히려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신규 주문 지수는 상승한 반면 신규 수출 주문은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설문 결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3월 설문 예상치 3.7%에서 크게 둔화된 1.8%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인민은행 이강 총재는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팬데믹 피해 기업을 중심으로 선별적 지원을 약속했다.

신중한 칼 아이칸

‘기업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은 지금 주식을 사지 않고 있다며, 대신 현금을 쌓아두고 상업용 부동산을 팔고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금은 “극도로 조심해야 할 때”라며, 미래가 너무나도 불확실해 S&P 500 지수가 2021년 실적 추정 대비 17배에 거래되기엔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84세로 대공황 이래 모든 증시 붕괴를 겪었던 아이칸은 “단기적으로 다소 큰 폭의 하강기류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폭우”에 대비해 항상 유지하는 현금을 아직 투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시장은 그와 반대의 모습이다. 연준이 3월 23일 전례없는 통화완화 대책에 이어 추가 경기부양책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주가는 저점대비 30% 가량 회복했다. 강세론자와 약세론자를 나누는 주요 변수 중 하나는 경제회복의 기대 속도다. 아이칸은 의료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눈 결과 낙관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감염이 재발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경제활동이 “수도꼭지를 틀듯” 쉽게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국제신용평가사인 S&P가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지만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유지해 강등 위험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S&P는 다변화된 경제와 순채권국 포지션, 낮은 민간부채 등이 높은 공공부채를 부분적으로 상쇄한다고 진단했다. 만일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향후 3년간 확실히 하향추세로 돌아서지 못하거나 국가 재정의 지속성을 위협할 정도로 차입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경우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공중 보건과 기업 및 일자리 지원을 위해 수십억 유로를 지출하고 있다. 심각한 경기침체에 직면한 가운데 재정적자는 올해 GDP의 6.3%를 넘어서고, 부채비율은 153%에 이를 것으로 S&P는 예상했다. ECB는 정크본드로 강등된 채권마저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S&P는 이탈리아처럼 코로나19 팬데믹 타격이 심각한 영국 역시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