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러-우 휴전기대, 채권 숏커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3주만에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대면 평화협상이 휴전을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양국 정상간 담판 기대를 높이고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치를 약속하면서 위험자산 랠리가 펼쳐졌다. 그러나 러시아측 제안이 제한적이고 전술적 제스처에 그칠 수 있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크렘린궁 측근의 한 소식통은 휴전이나 우크라이나 수도로부터의 완전 철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러시아는 아직도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고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블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락분을 거의 회복했다.

뉴욕증시는 광범위한 랠리를 펼치며 S&P 500 지수가 4거래일째 상승해 1월 중순래 처음으로 4600선 위에서 마감했다. 애플 주가는 11거래일 연속 올라 2003년래 최장기 상승을 기록하며 1월 도달했던 사상최고치를 다시 노리고 있다. 국제유가(WTI)는 한때 7% 넘게 빠지며 100달러 아래로 후퇴했고, 달러(BBDXY)는 0.9% 가까이 밀리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자 초조해진 연준 위원들이 빅스텝 피봇을 시사하며 5월 50bp 인상 카드마저 꺼내들면서 미국채 2년물 금리가 결국 2019년래 처음으로 10년물 금리를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러-우 협상 진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키이우와 체르니히프 인근에서 군사 작전을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평화 협정을 타결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회담 가능성도 내비쳤다. 러시아측 협상 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이번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며, 우크라이나 측 제안을 푸틴에게 즉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외무장관들이 합의 초안을 위해 만나는 동시에 양국 정상간 회담도 고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양국 지도자 간 직접 담판을 오랫동안 요구해왔지만 러시아는 푸틴의 참석 약속을 거부해왔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태세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알렉산더 포민 러시아 국방부차관은 키이우와 체르니히프 지역에서 당장 군사 작전을 “크게 줄이겠다”며, 우크라이나 군도 이에 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은 지난주 전략을 바꾸어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군사 작전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측은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영토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 안보 보장을 요구하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실제로 후퇴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그동안은 강력한 제재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런던금속거래소는 러시아산 금속을 거래 플랫폼에서 퇴출시킬 계획은 없다며, 제재를 정하는 것은 각국 정부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채권 숏커버…장단기 역전

러-우간 휴전 협상 낙관론이 유가와 채권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크게 끌어내리면서 미국채 금리가 대부분의 구간에 걸쳐 하락했다. FHN Financial의 Jim Vogel은 “원재자 상품 가격의 급락은 우크라이나 포지션의 재빠른 청산을 반영”한다며, “결국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 걸쳐 숏커버를 촉발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8bp 넘게 하락했고, 5년물 BEI는 14bp 가까이 후퇴했다. 연준의 공격적 정책 긴축 기대 속에 미국채 2년-10년 금리 스프레드는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2019년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Medley Global Advisors의 Ben Emons는 “역사적으로 경기침체는 장단기 금리 역전 없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따라서 경기침체의 전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시기는 알 수 없지만 2년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 5월 50bp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올해 연방기금 금리가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경우 5월 50bp 인상 가능성에도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관대한 재정 정책과 공급망 혼란,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나와 FOMC 동료들이 편하게 여기는 수준보다 훨씬 높이 끌어올렸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흔들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올해 총 25bp씩 7번 인상을 보았다며, 경제지표에 따라 “더 빠른 경로에 매우 열려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직면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다음 회의에서 50bp 인상을 테이블 위에서 치우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인플레이션 원인은 중국에서의 바이러스 재유행이 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공급망이 다시 마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조만간 축소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3조 달러의 보유자산 축소는 대략 25bp씩 두차례 금리 인상에 준하는 효과가 있다며, 그로 인해 경제가 타격을 입을지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FOMC 회의는 5월 3-4일에 열린다.

JP모간 낙관론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매파적인 연준과 미국채 일드커브 역전에도 불구하고 주식은 계속해서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리스크 선호 스탠스를 고수하면서 “시장에 지나친 자만보다 너무 부정적인 게 많다”며, 3가지 이유를 근거로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역사적으로 볼때 주식과 크레딧 시장은 통화정책 긴축 주기가 시작될 때 성적이 좋았다. 또한 명목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질 정책금리는 상당한 마이너스로 부양적이기 때문에 일드커브 역전을 경기 불황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모든 중앙은행이 동시에 긴축에 나서고 있는게 아니라며, 일본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은 오히려 완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연준의 공격적 긴축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가 일면서 채권시장은 요동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은 탄력적인 모습이다. 이에 모간스탠리와 BofA는 투자자들에게 약세장 랠리에서 매도 기회를 찾으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JP모간은 경제지표가 지금까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아직 경기침체에 대비해 포지션하기엔 이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긍정적인 경제지표 서프라이즈는 기업 어닝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와 BofA 경계론

모간스탠리의 미국 및 유럽 크레딧 전략 책임자인 Srikanth Sankaran는 러-우간 휴전 협상 기대감에 힘입은 주식 및 크레딧 시장 랠리가 일시적 환호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앙은행의 매파적 기조”로 다시 쏠리면서 현재 랠리가 단기에 시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리스크 시장 측면에서 볼 때 아직 풀어야할 수수께끼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BofA는 지난 2주에 걸친 미국 주식의 11% 상승은 약세장 랠리로 더 큰 하락장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거시경제 악화와 시장 비친화적인 연준을 감안할 때 미국 주식의 지속적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연준이 시장을 돕기는 커녕 금융여건을 보다 타이트하게 가져가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