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도 시간문제, 패닉막아라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에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역사회 감염이 시간문제라며 미국인들에게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라고 경고하면서 뉴욕증시 투매세가 이틀째 이어졌다. S&P 500 지수는 4거래일간 7.6% 급락해 100일 이평선을 10월래 처음으로 하회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30%까지 밀리며 사상최저를 경신했고 30년물 역시 1.78%로 신저점을 다시 썼다. BMO는 10년물 금리가 1%~1.25% 범위를 시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WTI)는 CDC 경고 후 3% 넘게 급락해 배럴당 50달러가 무너졌다. 일각에선 주요국 마이너스 성장마저 점치며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에 적극 베팅하는 분위기다. 미증시 지수 선물은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커들로 백악관 고문은 연준이 코로나19 때문에 긴급 금리 인하를 단행하진 않을 것이라며 패닉에 빠지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기 투자자들에겐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시장 진정에 적극 나섰다.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연준이 코로나19 확산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경제 전망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지 판단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발언해 기존 스탠스를 유지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라 현재로선 금리 인하를 생각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코로나19가 현재 최대 관심사라며, 올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이 연간전체 전망치인 2.5%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달러-원 환율이 무역전쟁이 절정에 달했던 작년 8월 고점인 1223원을 재차 시도할 수 있으며, 한국은행이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과거처럼 원화가 강세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27일 한은 금통위 결정을 앞두고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25bp 인하 전망 15명, 동결 11명으로 의견이 갈렸다. 한국 3월 제조업 업황전망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69로 전월비 8p 하락해 소비자심리에 이어 크게 악화됐다.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은 올해 이미 금리를 내렸지만 중국의 급격한 성장 둔화 가능성에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인하 베팅↑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금융시장을 휩쓸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가능성에 월가의 베팅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공급체인 차질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할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속에 BEI는 10월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에 이미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장기간 하회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연준 인사들의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Cornerstone Macro는 “시장에선 이번 사태가 단기적 측면에서 공급충격으로 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총수요에 대한 리스크로 디플레이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는 많은 FOMC 위원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인하 쪽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 FOMC 회의는 현지시간 3월 17일-18일로 예정되어 있다. 연방기금 선물 계약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3월 인하는 예상하고 있지 않지만, 4월과 6월, 7월 회의 모두 인하 확률을 꽤 높게 점치고 있다.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블룸버그 칼럼에서 현재 상황에서 쉽게 연준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미국 경기팽창의 가장 큰 위험은 대외적 충격에 연준이 너무 늦게 대응하거나 충분한 힘이 없을 경우”라며, 그같은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욱 악화될 경우 FOMC는 다음 정책 성명서에서 해당 리스크를 지목하고 파월 연준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필요시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확신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더들리는 주장했다.

세계GDP 1조달러 증발

코로나19가 세계화 시대의 첫 대유행 전염병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글로벌 경제 안정에 대한 의구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는 코로나19가 그정도로 세계 경제를 망가뜨리지 않을 것이라며, 전염병이 약해지면 가파른 반등이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 자신감은 시험을 받고 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세계적 보건 위기가 발생할 경우 글로벌 GDP가 1.1조 달러 가량 증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업의 결근 급증과 생산성 저하, 여행 급감, 공급체인 차질, 무역 및 투자 감소 등에 따른 비용이다. 특히 미국과 유로존이 올 상반기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이같은 시나리오는 단기에 그치겠지만 세계 경제에 “매우 강한 충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xel Weber UBS 회장은 글로벌 성장률이 3.5%에서 0.5%로 크게 떨어지고 중국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초만해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미온적일 것으로 보았으나, 이제는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MetLife Investment는 통화 정책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금리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며, “사람들이 가족과 건강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25bp를 내린다고 해서 이들이 밖에 나가 지출하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BOJ 금리인하?

최근 엔화 약세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의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트레이더들은 올해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을 높이고 있다. 지난주 달러-엔 환율이 10개월래 고점으로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율 시장은 현재 2020년 약 10bp 가량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공급체인을 위협하고 작년 소비세 조치가 민간지출을 압박하면서 일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JP모간과 HSBC는 금리인하 기대를 기반으로 한 트레이드를 추천했다. JP모간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잠재적 금리 인하에 포지션하는 것이 신중하다”고 최근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일본국채 2년물을 사고 20년물을 팔라고 조언했다. 모간스탠리는 22일자 투자자노트에서 엔화 약세에도 금리 인하 확률이 높아지는 현상은 “다소 놀랍다”고 진단했다. 구로다 BOJ 총재가 지난 금요일 코로나19에 대응해 필요시 행동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비해 헤지에 나섰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국채 10년물 금리는 화요일 -0.1%로 11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HSBC는 BOJ 금리 인하 기대에 최근 부진했던 7년물 IRS 매수를 권고했다.

중국 중소기업 지원책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 충격으로부터 경제를 지지하기 위해 소기업과 민간부문을 대상으로 저렴한 대출 및 선별적 세금 감면 등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화요일 중국 국무원 회의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PBOC)은 중소기업과 농민을 위한 대출을 위해 시중은행에 5000억 위안(712억 달러) 규모의 재대출 및 재할인 자금을 제공한다고 CCTV가 보도했다. 해당 자금의 이자율은 25bp 인하되며, 시중은행은 필요할 경우 6월 말까지 추가 재대출 쿼터를 요청할 수 있다. 또한 후베이성 소재 중소기업의 경우 3월부터 5월까지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고, 다른 지역의 중소기업은 해당 세율을 3%에서 1%로 낮추기로 했다. 최근 중국 당국은 중소기업과 민간기업이 코로나19 발발로 경제가 둔화되며 신용위기에 직면하자 선별적 완화정책을 펼쳐왔다. 민간부문의 경우 중국 GDP의 60% 이상, 고용의 80%를 차지한다. 투자자들은 또한 일부 은행의 지준율과 벤치마크 예금금리 인하 등 추가 통화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 ‘OPEC 감산 결정 아직’

사우디 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은 코로나19 확산에 원유 수요가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OPEC가 아직 감산 합의를 연장하거나 수정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OPEC+는 다음주 비엔나에서 만나 글로벌 감산 정책을 평가할 예정이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에너지장관은 OPEC과 러시아를 비롯한 동맹국간의 파트너십에 확신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리야드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1.2% 가량 올라 반등을 시도했으나 이후 하락 반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가 10여년래 처음으로 이번 분기에 줄어들어 상당한 공급과잉이 발생할 전망이다.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인 Amin Nasser 는 코로나19에 대해 “단기적 이슈”라며, 하반기에는 끝나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코로나19가 2개월간 석유 수요에 영향을 미쳤지만, 아람코의 경우 충격이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새로운 게 아니다. 그동안 많은 문제를 겪어왔다. 우리는 이를 견뎌낼 것”이라며, OPEC가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OPEC+ 패널이 제안한 하루 60만 배럴 추가 감산안에 대해 아직까지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