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채권 저가매수? 골드만 베팅

(블룸버그) — 지난주 채권 시장 대혼란에 각국 정책당국이 진화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채권 금리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반면 추가 고통에 대비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기대 변동성이 급등하며 자산군 전체에 경고를 보내고, 시장은 연준의 첫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중앙은행이 시사한 것보다 최소한 1년은 빠른 2022년 말로 앞당겨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3월 중순 FOMC를 앞두고 아마도 마지막일 수 있는 공개 발언을 이번주 내놓을 예정이다. JP모간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금리가 오를 전망이라며 미국채 10년물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2월 중순 들어 줄곧 하락했던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이 미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에 대한 우려를 떨치면서 리스크온 랠리를 연출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 6월래 최대폭인 2.4% 올랐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3% 급등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도 3.4% 상승했다. 미국채 금리는 단기물은 내린 반면 10년 이상 장기물은 다시 상승해 스티프닝을 재개했다.

미 하원은 현지시간 토요일 1.9조 달러의 코로나19 구제책을 승인했으나 공화당 의원 중 단 한 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아, 여야가 50대 50으로 동석인 상원에서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법안이 시행될 경우 연소득 7만5000달러 이하, 또는 부부합산 15만 달러 이하의 미국인은 개인당 1400달러의 재난지원금을 받게 된다. 백신 접종과 바이러스 검사를 위한 신규 자금 지원도 포함되었다.

쿠팡은 희망 공모가를 주당 27달러~30달러 선으로 제시해 뉴욕증시 기업공개에서 최대 36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 1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비 7.5% 증가해 예상치를 상회한 반면 2월 수출은 9.5% 증가로 시장 예상에 못미쳤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4차 재난지원금 등을 위해 추경 15조 원을 추진하고 국채 발행 9.9조 원 등으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채권 금리 급등세에 호주중앙은행은 오늘 정책회의에서 추가적인 3년물 국채 매입을 재확인하고 금리 타겟 대상을 2024년 11월 만기 채권으로 조기 변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발언…워렌 부유세

바킨 리치먼드 연은총재는 최근의 미국채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연준이 채권금리 상승에 아직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채권시장 혼란에 관한 질문에 “나는 주로 노동시장에 대해 걱정한다”고 답하며, “이같은 수준의 금리에서 내가 관할하는 지역의 기업들과 얘기를 나눌 때 사람들이 투자를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바킨은 “우리는 확실히 일드커브 단기쪽을 통제하고 있으며 장기물은 재료에 크게 의존한다”고 지적하고, “만일 백신이나 경제 체력, 재정부양책 등에 관한 뉴스 때문이라면 내 생각엔 자연스런 반응”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시장의 움직임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신호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편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은 2명의 진보진영 하원의원들과 함께 ‘초부유세(Ultra-Millionaire Tax Act)’를 발의하고, 5000만 달러~10억 달러의 재산가에게 연간 2%의 세금을 부과하고 10억 달러가 넘는 경우 3%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10년간 적어도 3조 달러의 세수가 예상되며, 이를 인프라와 육아, 보건 개혁 등의 투자에 투입해 “보다 공정한” 경제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채권 저가 매수콜

지난주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로 채권 시장이 출렁이자 연준 금리 인상 기대가 너무 과도하다며 지금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는 새로운 시장 컨센서스가 빠르게 형성되는 분위기다. 스왑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2023년 3월쯤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일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며 이에 맞서 단기물 채권 매수를 추천했다. 월요일 미국채 30년 금리는 상승을 재개한 반면 5년물은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JP모간의 Jay Barry는 채권시장이 오판하고 있다며 미국채 5년물 매수를 추천했고, TD Securities 역시 금요일 5년물에 대한 강세 전망을 더욱 강조했다. 바클레이즈의 Anshul Pradhan은 투자자들에게 미국채 3년물을 매수하라고 조언했고, 씨티그룹의 Jabaz Mathai는 대개 3년~7년 만기를 가리키는 커브 중간 구간을 추천했다.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시장의 2023년 금리인상 기대감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2023년 말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머니마켓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아예 버렸지만 UBS Group은 채권 시장이 결국 “근본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주의 Host-Plus 연기금은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 “시장이 틀렸다”며 “디플레이션 세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의 베팅

골드만삭스 수석 글로벌 주식 스트래티지스트 Peter Oppenheimer는 시장이 올해 예상되는 경제 회복의 강도를 과소 평가하고 있다며, 저가의 가치주와 경기순환주가 이번 반등의 주요 승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저 추세는 우리가 매우 동조화된 글로벌 성장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재정 및 통화 부양책과 원자재 상품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올해 세계 경제가 6.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여건은 경기순환주와 가치주에 매우 유리하며, 더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번주 시장의 초점은 백신접종 가속화와 경제 재개에 대한 낙관론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지난달 MSCI 월드 가치주 지수는 4.5% 오른 반면 MSCI 월드 성장주 지수는 0.3% 상승에 그쳤다. Oppenheimer는 여행 및 레저, 음료, 은행, 원자재 상품, 운송 인프라 등 경제 리오프닝 트레이드가 “크게 따라잡기”에 나설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모든 분야는 여전히 저렴해 보이며, 특히 영국과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빨라져 올 중반쯤부터 예상되는 성장의 강한 반등세로 인해 큰 수혜가 예상된다”고 그는 진단했다. 또한 높은 저축율은 봉쇄 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강한 소비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주식 투자자들이 채권 금리의 상승 속도와 수준, 요인 등을 지켜보겠지만, “점진적인” 금리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낮추기 때문에 주식엔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OPEC+ 증산 주목

팬데믹 기간 동안 늘어난 원유 공급 과잉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전 세계 재고가 2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급감하고 있다고 모간스탠리가 진단했다. 유가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데다 미국 원유 생산은 갑작스런 한파에 타격을 입었다. 시장 슈퍼사이클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심지어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다시 돌아온다는 경고마저 나온다. 추가 공급 필요성이 분명해지자 트레이더들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끄는 OPEC+가 3월 4일 회동에서 작년의 감산 합의분을 일부 되돌려 증산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OPEC+가 충분히 공격적으로 행동할지는 불분명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수요를 위협하고 있다며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산유국들에게 “극도로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만일 OPEC+의 증산 수준이 필요한 수요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유가는 추가로 급등할 수 있다. Enverus의 Bill Farren-Price는 “시장이 지나치게 타이트해질 진정한 위험이 있다”며, “이미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 OPEC가 유가 상승에만 관심을 가질 경우 결국 경쟁국의 공급 증가를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WTI)는 2거래일 연속 급락해 배럴당 60달러를 잠시 하회하기도 했다.

항셍지수 대개편

홍콩증시를 대표하는 항셍지수(HSI)가 51년만에 최대 개편을 시도한다. 신경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편입종목 수를 현행 52개에서 우선 80개로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100개까지 몸집을 키우기로 했다. 또한 단일 종목의 가중치를 10%에서 8%로 제한하며, 지수 편입을 위한 상장 기간 요건 역시 단축하기로 했다. 항셍지수를 운영하는 항셍지수회사는 이같은 내용의 개편안을 1일 발표했다. 이르면 오는 5월 지수 검토시 적용되며 2022년 중반까지 진행된다. 작년 글로벌 증시 대비 수십년래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인 HSI는 최근 몇년간 금융과 부동산 업종 위주의 편입 종목을 다변화하기 위해 애써왔다. 12월 지수 변경 제안서에 따르면 2019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정보 기술 부문이 금융업을 추월했다. IG Asia의 Jingyi Pan은 “이번 개편으로 HSI의 변동성이 줄어들 전망”이라면서도 “당장 가중치 8%를 초과하는 텐센트와 AIA, HSBC는 매도 압력에 놓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