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브렉시트고비, 씨티 ‘6위안선’

(블룸버그) — 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는 지지부진한 미국 부양책 논의와 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하락 출발했으나,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을 1주일짜리 긴급예산안이 통과되면서 낙폭을 줄였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 상승으로 마감했다. 초당파 의원들이 9080억 달러 규모의 팬데믹 구제책 법안을 현지시간 월요일 공개할 예정이지만 미의회가 이를 통과시킬지 보장은 없다고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이 밝혔다. 이와 경쟁하는 므누신 재무장관이 내놓은 9160억 달러의 구제책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소상공인과 백신 보급 지원 등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으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고집하는 기업을 위한 코로나19 관련 소송 면책 조항 도입이 발목을 잡고 있다.

파운드는 브렉시트 무역합의 결렬 우려에 지난주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일요일 시한을 넘어서도 협상을 지속한다는 방침에 막판 합의 기대가 일며 숏커버가 나타나 월요일 새벽 한때 1.2% 가량 급등했다. 과도기 공식 종료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연말이 다가오며 유동성마저 악화될 수 있어 추가 변동성에 대비해야 하는 분위기다. 한편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8500명 미만으로 줄이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긴 7400억달러 규모의 2021회계연도 미국 국방수권법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승자가 중국이라고 주장하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협상 고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당초 일요일로 정했던 협상시한을 넘겨 브렉시트 이후의 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현지시간 일요일 전화통화를 갖고 “거의 일년에 걸친 협상으로 지쳤지만 한발 더 나아가기로 했다”고 공동 성명문에서 발표했다. “우리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주요 쟁점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에 따라 협상을 지속해 늦은 단계에서라도 합의가 가능한지 살펴볼 것을 협상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몇몇 주요 사안에 있어서 여전히 이견이 크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고 여러 방송사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 수요일 밤 합의가 어려울 듯 보인다며 주말까지 9개월에 걸친 협상을 종결짓자고 했으나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크게 좁히지 못해 노딜 우려가 일며 파운드 약세를 키웠다. 양측은 일요일 전화통화가 “유용했다(useful)”고 평가했지만 합의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과 EU 협상단은 브뤼셀에 남아 앞으로 며칠간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주 중반쯤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영국이 주말 기업 공정경쟁 분야에 있어서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해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EU로부터 어업권 양보를 얻어낼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6위안선 시도?

씨티그룹은 중국 자산이 다른 나라보다 수익률이 높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내년에도 중국 채권과 주식시장으로 홍수처럼 몰려올 수 있다며, 내년말까지 달러-위안화 환율이 6위안선을 시도하거나 하향돌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993년 말 이후 위안화가 그만큼 초강세를 보인 적은 없다. 이미 위안화는 중국 경제가 팬데믹으로부터 반등하고 있다는 신호에 5월말 이후 강세로 돌아서 달러 대비 2년여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외국인의 역내 채권 및 주식 보유가 올해 30% 넘게 급증해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씨티는 내년 중국이 거대 규모의 멈추지 않는 자본 유입에 직면할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이 중국 거시 경제에 주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나친 위안화 강세가 수출 의존적인 중국 경제의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절상 속도를 늦추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부채 증가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 개입에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다.

독일 봉쇄, 韓 3단계 검토…백신접종

독일이 12월 16일부터 적어도 내년 1월 10일까지 비필수 사업장과 학교를 문닫기로 하는 등 초강경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신규 감염과 사망자가 연일 치솟자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지시간 일요일 16개 주 주지사들과 회의 끝에 봉쇄를 강화하기로 합의하고 보건시스템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하루 신규 환자수가 1천명을 넘어서자 이처럼 가파른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의료체계도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 상향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시는 14일부터 식당 실내영업이 다시 금지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현지시간 11일 미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다음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해당 백신을 16세 이상 미국인들에게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구스타브 퍼나 미 행정부 백신 개발 프로젝트 최고운영책임자는 14일 백신이 미 전역 145개소에 도착하며 일단 수요일이면 모든 50개주에 배송이 끝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차 출하분은 290만 도즈로 의료진과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직원 등 필수인력이 우선 대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개발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모더나 백신 역시 금요일까지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여름이면 미국인 80%가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마지막 FOMC

악몽으로 가득했던 한 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준은 현지시간 수요일 올해 마지막 정례 FOMC 회의에서 미국 경제와 고용 회복 둔화에 맞서야 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로스앤젤레스와 시카고 등 일부 대도시가 사실상 다시 봉쇄에 들어가며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FOMC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 변경이나 혹은 가이던스 변경을 논의할 수도 있다. 연준은 또한 분기마다 업데이트하는 성장률과 실업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발표한다. 점도표에선 기준금리가 2023년까지 제로 부근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재무부의 요청으로 연준의 몇몇 긴급 대출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데다가 미 의회가 추가 재정부양책을 놓고 여전히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어 연준은 경제 하방 리스크가 더 커졌다고 판단하고 다른 형태의 경제 지원책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바이러스 경로와 바이든 부양책, 금융시장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1분기에 양적완화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며, 연준 관료들은 현재로선 정책에 만족하고 있으나 절대 자만하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영란은행(BOE)은 브렉시트 무역협상 합의 여부에 따라 부양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베일리 BOE 총재는 만일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내년 6월 기준금리 10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내년 美증시 전망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경제에 불을 붙일 것이란 전망에 모두가 동의한다 하더라도 월가에선 아직 증시가 어떻게 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강세론자인 JP모간의 Dubravko Lakos-Bujas는 경제 정상화로 20% 랠리를 점치며 내년 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4400포인트로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Tobias Levkovich와 BofA의 Savita Subramanian는 이미 기대치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되었다며 기껏해야 3.7% 가량 오른 3800포인트를 전망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에도 나타났듯이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때 시장의 향후 움직임을 내다보는 월가내 전망은 이처럼 엇갈리곤 한다. S&P 500 지수는 올해 백신 개발과 중앙은행 부양책에 힘입어 3월 약세장 저점 대비 63%나 올라 PER가 22배로 닷컴버블시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부근이다. The Wealth Alliance의 Eric Diton은 “우리는 지금 미지의 영역에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높고 글로벌 금리가 사상 최저인 극단적 상황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모델링 분석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17명의 전문가 추정 평균치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향후 12 개월에 걸쳐 4035포인트에 도달할 전망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