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브렉시트 파경, 연준 매파도 `쉬자'

EU와 힘들게 타협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결국 파경을 맞았다. 영국 의회는 230표라는 근대 의정사상 최대차로 이를 부결했고, 메이 총리는 야당으로부터 불신임안 투표에 직면했다. 파운드가 1.5%나 폭락했으나 오히려 일각에서 브렉시트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노-브렉시트(No Brexit)’ 기대가 제기되며 빠르게 낙폭을 회복했다.
미 증시는 중국의 부양책 확대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연출했고, S&P 500 지수는 지난 주 3차례 시도에서 실패했던 2600포인트 선을 넘어섰다. 매파적 연준 인사마저 금리 인상 ‘인내심’을 강조하면서 미국채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가 한때 2월래 최대로 벌어져 스티프닝 기조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정부 셧다운 25일째를 맞은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를 우회해 직접 민주당 의원들 설득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났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결국 파경…파운드엔 오히려 호재?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결국 부결하면서 메이 총리에게 굴욕적 패배를 안겨주었다. 기존 수정안이 철회되거나 부결되면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원안이 그대로 상정되었고, 하원은 ‘이혼 합의안’을 반대 432표, 찬성 202표로 거부했다. 수요일 불신임안 투표에서 승리가 예상되는 메이는 브렉시트 딜이 완전히 침몰한 것은 아니라며, 다시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U는 합의안 부결에 유감스럽다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 EU 정상회담이나 재협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번 참패가 오히려 영국 경제와 파운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며, 의회가 협상을 장악해 소프트 브렉시트나 2차 국민투표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즈호는 파운드 트레이더들이 메이에 대한 기대를 아직 버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는 2차 국민투표이며, 최악은 합의 없는 무질서한 브렉시트로 설문결과 나타났다.

대표적 매파 연준 인사마저 금리인상 인내심 촉구

연준 인사 중 대표적 매파인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마저 연준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전에 쉬어 가자고 촉구했다. “그동안 취했던 정책 조치들의 효과가 아직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정책 행동을 고려하는데 있어서 인내심이 필요하다”며,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경우 경제가 예상대로 반응해 지속가능한 성장 속도로 유지할 수 있는지 판단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년간 추가 긴축을 요구해 왔던 조지 연은총재마저 입장을 선회하면서 파월 연준의장은 보다 신중한 정책 경로 변경이 수월해보인다. 카플란 연은총재는 1-2 분기 정도 연준 인내심을 말했고, 카시카리는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다며 “미국 경제가 계속 강해지도록 놔두자”고 주장했다. 1월 뉴욕 제조업 지수는 2017년 5월래 최저로 추락했고, 12월 미국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비 -0.1%로 1년래 첫 하락을 기록했다.

드라기 ‘글로벌 불확실성에 경제 예상보다 약해’…유로 하락

독일 성장률 후퇴에 이어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마저 경기 둔화를 인정하면서 유로가 최대 0.8% 가량 밀렸다. 드가리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최근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약하고 특히 글로벌 요인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여전히 현저하다”며 안심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중기적으로 역내 가격 압력 및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상승을 지원하기 위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통화정책 부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독일은 가까스로 경기침체를 피했지만 2013년 이래 최악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사상최대 수요 속에 올해 첫 신디케이트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BofA ‘EM 무역합의 타결시 매도’…골드만, EM 통화보다 채권 선호

BofA는 신흥시장(EM)에 대해 2월말 경으로 예상되는 미-중 무역합의가 ‘루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전략의 타겟 시점이 될 수 있다며, 당분간 리스크온 스탠스는 유지하지만 무역긴장 해소시 EM 랠리가 다지기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밸류에이션 매력과 연준 긴축 중단 전망에 모간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여러 기관에서 EM의 상승 여력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채권 금리 하락 기대를 감안할 때 신흥시장(EM) 역내 채권이 통화보다 더 나은 투자라고 주장했다. EM 통화는 글로벌 증시와의 연관성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채권의 경우 세계적인 금리 하락 추세와 유가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둔화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간, 채권 트레이딩 부문 금융위기래 최악

씨티그룹에 이어 JP모간 체이스 역시 부진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간의 시장 비즈니스 중 가장 큰 기여를 해왔던 채권 트레이딩 매출이 4분기 18% 급락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요동치는 시장에 채권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주식 트레이딩 수입과 자문 수수료 증가세를 능가했다. 4분기 침체로 은행권은 트럼프의 감세와 금리 인상에 힘입은 최고의 해를 우울하게 마감하게 되었다. JP모간의 분기 이익은 시장 전망에 약간 미치지 못했지만 연간 이익은 33% 급등한 325억 달러로 기존의 사상최고치를 크게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