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브렉시트 매듭, 3월 약세장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미결주택 판매 지수가 1월 8.1% 증가해 2020년 6월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고, 향후 기업 설비투자를 보여주는 항공기 제외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는 1월 0.8% 증가해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뒷받침했다. BNP파리바의 Sam Lynton-Brown는 통화정책 추가 긴축 우려 속에 2월 들어 시장이 리프라이싱을 거쳤지만 더 진행될 여력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보다 매파적 연준 정책 전망을 가격에 반영할 경우 주가가 더 하락하고 채권금리는 더 오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S&P 500 지수가 지난주 매도세를 딛고 장초 1.2% 가량 급반등했지만 오후 들어 힘을 잃어 0.3% 상승으로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가 올해 거의 70% 회복한 덕분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세계 최고 부호의 명성을 되찾았다. Boris Vujcic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는 한 계속해서 통화정책 긴축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갈등 매듭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마침내 브렉시트 협정의 일부인 북아일랜드 무역에 관해 새로운 합의안을 타결했다. 영국이 EU 탈퇴를 국민투표로 결정한 뒤 5년 넘게 신경전을 벌여왔던 민감한 이슈가 해결됨에 따라 양측간 관계가 보다 원만해질 전망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및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이 월요일 회담에서 합의안을 이끌어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때 1% 넘게 급등했다. 이번 합의안은 작년 10월 취임 후 EU와의 긴장 완화를 애써온 수낵 총리에게 중요한 승리로, 이제 금융서비스, 안보, 과학연구, 이민 등 각 분야에서도 보다 긴밀한 양자간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수낵은 ‘윈저 프레임워크’로 알려진 이번 합의안 타결이 “결정적 순간”이라며, 전체 영국내 원만한 교역 흐름은 물론 북아일랜드의 주권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간 교역이 좀더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영국 정부가 북아일랜드 부가가치세(VAT)와 특별세 등을 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영국 당국이 승인한 의약품은 북아일랜드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판매된다.

3월 약세장 위험 경고

마이클 윌슨 등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미국 주식시장의 역풍이 3월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경고했다. “기업실적 침체가 끝나려면 멀었다는 견해를 토대로 우리는 3월 주식이 한단계 더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 달이라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이 향후 12개월에 걸쳐 기업실적 추정치 하향조정을 중단함에 따라 시장에서 일부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약세장은 대개 분기 어닝시즌 사이에 전망이 차츰 평평해진 뒤 하향추세가 재개되곤 한다고 윌슨은 지적했다. “주식은 한달 먼저 이를 찾아내 하락하곤 하며, 이번 사이클은 그같은 패턴을 정확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준 피봇 기대에 작년 10월 저점에서 최대 17% 상승하며 랠리를 펼쳤던 S&P 500 지수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의 경직성에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높아지면서 주간 기준 3주 연속 하락했다.

윌슨은 “펀더멘털 불확실성이 드물게 높은 상황에서 기술적 요인들이 시장의 다음 큰 움직임을 결정할 수도 있다”며, S&P 500 지수가 최근 200일 이평선을 재탈환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랠리가 ‘불트랩(bull trap, 약세장에서 일어나는 일시적 반등)’이라고 보지만 이같은 기술적 수준을 지킨다면 주식시장이 실적 부진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기 전에 마지막 한번 버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려면 금리와 달러가 하락해야 하며, 만일 반대로 움직일 경우 기술적 지지선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크레디트스위스는 글로벌 주식이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다며, 기업실적 추정치가 추가 5%-10% 내려갈 수 있어 랠리시 매도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JP모간은 작년 인기를 끌었던 가치주가 이제 성장주 대비 매력이 없다며 비중축소를 권했다.

연준 2% 인플레 목표

필립 제퍼슨 연준이사는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옹호하면서 이를 변경할 경우 오히려 “잘 고정된”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하버드대 경제학 수업에서 임금 압박이 약해짐에 따라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인건비가 2% 인플레이션에 부합하는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서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끌어내리는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옐런 미 재무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지금까지는 잘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너무 높다”면서도 지난 한 해에 걸쳐 내려오고 있다며, 연준이 물가를 정상화하는데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옐런은 미 행정부의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수도를 전격 방문했다.

연준 인하 내년 3월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올 3월과 5월 FOMC 회의에서 각각 25bp씩 금리를 올려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5%~5.25%로 끌어올린 뒤 내년 3월 첫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첫 인하는 올해 12월로 예상했지만, 노동시장 둔화가 느리게 진행됨에 따라 인하 여건이 약해져 전망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실업률 역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화정책 완화 속도 역시 느려져 내년 3월을 시작으로 매 분기에 25bp씩 인하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전망 시계에 걸쳐 중립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엔화에 대해 약세 견해로 돌아섰다. 일본은행이 글로벌 중앙은행 긴축에 있어서 더욱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며, 142엔을 타겟으로 136.2엔에 달러-엔 롱 포지션에 진입하라고 조언했다.

유가 100불 전망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인 비톨 그룹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CEO)는 소비가 증가하고 시장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올해 후반에 유가가 세자리수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올 하반기에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유가가 90달러-100달러 범위가 될 실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벤치마크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8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 원유 공급 전망과 중국 리오프닝, 통화정책 경로 등 상충적 요인들 속에 유가는 올해 들어 10달러 안팎의 좁은 범위 내에서 움직여왔다. 또다른 글로벌 자원중개업체인 트라피규라 역시 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선 뒤 올해 어느 시점에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머큐리아 에너지그룹은 유가가 올해 후반 반등한 뒤 내년까지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등 일부 월가 대형은행들 역시 올 하반기 유가 랠리를 예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