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브렉시트딜, 美선거와 달러

아시아와 유럽증시에 이어 미 증시도 잔인했던 10월을 상승으로 마감했다. 페이스북에 고무된 기술주 랠리로 나스닥이 2% 급등했고, S&P 500 지수는 10월 들어 처음으로 이틀 연속 올랐다. 미국 민간 고용이 예상보다 강해 경제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면서 달러(BBDXY)는 작년 5월래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미국채 금리는 발행 물량 확대에 전 구간에 걸쳐 상승했다. 다음주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방향과 달러 등 자산가격에 대한 전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영란은행의 정책 결정을 앞두고 파운드는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에 전일 하락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중국은 공산당 정치국 회의 후 경기 하방압력이 늘고 있어 시의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추가 부양책 기대를 높였다. 일본은행은 3개월 연속 월간 채권매입 계획을 조정했다. 정책 불확실성에 터키 리라와 멕시코 페소가 신흥시장 통화 약세를 이끌었다. 브라질은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에 동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 10월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2.0%로 예상에 부합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딜 기대에 파운드 반등…BOE 이르면 5월 금리인상

S&P의 노딜 브렉시트 언급에 긴장했던 시장이 영국 담당 장관의 낙관적 발언에 다시 기대를 키웠다. 라브 영국 브렉시트 장관은 유럽연합과의 합의가 11월 21일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10월 24일자 영국의회 브렉시트 특별위원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밝혔다. 수요일 공개된 해당 서한에서 아일랜드 국경과 관련해 영국의 수정안 덕분에 최근 몇주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이견은 아직 있지만 해당 이슈에 있어서 “합의가 멀지 않다”고 말해 낙관론에 불을 지폈다. 이에 파운드가 장중 원빅 가량 급등했다. 영국 정부는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한 관료는 그 서한이 여전히 현재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메이 영국 총리는 재계 인사들에게 브렉시트 협상에 진전이 있엇으며 조만간 보다 구체적 내용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영란은행(BOE)이 오늘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단기자금시장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2020년까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영국 정부가 재정 긴축 기조를 종료하겠다고 밝히고 여기에 브렉시트 합의까지 타결될 경우 금리인상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BOE가 브렉시트 결과를 지켜본 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이르면 5월에도 금리가 인상될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간선거 후 달러는?…멈출 줄 모르는 美 고용·임금 강세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 의회가 분열될 경우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추가 경제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 의회 분열시 재정 부양책과 성장은 다소 약해지는 반면 보다 친화적 무역 정책을 기대할 이유가 거의 없다며, 미국채 금리와 달러에 소폭 하방 리스크를 예상했다. 도이치은행 역시 적어도 초기 반응으로 달러가 약간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며, 1-2일 정도 전술적 달러(DXY) 매도를 추천했다. 라보뱅크는 엔화가 올해엔 안전자산이란 명성에 미치지 못했지만 미국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그럴 경우 현재 113엔 부근인 달러-엔 환율이 105엔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10월 ADP 민간 고용이 22만 7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 18만 7000명과 전기 수정치 21만 8000명을 뛰어 넘었다. 한편, 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고용비용지수는 전분기 대비 0.8% 증가해 예상치 0.7%를 상회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전기치와 같은 2.8%로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이번 지표는 노동 수요가 여전히 강하고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더 나은 보수를 제공하고 있다는 증거로, 연준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점진적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뒷받침한다. 또한 다음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미 대통령과 공화당에게 유리한 자료이기도 하다.

미국채 발행, 금융위기시절 규모 뛰어 넘어

세금 감면과 정부 지출 증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예산 적자가 늘면서 미 재무부는 분기 리펀딩 입찰에서 장기물 채권 발행 규모를 3개월 전 780억 달러에서 83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수요일 밝혔다. 이전 사상 최고치는 2009년 810억 달러였다. 4분기 연속 입찰 규모를 늘린 데에는 연준이 만기가 돌아오는 보유 미국채 일부를 재투자하지 않기로 한 출구전략도 작용했다. 우선 2년물과 3년물, 5년물의 경우 두달 동안만 10억 달러씩 발행물량을 늘렸고, 7년물과 10년물, 30년물은 11월에 10억 달러 확대후 1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다음주엔 장기물을 8월 리펀딩 주간 발행 물량 대비 50억 달러가 늘어난 830억 달러 발행한다. 다음주 발행에는 3년물 370억 달러, 10년물 270억 달러, 30년물 190억 달러가 포함된다. 해당 계획 발표 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16% 부근으로 최대 4bp 올랐다.

유로존,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고…ECB ‘정책 바꿀정도 아니다’

유로존 10월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치와 같은 2.2%로 전월치 2.1%에서 높아졌다. 근원 인플레이션 역시 0.9%에서 1.1%로 가속화되었다. 경제 성장이 2014년래 가장 부진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며 정책 입안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드라기 ECB 총재는 견조한 고용과 임금 상승이 근원 물가도 끌어올릴 것이라며,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를 정당화했다.
지난주 드라기 총재는 독일 자동차 업체의 어려움 등 일시적 요인으로 인해 유로존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며, 경기 하강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ECB 정책위원인 노보트니와 한손 역시 정책을 변경할 강력한 근거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손은 “현재 전망에 대한 의심을 높일만한 상당한 실질적 변화는 아직까지 없다”며 일부 일시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노보트니는 다음달 ECB가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지만 자산 매입 중단을 지연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터키 감세에 리라 급락…피치 ‘부정적’ 전망에 멕시코 페소 하락

터키가 광범위한 감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터키 리라가 2% 넘게 하락하고 10년물 국채 금리가 최대 65bp 올랐다.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일부 승용차에 대해 특별소비세를 15%p 인하하고, 가전제품 관세를 완전히 없애고, 상용차 부가가치세를 18%에서 1%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가 충분히 깊어져야 경제가 다시 균형을 찾고 인플레이션이 식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터키 당국은 올해 시장 혼란에 리라화가 급락하고 금리가 수년래 최고치로 오르면서 경제 성장을 부추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음주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는 이제 막 안정을 되찾은 터키 시장을 다시 흔들 수 있다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경고한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멕시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멕시코 페소가 1% 이상 하락했다. 피치는 대통령 당선자가 신공항 건설을 취소한 후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멕시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