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브렉시트위기, 증시 大로테이션

(블룸버그) — 브렉시트 무역협상의 성패를 결정지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브뤼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15일 시작된 가운데 EU는 존슨 영국 총리에게 양보하라고 압박했고, 프로스트 영국측 협상대표는 이에 “놀라고 실망했다”며 존슨이 금요일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이번 회의 결과에 따라 협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바 있어 노딜 위기의 위험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편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프랑스가 파리 등 주요 대도시에 야간통행금지령을 내린데 이어 영국이 런던 시민들에게 실내 모임과 대중교통 이용을 제한하도록 하는 등 유럽 각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EU 행정부의 수반인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확진자와 접촉해 EU 정상회담 개막 직후 회의장을 떠나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뉴욕 증시는 방역 규제 강화가 경제에 추가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예상과 달리 큰 폭 증가하자 3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장막판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부양책을 지지할 생각임을 밝히고, 펠로시 하원의장이 코로나19 구제 패키지를 1월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S&P 500 지수는 장중 최대 1.4% 하락에서 낙폭을 줄여 0.2% 가량 약세로 마감했다. 모간스탠리는 3분기 트레이딩 수입이 22% 급증해 역대 두번째로 최고 어닝 실적 기록을 세웠다.국제통화기금(IMF) 이사국으로 구성된 자문기구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이례적이고 민첩한” 팬데믹 정책 대응을 유지하고,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글로벌 재정지출이 올해 약 1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기록적인 수준의 부채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어 세계경제가 재정절벽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한국 9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3.9%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취업자수는 전년비 39만2000명 감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대규모 부양책 지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이 최근 제시한 1.8조 달러를 추월한 대규모 코로나19 구제 패키지를 지지하겠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폭스뉴스에서 밝혔다. 또한 여야 합의 지연의 책임은 펠로시 하원의장에 있다며, “펠로시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한다. 그러면 공화당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의원들은 1조 달러가 넘는 부양책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추가 재정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서조차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므누신 재무장관은 협상을 포기하진 않겠다면서도 펠로시의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접근방식”은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펠로시에게 전화를 걸 용의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펠로시는 거의 1년 동안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이 없으며 서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며 독설을 퍼붇고는 했다. 펠로시는 목요일 민주당원들에게 1월까지 구제책을 기다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민주당이 표방하는 가치를 위한 싸움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증시 로테이션

씨티그룹의 미국 주식 트레이딩 전략 책임자인 Alexander Altmann은 다음달 미국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지 간에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무게중심이 옮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거 이후 6개월 안에 가치주는 항상 성적이 좋았다며,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될 경우 시장의 대규모 로테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채권 금리 상승과 연내 적어도 한 개의 코로나19 백신 승인 기대, 11월 미국 선거에서 민주당 압승 가능성 등에 증시를 주도하는 선수가 교체될 수 있다며, 기술주 랠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대신 은행과 자동차업체 등 그동안 부진했던 종목이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은행과 자동차업종은 ‘비중확대’로 높였다. 또 식음료와 담배 제조업체 주식은 ‘비중축소’로 낮추었다. Peter Oppenheimer 등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목요일 투자자노트에서 “향후 몇달 안에 일부 정책과 경제적 변화가 나타나 일시적인 로테이션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로테이션은 꽤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NPR/PBS NewsHour/Marist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를 전국적으로 54%대 43%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ECB 부양책 결정

급격한 경기 둔화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들은 이달 회의에서 서둘러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해야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판단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아마도 수정 경제전망이 나오는 12월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쯤이면 미국 선거와 유럽 재정 부양책 패키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역시 대부분 해소된 상태라 부담이 훨씬 적을 전망이다. 한 유로존 관료는 부양책 확대에 대한 만장일치 지지 확보가 12월에 더 쉬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전임 총재로부터 분열된 ECB를 불려받은 라가르드는 그동안 내부 컨센서스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ECB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해당 보도 이후 이탈리아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분트와의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ECB는 팬데믹 초기에 이탈리아 채권을 중점적으로 사들인 바 있다. Klaas Knot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등 일부 ECB 인사들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좀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10월에 부양책 확대를 밀어부칠 경우 정책위원회가 분열되어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반감될 위험이 있다.

채권 수익률 사냥

투자자들이 수년간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 위험한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사례가 재차 증가하고 브렉시트 협상이 기로에 서 있지만 이탈리아는 이번주 3년만기 국채를 제로 쿠폰에 발행했다. 정크 등급의 제트엔진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 홀딩스의 경우 이번주 채권 발행에 강한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가 당초 목표보다 두배로 늘고 프라이싱도 유리하게 결정됐다. 올해 들어 유럽의 정크 등급 채권 발행이 3월과 8월 한산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폴란드 패키징업체 Canpack, 프랑스 해운사 CMA CGM, 프랑스 설탕 생산업체 Tereos 모두 현재 하이일드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Federated Hermes는 주식 배당이 위협받고 국채는 캐리 매력이 적어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입에 굶주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더 많은 자금이 보다 위험한 자산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쏟아부은 유동성 홍수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가 16.3조 달러에 육박한 상황이다. 특히 9월 연준이 적어도 앞으로 3년간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에 유지하겠다고 시사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대안 모색에 바쁜 모습이다.

SOFR로 ‘빅뱅’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의 “빅뱅”을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초긴장 상태에 있다. 총대금 기준 80조 달러가 넘는 금리 스와프(IRS) 시장이 이번 주말 리보금리를 버리고 SOFR (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로 옮겨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SOFR 연계 스왑 거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 결과 골드만이 지적한대로 새로운 벤치마크의 장기 유동성이 확대되겠지만, 동시에 대규모 스왑 거래가 촉발되어 자칫 무질서한 가격 액션이 우려된다. SOFR 아카데미의 Marcus Burnett는 “이번 빅뱅은 리보로부터의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라며, 월가 대형 은행들의 금리 트레이딩 데스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유럽에서 보다 적은 규모로 지표금리를 변경했을 당시 시장에 큰 영향은 없었다.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LCH와 CME Group은 고객들간의 정산을 돕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